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동 / SYNCIS Field Director
경제의 핵심은 돈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물가, 금리,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등 이 모든 것들이 결국 돈과 관련이 있다. 즉 돈의 흐름만 잘 알아도 경제의 커다란 추세를 파악할 수 있고 그로인해 흐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돈의 흐름은 우리의 인체에서 피의 흐름과도 같다. 피가 잘 순환하면 건강한 사람이듯 돈이 잘 흐른다는 것은 건강한 경제를 의미 한다. 경제가 나빠진다는 것은 결국 돈이 잘 흐르지 않는다는 의미다. 돈은 두 가지 방법으로 경제에 유입 되는데 그 하나는 벌어서 가져오는, 즉 생산을 통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빌려오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생산을 통한 방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반면 돈을 빌리는 것은 훨씬 더 간단하고 빠르다.
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돈이 어떻게 태어나고 흘러가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돈, 즉 화폐를 발행하는 곳은 중앙은행이다. 미국은 FRB(Federal ReserveBoard)에서 이 일을 총괄한다. FRB는 현재 미국의 총 12군데의 멤버 뱅크를 통해 각종 은행에 대출을 해주고 그 은행들은 시중에 통화를 공급한다. 이때 FRB가 시중은행에 대출해 주는 금리를 기준금리(Federal Funds Rate)라고 한다. 일반은행들은 이렇게 빌려온 돈에 가산금리를 붙여 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해주고 수입을 올린다. 그러므로 대출이자는 기준금리의 영향를 크게 받게 된다. 은행이 가계와 기업에 대출을 활발하게 해 주면 결국 시장의 유동성, 즉 통화량(Money Supply)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때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등이 따라 오르며 이자 부담 때문에 대출의 수요가 줄어든다. 반면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이자가 저렴한 이유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돈을 빌리는 돈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기준금리는 시중에 흐르는 돈의 양을 결정하므로 우리의 자산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2009년 부동산 파동 이후처럼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인위적으로 통화량을 늘리려고 저금리를 유지하면 사람들은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 말은 금리가 낮다 보니 과도한 대출을 일으켜 무리한 투자를 하는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를 뜻한다.
기준금리가 현재처럼 적정 수준보다 낮은 경우 일반적으로 자금의 흐름은 은행권 예금에서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자연적으로 흘러간다. 더 높은 수익률을 꿈꾸는 사람들이 저금리 예금상품 보다는 고수익을 꾀할 수 있는 투자를 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문제가 있다. 시장 경제가 오르려면 독점재벌이나 부자들이 돈을 많이 빌려야 앞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하는데 이들이 돈을 빌리지 않으면 정부가 나서서 기준금리를 인하하여 일반 시민들이 돈을 빌려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자칫 잘못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를 섣불리 했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반면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흔히 일어난다. 즉 정상적인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경기가 빠르게 활성화되거나 과열 수준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금리가 오를 때, 즉 돈의 수요가 많을 때는 대체로 경기가 좋을 때이다.
2009년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례적인 저금리로 그 만큼 경제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지난 3-4년 동안 대대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져 주가가 꽤 큰 폭으로 올랐다. 그 뿐만 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3대 주가지수 모두가 사상 최고치를 계속해서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실제적인 실물경제를 반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의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얼어붙었던 경제의 바닥이 지나갔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계속 유지되려면 미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정부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다시 끌어 올리는 방안을 내어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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