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1(k) ■ 요동치는 시장… 올바른 관리법
401(k)는 매우 유용한 은퇴계획이다. 매주 또는 매달 투자금이 들어가고, 회사에서도 매칭펀드로 일정금액을 적립해 주면 적립금이 다달이 불어나는 것만 지켜보면 된다. 이렇게 불어나는 자금은 은퇴 후 필요할 때 찾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지켜보기만 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직장 이직이 잦고 불경기로 401(k)에 매칭펀드를 해주는 회사들도 줄어든 데다가 공공연히 숨겨진 경비를 부과하는 펀드회사들이 많아지면서 401(k)에 대한 관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해진 것이다. 자칫하면 모아든 돈이 야금야금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401(k) 관리를 위한 기본 룰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번 투자처를 정해 놓으면 그대로 놓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투자시장의 변화가 심해 스스로 관리하라는 쪽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우선 투자펀드 관리회사들이 부과하는 수수료에 주의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유지하며 1~2년에 한 번씩은 꼭 투자처를 재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너무 자주 바꾸는 것도 문제지만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은 더욱 큰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1. 직장을 그만두면 IRA로 롤오버 시킨다.
직장을 그만두고서도 401(k)를 IRA에 롤오버 시키지 않고 전 직장의 플랜에 그대로 놓아두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모든 401(k)는 관리 행정비가 나간다. 오랜 기간 이같은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지불하다 보면 전체 금액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반대로 IRA는 대부분 행정비용이 그다지 많지 않다. 수천달러는 절약할 수 있다는 말이다.
IRA로 롤오버 시켜야 하는 이유가 행정비 이외에도 또 있다.
대부분의 401(k)는 직장을 그만두면 뮤추얼 펀드 투자항목을 제한한다. 따라서 다양하고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기 힘들다. 반면 IRA는 훨씬 더 다양한 투자펀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401(k)는 비용이 적게 드는 인덱스 펀드보다는 고비용 관리운영 펀드에 주로 집중한다. 하지만 고비용의 펀드들은 추가 비용만큼 투자 이익이 발생해야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만큼의 이익이 없으며 차라리 저비용 인덱스 펀드가 훨씬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 401(k)로 은퇴한다는 생각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많은 401(k) 투자자들은 너무 일찍 투자에 있어서 소극적이고 보수적으로 변해 버린다. 은퇴 전까지 투자자들은 투자항목 중 주식 펀드에 고작 20%만 배당한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에도 계속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주식펀드에 40~60%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은퇴가 다가올수록 등락이 심한 주식을 줄이는 것이 어찌 보면 신중한 결정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은퇴자들 특히 401(k) 투자자들은 풀타임 일을 그만둔 후에서도 20~25년은 충분히 더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다. 투자 손실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401(k)를 주식 등 다소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로 가져가도 좋다는 것이다.
3. 마켓 타이밍을 거꾸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켓이 하락 장세를 보일 때 401(k) 투자를 주식항목에서 빼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큰 잘못이다.
보스턴의 한 리서치 회사인 ‘DALBAR’에 따르면 증시가 하락할 때 주식항목에서 돈을 빼낸 투자들은 통계적으로 S&P 500 인텍스 펀드에 그대로 투자금을 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낮은 수익률을 올린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의 ‘DALBAR’ 연구 결과, 2013년 12월까지 지난 20년간 S&P 500지수는 연 평균 9.22%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평균투자는 같은 기간 중 5.02%의 수익률에 그쳤다. 이같은 실적의 차이는 투자자들이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면서 수천달러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4. 401(k) 포트폴리오 재배치를 하지 않는다.
재배치를 하면 ‘한 번 셋업하고 잊어버리고 있어라’라는 401(k)의 암묵적 규칙을 어기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주식이나 채권시장이 큰 폭으로 오르고 내리면 포트폴리오도 따라서 요동을 치게 된다.
재배치를 해야 하는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우선 주식이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 채권시장을 압도해 오고 있기는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우 변화가 심하다.
이런 이유로 매년 또는 2년에 한 번씩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해 해주고 단계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을 피하고 좀 더 안정된 채권펀드로 옮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배치를 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두 번째 이유는 마켓 상승으로 챙긴 이득금이 그대로 주식 펀드에 재투자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면 수익을 뽑아 좀 더 안정된 자산으로 옮겨 놓을 수 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하락해도 올라갈 때 봤던 이득은 챙길 수 있다는 말이다.
재배치는 또 ‘낮을 때 사고 높을 때 판다’는 주식시장의 불문율을 따라 갈 수 있게 해준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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