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주 어젠다는 독재 권력이다’-. 요즘 워싱턴 안팎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다.
완력외교를 통해 벌이느니 영토분쟁이다.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다. 푸틴의 러시아는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다. 거기다가 시리아 내전에, 이란 핵문제에….
그 하나, 하나가 그렇다. 독재 권력이 벌이는 불장난이다. 때문에 나오는 소리다.
권위주의 형 국가들이 제 철을 만났다. 대 파국으로 종결된 미국의 이라크 전쟁. 동시에 찾아든 ‘대불황’(The Great Recession). 그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중국은 머지않아 미국을 제치고 세계 넘버 1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월드뱅크의 최근 보고서 내용이다.
중국이 욱일승천의 기세로 뻗어나간다는 전망인 것이다. 보고대로 중국이, 또 푸틴의 러시아 같은 국가들이 세계정치를 주도해 나갈 때 도대체 어떤 사태를 당하게 될 것인가. 여기저기서 제기되는 질문이자, 우려다.
“우크라이나 파시스트 정권은 세 살배기 러시아 소년을 십자가에 매달아 처형했다. 이 같은 날조된 스토리가 미디어를 통해 전 러시아에 전해지면서 푸틴 지지율은 30%나 치솟아 80%선을 마크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전하고 있는 러시아의 오늘날 모습이다.
이 인용은 다름이 아니다. 독재 권력은 침략 세력의 동의어다. 그 독재체제가 주도하는 세계정치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그 단초가 찾아지는 것은 아닐까 해서다.
“진실과 거짓의 구별이 어렵다. 모든 정보가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사회, 그것이 오늘날 푸틴의 러시아다. 푸틴은 애국자로 부각돼 있다. 그러나 푸틴은 국제사회는 물론, 이웃 국가들에게, 그리고 러시아 국민 자체에도 독소적인 암적 존재다. 문제는 러시아 국민들이 신경질적인 반(反)서방 프로퍼갠더에 중독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어지는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다.
이야기의 포인트는 푸틴의 러시아, 다시 말해 독재체제는 거짓을 기반으로 한 사회라는 사실이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부터가 그렇다. 날조된 각본에 따라 러시아민족주의를 고취시킨다. 그 각본에 따라 푸틴에 의해 연출된 것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분리 운동이다. 마치 우크라이나인이 일으킨 독립전쟁인 양.
그런 면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격추 참사의 책임은 전적으로 푸틴에게 있다. 그가 일으킨 전쟁이고 그가 하수인에게 제공한 미사일에 민항기가 격추됐기 때문이다.
역정보 프로퍼갠더 머신은 민항기 격추사태이후 더 가속으로 돌아가고 있다. 적반하장(賊反荷杖)정도가 아니다. 온갖 궤변을 통해 민간기를 격추시킨 그 반인륜범죄의 책임을 우크라이나 측에게 돌리고 있다. 그것도 가히 필사적이라고 할 정도로. 이는 무엇을 말할까.
당초부터 거짓에서 출발했다. 거짓이 거짓을, 다른 거짓이 또 다른 거짓을 불러오는 식으로 역선전을 해왔다. 그런 마당에 주춤거리다가는 역풍을 맞는다. 자칫 진실이 드러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경우 감당이 안 된다.
그러니 매일같이 스토리를 날조해가면서 선전선동을 펼칠 수밖에. 이것이 푸틴의 러시아인 것이다.
이는 그러면 러시아에 국한된 이야기일까. 권위주의 형 체제, 독재체제의 전반적 속성이다. 그 가장 병적인 형태가 김정은 체제다. 시진핑의 중국도 정도의 차이만 일을 뿐 근본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다.
“꼭지를 틀기만 하면 엄청난 수압의 수돗물이 분출한다. 그 같이 채널을 켰다하면 쏟아지는 것이 반(反)일에, 반미에, 반 서방 메시지의 홍수다.” 오늘날 중국의 모습이다.
‘중국이나 푸틴의 러시아 같은 독재체제가 주도하는 세계정치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다시 한 번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그 세계는 홉스의 주장처럼 만인이 만인을 상대로 싸우는 국제적 무정부상태가 아닐까. 한 쪽에서의 전망이다.
21세기는 자칫 백 년 전, 그러니까 1914년 1차 대전을 앞둔 그런 국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역사의 아픔을 민족주의란 이름하에 제멋대로 토설한다. 폭력에 의지해 한을 푸는 것이다. 열강에 의해 국제질서가 제 멋대로 파괴된 그런 국제 상황 말이다.
진정성은 찾을 길이 없다.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다. 그러면서 여전히 불장난을 그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공격적이다. 그런 푸틴의 횡포에 극히 미온적이다. 형식적인 제재에만 동참할 뿐이다. 그런 서방의 행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이다. 시리아다. 이란이고, 북한이다.
‘포스트 아메리카의 세계는 무질서와 혼란의 세계가 될 수 있다’-누가 한 말이든가. 그 예언이 적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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