교육칼럼/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둔 부모가 극복해야 할 일 (1)
발달지연의 한 유형으로 알려진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행동조절능력, 학습,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등 뇌의 중요 기능의 발달에 영향을 주는 뇌신경 발달의 장애로 학계에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지금까지 세분화되어 온 자폐성 장애, 아스퍼거 장애, 소아기 붕괴성 장애, 비전형 자폐(불특정 전반적 발달장애)를 모두 한 범주에 넣고 ‘자폐스펙트럼장애’ 라고 부른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동들은 그 안에서도 각자 다른 특성과 징후들을 보인다. 신체생리학적 특성, 살아온 환경, 가족 안에 흐르는 유전인자, 교육환경 등 다양한 조건들에 따라서 어떤 아동들은 중증의 성향을, 또 다른 아동들은 경한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 한 가지 색처럼 보이지만 프리즘을 통하면 다양한 색깔로 펼쳐지는 햇빛의 스펙트럼처럼,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동들도 증상적 특성, 성향 및 프로필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자폐증’이라는 말에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를 첨가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4-5배 더 흔하게 발생하고, 심각한 학습의 어려움을 가진 경우부터 평균 혹은 평균 이상의 지능지수(IQ)를 가진 경우까지 증상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또한 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 약 3분의 1은 청소년기에 간질이나 경련발작을 보일 수 있으며 감각 자극에 대한 비정상적이고 특이한 반응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상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오랜 기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생 동안 지속되는 장애이다.
최근에 자폐스펙트럼 유병률 통계수치가 높아지고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면서 진단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자녀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은 부모들은 여전히 해답이 궁색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면서 ‘자폐증’ 이라는 낯선 세계를 향한 길고 도전적인 여정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여정 중에 아이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 필요한 만남들이 놓여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적으로 부모는 자녀가 적합한 치료교육프로그램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다른 부모들이나 인터넷 등으로부터 여러 가지 관련 정보를 모아야 한다. 또한 부모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자녀와의 관계 경험과 부모를 위한 제반 교육 등을 통하여, 부모 역시 중요한 치료 주체의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들 자신이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있어서 절반쯤은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부모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문제행동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행동 치료적 접근에 대하여 익숙해져야 한다. 아동을 사랑으로 양육한다는 생각으로 적절한 통제 없이 지나치게 허용적으로 대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할 방식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초기 진단 후, 부모는 가능한 빨리 마음을 추스르고 아동을 위하여 제시된 치료계획을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인내하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은 후 대다수의 한인 부모들이 하는 첫 질문은, “치료를 받으면 우리 아이가 치유될 수 있을까요?”이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치료를 해서 치유가 되는 “병”이 아니라 일생 동안 지속되는 “장애”라는 점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즉, 단기간에 아이에게 어떠한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오려는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치료 초기에 부모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마음가짐인 것이다.
부모를 비롯하여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심신이 녹초가 되어버리고 만다. 얼마나 힘든 하루하루인지 능히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나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이나 문제행동들은 치료와 학습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호전이 가능하므로 부모들은 힘을 내서 노력해야 한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키즈라인: KCS 키즈라인은 전화서비스(Hotline)로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을 보인다고 생각되거나 자폐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족들에게 필요한 전문적인 서비스 소개와 자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칼럼의 전반적인 내용은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서 발간한 ‘학령전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조기 진단 및 치료교육 가이드북’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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