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7일은 ‘브라운대 교육위원회’ 판결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브라운대 교육위원회’ 판결은 공립학교에서의 인종차별 및 분리정책이 위헌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된 판결이다. 공립학교에서의 흑백분리 위헌판결이 있은 지 60년이 지난 오늘, 미국 공립학교는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는가?
올해는 K-12학생의 과반수가 백인으로 집계되는 마지막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립학교 재학생의 전체적인 인종구성이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말이다. 하지만 학교별 인종구성은 그다지 다양하지 않다. 전체 학생 비율 중 백인이 25% 이하인 학교에 다니는 백인은 거의 없다. 백인 전체 학생의 84%가 백인이 학생 구성의 과반수인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운 판결로 인해 소수인종 학생들의 교육적 성과는 엄청나게 향상되었지만 판결의 주요 미션이었던 공립학교의 인종통합은 아직도 미완의 상태이다.
이러한 학교 간의 특정인종 집중화 현상은 인종차별의 결과는 아니지만 관행처럼 비춰지고 있다.
오늘날 가장 극단적으로 인종 양극화를 보이는 교육국은 남부가 아닌 뉴욕시이다. 뉴욕시에 거주하는 흑인 및 라티노 학생들은 백인이 거의 없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차터스쿨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전체 차터스쿨의 75%에 해당되는 학교에 단지 1%의 백인 학생 구성을 보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뉴욕에서 가장 뛰어난 차터스쿨인 ‘스타이브센트’(Stuyvesant)의 경우는 내년도 신입생 중 흑인과 라티노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전역에 있는 흑인과 라티노 학생의 40% 이상이 소수인종이 90~100%인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리고 이들 학교는 점심급식이 무료 혹은 보조되는 극빈층이 다수 편중되어 있는 학교이기도 하다. 즉 오늘날 공립학교의 인종 집중화 현상은 인종차별이라기보다는 사회 경제적인 이유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미 전역에 있는 대략 1만4,000개의 학군은 학생들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학교에 다니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가난한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가난한 학교에 다니게 되고, 부유한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부유한 학교에 다니게 되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흑인과 라티노 학생들은 백인과 아시안에 비해 가난한 지역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회 경제적인 구분으로 인해 공립학교는 여전히 인종의 분리와 구분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극빈 지역의 학교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학교의 학부모들은 전체적으로 학교 참여도가 부족한 편이다.
학교 측 역시 다양한 학습 리소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학생들의 표준고사 점수에 의해 교사의 성과 및 봉급을 정하는 정책은 이러한 편중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극빈 지역의 학생들은 표준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러한 지역에 지원하기를 꺼려한다. 결과적으로 흑인이나 라티노 계열의 학생이 많은 학교는 재정의 부족뿐 아니라 교사의 자질까지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공립학교 인종 양극화의 해결책은 있는가? 있다면 어떤 모습인가?테네시주 내슈빌은 공립학교의 인종 구성면에서 모델이 되고 있다. 전체 8만3,000명의 학생이 등록되어 있는 내슈빌의 경우 흑인 45%, 백인 32%, 라티노 19%, 아시안 4%라는 매우 다양한 인종구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은 2000년까지 다양한 인종구성을 위해 노력하라는 법원의 지시 아래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차터스쿨 승인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 때, 차터스쿨의 인종 다양성에 대한 인식부족이 지적되었고, 내슈빌 학교위원회는 이를 위한 특별 관리지침을 만들었다. 이 관리지침은 단지 다양한 인종 구성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 및 학습장애 학생들, 가정의 소득수준에 따른 다양성, 학부모의 교육수준까지 고려하는 다방면의 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러한 지침을 통해 특정인종 그룹이 특정학교를 대표하지 않도록 살피는 것이다. 또한 각 학교에 저소득층,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 그리고 학습장애 학생들이 골고루 분포되도록 돕고 있다.
내슈빌의 플랜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것인지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미국 공립학교의 구성원 다양성을 위한 향후 60년의 기반을 놓는다는 점에서 독특한 접근을 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공립학교의 향후 60년은 사회 경제적인 분리현상을 극복하고, 진정한 다양성이 회복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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