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임(논설위원)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푸른 말(靑馬)의 해, 2014년 갑오년이다. 올 한해, 내 앞에 펼쳐질 미래는 어떤 것일까. 한치 앞도 모르는 미래, 사람들은 100년 전에도, 100년 후에도 살아있음으로, 살아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미국의 100년 전은 어땠을지, 100년 후는 어떨지가 궁금해진다.
1914년 미국은 1880년대부터 영국, 네덜란드, 이태리, 아일랜드 등지에서 정치경제, 종교의 이유로 넘어온 이민이 절정을 이뤘다. 매년 100만 명에 달하는 이민자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급격한 변화와 새로운 경험의 시대를 살았다. 전세계 이민자로 노동력은 확보되었지만 대기업 공장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에 의한 노동조합 운동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중산층 이상 미국인들은 트로트와 탱고 춤에 빠져있던 시기이다.
또, 1914년 6월23일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세르비아인에 의해 사라예보에서 암살되면서 제1차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세계주식시장이 공황상태가 되면서 당시 뉴욕증권거래소는 4개월간 모든 업무가 중지되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전쟁은 미국이 세계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토대를 마련했다.
우드로 윌슨 미대통령은 중립을 선언, 서방 동맹국들의 군수품 주문으로 번영의 시기를 구가했고 1917년 독일이 미국 원양항해선을 침몰시키자 미국도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또 1914년은 미국이 주도한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면서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운송의 다리가 생겨 미국은 더욱 번영의 길로 나아간다.
미주한인사에 있어서는 1903년 1월13일 호놀룰루에 도착한 한인 첫 이민자들이 노동계약 만료후 현지 정착에 나섰고 2세 교육을 위해 학교와 교회를 세우는 시기였다. 1914년 4월 6일에는 가주정부 관허를 얻어 한인독립단체가 인정받아 재미한인이 더욱 단결하게 되고 뉴욕을 비롯 미주한인들이 피땀흘린 노동으로 받은 급료를 일제하 조국 광복운동기금으로 보내던 시기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100년 후는 어떨까.
1863년 소설가 쥘 베른(1828~1905)의 역작 ‘20세기 파리’에는 유리로 된 고층빌딩, 에어컨, TV, 엘리베이터, 고속열차, 팩스가 등장한다. 지금의 인터넷과 비슷한 통신망까지 나온다. 작가가 살던 시기는 증기기관이 갓 발명되고 산업혁명이 일어나던 시기라 작가는 과학자들과 수시로 만나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상을 듣고 소설로 썼다는데 지금의 현재와 똑같다.
작년 가을에 출판된 미치오 카쿠의 ‘미래의 물리학’에는 ‘앞으로 100년 후 컴퓨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 인간은 간단한 손놀림이나 고개짓만으로 무거운 물체를 옮기고 생각만으로 주변환경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줄기세포로 오래된 장기를 대체하고 노화된 유전자를 수리하니 50년후 인간의 수명이 150살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외에 100년 후를 다룬 책이나 과학자들이 제시한 미래상을 살펴보면 달의 새 지역 탐사와 개발, 식량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바다농장, 남극 대륙 개발, 기후 조절, 전세계 단일 통화, 생각 송수신 장치를 통한 의사소통 즉 ‘내 생각을 남이 읽는다’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한 100년후의 세계는 핵전쟁 후 폐허가 된 지구를 다룬 ‘더 100’ 를 비롯해 미래의 외계 행성을 무대로 한 지구와 우주정거장의 갈등, 외계인과 지구인과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 100년 전 과학자들이 상상하던 미래가 현실이 되었듯이 이 모든 일이 가능해 보인다.
100년이 당장 아득 한 것 같아도 이렇게 하루하루 살다보면 별로 먼 미래도 아닌 것이 우린 이미 늙어가고 있고 어린 생명들이 무럭무럭 자라오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에도 100년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려 100년사를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 단체와 중소기업들이 다수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상상력과 아이디어다. 과거에 연연해 할 필요도 없고 미래를 두려워 할 이유는 더욱이 없다. 지금 눈앞의 현재를 충실히 살자. 100년 전이나 100년 후보다 눈앞의 하루를 즐겁게 살고 싶은 것이 평범한 사람의 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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