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흠(논설위원)
개미는 부지런함의 상징이다. 그런 개미도 관찰해보면 모두 열심히 일하는 건 아니다. 20%만 일하고 80%는 빈둥대며 논다. 일하는 20%의 개미를 따로 분리해보면 신기하게도 20%만 일하고 80%는 논다. 빈둥대며 노는 개미 80%를 분리시켜보면 그 중 20%는 정신 차리고 또 열심히 일한다. 결과적으로 아주 오묘하게도 항상 20대 80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를 관찰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다. 그래서 20 대 80 법칙을 ‘파레토 법칙’이라 한다. 20%의 원인이 80%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내용이다.
이 법칙은 경제학에서 ‘시장의 상위 20% 고객이 매출 80%를 좌우 한다’는 논리로 활용된다. 즉, 상위 20%의 단골손님 성향을 잘 분석하여 마케팅 전략을 짠다면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백화점의 VIP관 운영, 은행의 상위 20% 단골손님 수수료 면제, 대기시간 면제와 각종 서비스 제공 등도 그런 이유다.
이 법칙이 적용되는 것은 한인업소도 마찬가지다. 가게의 손님 가운데 20%가 전체 매상의 80%를 차지한다. 그 손님 대부분은 단골손님이다. 단골손님이 가게를 먹여 살린다는 얘기다. 결국 장사의 성패는 단골손님이 좌우한다.
날로 손님이 준다고 한탄하는 업주들. 단골손님의 동향을 잘 살펴보자. 단골손님은 매상과 직결된다. 그만큼 단골손님이 중요한 법이다. 장사를 잘하려면 단골손님을 잘 관리해야 한다. 한 번 손님을 단골손님으로 만들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자영업 중심의 한인업소들이 단골손님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얼굴 알아보기, 이름 기억하기, 덤을 얹어주기 등이 있다. 호기심 자아내는 이벤트, 발로 뛰는 밀착영업, 할인이나 가격파괴, 각종 사은품, 시선을 끄는 특이한 메뉴, 색다른 간판 등도 손님들의 시선을 이끄는 홍보방법들이다. 질 좋은 상품, 더 싼 가격, 다양한 구색, 독특한 맛 등도 단골손님 확보에 필요한 요소들이다. 경쟁업소와 다른 특별함과 차별화야말로 기본전략이다. 결국 어떤 방법으로든 ‘감동서비스’를 느끼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요즘 ‘감동서비스’를 하는 한인업소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A 콜택시는 한 번 이상 전화를 하면 손님의 주소를 미리 알아서 서비스 한다. 손님의 전화번호로 주소를 입력해서 손님이 주소를 말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또한 손님을 기억해 주니 그 자체가 ‘감동’이다. B 전자제품 업소는 종업원의 친절이 손님의 재방문을 하고 싶게 만드는 업소다. 제품을 둘러보기만 하고 나오는데도 종업원은 푸근한 미소로 친절하게 인사하며 다음에 또 오라고 권한다. 말과 표정에서 물건을 안 산 게 미안할 정도의 ‘감동’을 받는다.
음식을 배달하면서 조그만 접시에 정성스럽게 담은 맛보기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나 중국집, 주인이 없어도 아는 체를 하며 단골손님 대접을 하며 주인 역할을 대신하는 종업원이 있는 음식점, 자주 온다고 세금은 안 받고 소주 한 병이라도 무료로 주는 업소, 계산서가 나오면 우수리는 빼주는 횟집도 있다.
재고로 버리기 전에 예쁘게 포장해 덤으로 안겨주는 꽃집, 머리를 감겨주면서 덤으로 두피 마사지를 곁들이는 미용실, 매니큐어를 하는 동안 짬짬이 어깨와 등 마사지 서비스를 해 주는 네일 업소 등도 손님에게 ‘감동’을 주는 업소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감동으로 확보한 단골손님은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낸다. 가게의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그러니 자꾸만 손님을 불러 모으기 마련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단골손님이 가게의 성패를 좌우하는 이유다.
단골손님을 만들기란 손님의 선호와 취향이 제각각이라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주인과 종업원이 조금만 신경 써도 단골손님을 만들 수 있다. 그리 어려운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다.불황, 손님이 점점 준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떤 전략으로 단골손님을 확보해야 하는지, 손님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바로 지금이 그 방법을 찾아 새롭게 출발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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