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 2015년 제네시스 시승기
▶ 세련되고 다이내믹한 외관, 산악도로서도 가속력 탁월, 차선이탈 경보·차 간격 유지, 드라이빙 모드 등 첨단 장착
제네시스의 인테리어는 수만달러가 더 비싼 경쟁모델의 첨단사양을 제공하면서 최고급 세단으로서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2세대 제네시스는 대형 라디에터 그릴과 강력한 헤드라이트로 스포티하면서도 중후한 스포츠 럭서리 세단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현대자동차가 마침내 2세대 신형 제네시스 모델을 미국시장에 첫 공개하며 프리미엄 럭서리 세단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지난 8일 애리조나주 스캇스데일에서 본보를 비롯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안 언론사 기자 30여명을 초청, 제네시스 시승회 행사를 가졌다.
이달 말부터 2015년 모델로 판매에 들어가는 2세대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자존심을 걸고 총력을 기울인 주력 프리미엄 럭서리 모델이다.
<애리조나 스캇스데일 - 조환동 기자>
▲강력하면서도 중후한 외관
이날 처음 만나본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지난 4년간 개발비만 무려 5억달러를 투입하고 독일과 한국에서 1,100만킬로미티 주행 테스트를 거치는 등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현대차의 프리미엄 럭서리 세단이라는 명성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시승은 스캇스데일의 JW 매리엇 캐멀백 리조트에서 출발해 반나절 동안 200마일 구간을 주행하는 강행군이었다. 시승구간에는 일반 로컬도로와 고속도로, 산악도로, 언덕길과 내리막길 등 다양한 컨디션의 도로가 포함돼 제네시스의 주행성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외관은 정제된 라인과 볼륨 적용으로 이전 제네시스에 비해 더욱 세련되고 다이내믹한 느낌이다. 특히 이전 모델보다 한층 커진 대형 헥사고날 라디에터 그릴과 제네시스 엠블럼, 강력한 인상의 헤드라이트가 조합을 이루며 중후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느낌을 주었다.
실내는 넓고 안락했다. 내부 면적이 123큐빅미터에 달해 경쟁차종인 캐딜락 CTS(110.7), 렉서스 GS(113.3), 인피니티 M(118.5), BMW 5시리즈(116.0), 벤츠 E 클래스(113.1)보다 월등했다. 운전석 좌석은 최고급 가죽이 주는 안락감과 함께 쿠션이 느슨하지 않아 차와 한 몸이 되는 느낌이다. 최고 재질의 가죽과 플래스틱 이미테이션이 아닌 정통 나무 트림, 고급 플러시 카펫 등의 인테리어 재질, 인간공학적 디자인을 통해 명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기자는 420마력의 5.0리터 8기통 타우엔진과 311마력의 3.8리터 6기통 람다엔진 차량을 모두 운전할 수 있었다. 양 엔진 모두 후륜구동형 8단 자동 변속기와 연동돼 부드러운 변속감과 가속성능이 탁월했다. 오르막길 산악도로에서도 쭉쭉 뻗는 가속력으로 전혀 힘이 들지 않는 느낌이다. 특히 8기통 엔진의 부드러운 파워는 놀라웠다. 액셀을 밟자 순식간에 80~90마일까지 가속이 붙어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속도위반 티켓을 받기 십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을 이기는 낮은 차체와 넓은 18, 19인치 고성능 타이어, 섬세한 핸들링으로 구불구불한 도로에서도 쏠림 현상을 느끼지 못했고 승차감이 편안했다.
▲첨단 엔진의 강력한 파워와 승차감
제네시스에는 1만~2만달러가 더 비싼 BMW 5 시리즈와 머세데스-벤츠 E 클래스에서 옵션으로 제공하는 다수의 첨단사양이 제공돼 놀라웠다.
특히 제네시스가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기자가 처음 경험하는 HUD여서 몇 초 동안은 생소했지만 바로 익숙해졌으며 특히 현재 운전하고 있는 구간의 속도제한이 투명돼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한 주행속도, 내비게이션 경로와 함께 차선이탈 경고까지 투영해 주면서 계기판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일 필요 없이 앞만 보면서 운전할 수 있어 안전운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컨트롤은 미리 설정해 둔 앞차와의 간격에 맞게 속도를 울리고 줄이며 스스로 운전한다. 연비를 최대한 높여주는 ‘에코’, 정상 운전의 ‘노멀’ 성능 위주의 ‘스포츠’ 등 3가지 드라이빙 모드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운전자의 안전·편의 돕는 첨단 사양
2세대 제네시스는 아웃사이드 미러로 확인이 어려운 시야 사각지대 차량 또는 후방 고속 접근차량 등을 인지해 경보해 주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긴급 상황 때 차량을 비상 제동해주는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AEB) 등 최고급 첨단사양들을 대거 탑재해 안전성 면에서 혁신을 이뤄냈다. 후진할 때 지나가는 차를 인지해 경보해 주는 후방 경보시스템(RCTA)도 있다.
운전자와 승객의 편의를 도모하는 다양한 사양들에서 현대차가 제네시스에 투입한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이중 ‘오토 홀드’ 기능은 차를 세울 때마다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 없이 자동으로 차를 정지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또 헤드라이트 와이퍼에서는 물이 나와 청소를 해준다. 4개 타이어 압력상태를 버튼 하나로 확인할 수 있는 사양도 편리하다.
제네시스는 세계 최초로 일산화탄소 경보 및 제거 시스템도 갖췄다. 내부의 공기상태를 모니터, 일산화탄소가 위험 수준에 이르면 자동으로 신선한 공기를 투입해 준다. 차 뒤에 서있으면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려 양 손에 무거운 짐을 들었을 때 편리하다. 뒷좌석에는 강한 햇빛을 차단시켜 주는 목적으로 자동으로 오르고 내리는 커튼이 있다.
장시간 운전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최고급 명품 브랜드인 렉시컨 오디오 시스템의 음향은 기자의 기대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스마트 내비게이션은 스크린이 8인치로 커지고 화질도 향상되면서 각종 정보를 읽는데 편리했다.
제네시스는 2008년 미국에 진출한 후 지난 3월까지 6년만에 누적판매가 10만대를 돌파했으며 특히 한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차량이다. 2세대 제네시스의 더욱 개선된 성능과 럭서리 사양이 한인들에게 더욱 어필할 것으로 확신한다. 가격 면에서도 경쟁 차량보다 같은 사양을 포함할 경우 최대 2만달러 이상 저렴하다.
제네시스는 미국 출시 첫 해인 2008년 판매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한국 자동차로는 최초로 2009년 1월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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