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한 장기투자처는?
▶ 주택시장 활황으로 다시 인기… 금·주식 뒤이어, 부유층은 부동산·주식, 저소득층에선 금 선호
미국인들은 아직도 부동산을 금이나 주식보다도 더 안전한 장기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지난 4월3~6일 부동산, 주식, 뮤추얼펀드, 금, 세이빙 어카운트, 양도성 예금증서(CD), 채권 중에서 어떤 상품이 장기적으로 가장 적합한 투자처로 생각하는가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갤럽은 2011년에도 같은 조사를 실시했지만 투자항목에서 금은 제외됐었다. 2011년 미국인들 사이에서 금이 가장 인기 있는 장기투자 종목이었다. 당시 금 시세가 가장 좋아 부동산이나 주식 시세보다 높았다. 하지만 금값이 그 후 크게 떨어져 투자처로서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갤럽은 워싱턴 DC를 포함해 미국 50개 주에서 18세 이상 1,026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부동산에 이어 금과 주식에 대한 투자처 선호도가 다음으로 높았다. 금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아직 금에 대한 인기는 아직도 높아 미국인들의 24%는 금을 최고의 장기 투자상품으로 꼽아 주식 선호 비율과 같았다. 가장 인기 없는 투자종목은 역시 채권이었다.
반면 보통 저축예금과 CD는 예전보다 훨씬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 경기가 곤두박질치고 금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던 2008년 9월 미국인들은 돈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세이빙 어카운트에 예치시켜 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로 2007년 붕괴를 경험했던 주택시장이 최근 크게 호전되고 가격이 급상승세를 타면서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미국인들이 부동산을 최적의 장기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부동산 붐을 이루던 2002년에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돈 버는 최고의 방법으로 생각됐었고 금은 투자처로서의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미국인 절반이 장기 투자처로 부동산을 꼽았다.
주식을 최상의 장기 투자방법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24%) 역시 지난 2012년 19%보다 늘어났다. 주식 경기가 좋아짐에 따라 투자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식이 등락을 거듭하는 혼전세에 돌입하자 미국인들은 주식보다는 부동산을 더 큰 투자가치로 삼고 있는 듯 보이고 있다.
▲저소득층은 금 선호
연 수입이 3만달러 미만인 저소득층 미국인들은 금을 최상의 장기 투자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미국인들의 31%는 금을 꼽은 반면 부유층 미국인들은 18%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수입에 따른 투자 상품 선호도 역시 달랐다.
부유층 미국인들은 부동산과 주식을 최상의 투자 상품으로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투자로 큰 이득을 본 경험이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부동산은 목돈이 들어가는 대형 투자 상품으로 저소득층이 쉽게 투자하기 힘든 항목이다. 따라서 목돈 동원 능력이 많은 부유층의 주요 투자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도 연 수입 설문 응답자 중 7만5,000달러 이상의 부유한 미국인들의 87%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7만5,000~3만달러대의 중산 소득계층은 66%, 3만 미만의 저소득층은 36%에 그쳤다.
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응답자는 33%가 부동산이 최고의 장기 투자방법이라고 밝혔지만 렌트 거주 응답자의 24%만이 그렇다고 답해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 투자에 대한 매력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미국인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더 장기 투자 상품에 대한 주식 투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었다.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34%가 주식을 최상의 투자처로 꼽은 반면, 주식이 없는 미국인들은 고작 13%만이 주식을 꼽았다. 수입에 따른 선호도 역시 부동산과 마찬가지고 부유층 미국인들은 82%가 주식을, 중간 수입대는 57%, 저소득 계층은 16%만이 선택했다.
▲젊을수록 세이빙/CD 선호
18~29세 연령대의 미국인들은 채권을 제외한 모든 투자항목에서 비슷한 비율로 선호도를 보였다. 특히 세이빙 어카운트와 CD에 대한 믿음은 어느 연령대보다도 높았다.
젊은 세대가 나이든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부동산이나 주식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택시장과 주식 경기에 곤두박질치던 불경기 중에 재산을 모아 부동산이나 주식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분석
갤럽은 주택시장이 미 전역에서 빠르게 회복되면서 미국인들의 부동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택 소유주들 역시 부동산을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자본이 극히 제한되는 저소득 미국인들과 부동산, 주식시장에 믿음을 회복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전반적으로는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서 미국들 역시 주식을 좋은 투자처로 다시 믿음을 갖기 시작했지만 부동산보다는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는 설문이 진행되는 기간에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부동산 보유가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외적 요인이 추가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인들의 투자처 결정은 위험과 보상의 차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세이빙스 어카운티나 채권은 역사적으로 상당히 안전한 투자처이지만 돌아오는 수익은 그다지 많지 않다. 따라서 예전부터 미국인들은 이를 최상의 투자처라고 보지는 않고 있다.
반면 주식은 변동이 심하지만 투자에 따른 보상은 높다. 특히 부동산 역시 가장 빠르게 성장,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지난번 부동산 버블과 같은 손실도 아울러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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