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의 국무총리 후보자가 일제식민통치도 하나님의 뜻이고, 남북분단 심지어 6.25전쟁도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내용의 강의를 교회에서 행한 일로 국민들의 강한 저항을 받아 스스로 사퇴했는데, 이로 인한 후유증이 크다.
게다가 세월호 사건도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주장과 맞물려 기독교 밖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의 하나님이 그런 악을 저지르는 신이라면 믿지 않겠다고 아우성이다. 기독교 신자들도 하나님의 뜻에 대하여 혼돈을 겪고 있다.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비리가 난무하여 치명타를 입은 터에 ‘하나님의 뜻’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한국교회의 앞날은 매우 어둡다.
더욱 큰 문제는, 일부 신학자들과 목사들이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발언을 신학적으로 옹호하는 글을 신문에 게재하고, 총리실까지 찾아가서 문 후보(장로)로 하여금 사퇴하지 말라고 했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기독교계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해석이 더욱 크게 양분된 채 혼돈 속에 빠져 있다.
일본식민통치도, 남북분단도, 6.25전쟁도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주장의 전제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이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절대주권자이기 때문에 지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을 하나님의 뜻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런데 모든 사건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모순에 봉착한다. (1)인간은 로봇이다. 그러므로 모든 잘못에 대한 책임은 로봇의 조종자에게 있으므로 인간의 죄는 존재할 수 없다. (2)따라서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그 자체가 모순이며,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3)사법기관들이나 감옥도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일은 하나님의 뜻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4)그러므로 히틀러의 2차대전 광란과 600만 유대인학살도 정당화되고, 일본식민통치도 정당화되며, 6.25전쟁을 일으킨 김일성도 무죄이며, 이승만의 사사오입 개헌을 통한 독재정치도 정당화되고, 박정희의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헌법도 정당화되고, 전두환의 12.12군사 반란과 삼청교육대도 정당화되고, 9.11테러도 정당화되고, 수시로 일어나는 미국 내의 총기사고들도 정당화된다.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하여도 죄를 물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뜻이니까. 독도 문제로 일본과 전쟁이 일어나 일본이 한국을 점령하여 다시 식민통치를 한다고 해도 무죄가 아니겠는가. 김정은이 핵폭탄을 발사하여 수백만을 죽이고 적화통일을 한다 해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할 것인가? 이 얼마나 끔찍한 논리인가. 만약 모든 사건을 하나님의 뜻으로 돌린다면 강자들이 마음대로 약자들을 지배할 것이며, 힘이 정의가 되고, 결국 세계는 약육강식의 짐승세상이 될 것이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근거로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전제로 사건들을 해석하자면, 모든 일들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뜻은 아니다.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는 일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악마의 존재를 증명하기도 한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 하늘에는 선한 일들만 일어나지만 땅에는 악한 일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 세상은 천국일 것이며, 예수님은 주기도문을 그렇게 가르치지 않으셨을 것이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절대주권자로서 역사를 주관하신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하여 심판하실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전제한 하나님의 뜻이다.
세월호 사건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악한 자들이 일으킨 사건이며,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심판하실 것이다. 정의실현을 위해 조직된 사법기관은 악을 행한 사람들을 철저히 가려내어 그 책임을 물음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법기관이 제 역할을 못한다고 해도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은 남아있다. 이것이 모든 사건들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뜻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