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산층의 고단한 생활나기
▶ 교육비-은퇴자금 우선순위 고민, 만약 대비한 비상금 마련, 생명보험 필요성 알지만… 외식비 줄이는 수밖에 없어
극심한 불경기의 암울한 터널을 지나면서 미국의 중산층은 점점 얇아지고 있다. 말이 중산층이지 먹고살기 조차 빠듯한 살림에 허리띠까지 졸라매야 하는 형국이니 서글픈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세상을 탓해 봐야 남는 것은 없다. 스스로 절약의 방법을 찾아 험난한 터널에 불을 비쳐야 하는 수밖에… US 월드리포트지가 고단한 중산층의 생활나기를 친절하게 일러줬다.
연방 정부가 발표한 전국 보건통계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가정의 평균 자녀수는 2명(2.1명)이다. 하지만 이는 숫자에 불구하다. 2명의 자녀를 키우려면 웬만큼 벌어서는 감당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가정을 꾸려가려면 맞벌이는 해야 하는 실정인데 자녀 키우는데도 돈이 이만저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자녀 한 명을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24만1,080달러이며 둘째나 셋째 자녀에는 이보다 다소 적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케어센터는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자녀 등록비를 첫 번째보다 다소 싸게 부과한다.
얼마 전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 ‘아메리칸 드림 2.0’은 미국인 51%가 자녀를 키우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37%는 재정문제로 임신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런베스트 앤드 체이스 블루프린트’가 25~54세 남녀 1,2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된 자료이다.
□지출의 우선권을 정한다.
모든 사람들이 예산을 세울 때 우선순위를 정해 둔다. 가족들이 많으면 특히 필요하다. 미주리 캔사스시티의 재정상담가인 클린트 헤인스는 모기지나 렌트, 유틸리티와 같은 월 페이먼트를 책정한 후에는 미래를 대비한 예산을 가장 우선적으로 세워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3가족 가정이라면 최소 6개월 동안 견딜 수 있는 비상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비상금을 마련한 후에는 은퇴나 자녀 대학 진학을 대비한 예산을 책정해 두는 것이다. 자녀 교육을 위한 529플랜에 연간 수입의 4~5%를 적립해 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비상금이나 은퇴 연금 적립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산층 가정에서는 현실적인 조언은 아니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다.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는 불행한 사태에 대비한 생명보험도 염두에 둬야 한다. 헤인스 상담가는 “저축성보다는 정기보험(term insurance)이 바람직하다”면서 “보통 20~30년짜리 정기보험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보험금은 연봉의 5~10배가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LA의 한 마케팅 회사에 근무하는 김영호(30)씨는 “내가 죽어도 모기지와 빌을 갚을 수 있고 부인과 아이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의 연봉은 7만5,000달러이며 부인과 6세와 2세 딸을 두고 있다.
□재정관리는 한 명이 한다.
혼자 재정을 관리하는 것은 정말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다. 그렇다고 부부가 공동으로 하는 것도 의견충돌이 심해 어렵다.
2009년 유타 주립대학의 한 연구서는 매주 재정문제로 다툼을 벌이는 부부는 한 달에 몇 차례 다투는 부부보다 이혼율이 30%나 더 높다고 지적했다.
어떤 부부는 이런 마찰을 피하기 위해 한 사람이 도맡아 재정을 관리하도록 한다. 세리토스의 유형원(27)씨는 “부인에게 모든 재정관리를 맡긴다”면서 “내 수입이 모두 은행계좌로 입금되고 나는 관계하지 않으며 돈 사용처도 부인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유씨 부부의 총 수입은 6만달러이며 2세와 3세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부인은 집에서 자녀들을 돌보면서 이웃집 아기들도 돌보고 있다.
유씨는 2층집을 2,500달러 렌트해 살고 있는데 지난해 2층을 다른 부부에게 1,200달러에 렌트해줘 지금은 1,300달러만 내고 있다. 유씨는 “2층 부부가 다음 달 이사를 가면 다시 2,500달러 렌트를 내야 한다”고 걱정했다.
유씨는 또 매달 3세 딸아이의 프리스쿨 비용으로 300달러를 지불하며 가족용 SUV 융자 상환비 250달러에 크레딧카드 부채 500씩을 갚아 나가고 있다.
□식사계획을 조절한다.
2자녀가 있고 가족 모두 집 또는 직장, 학교에서 세끼 식사를 한다면 매주 각자 21끼, 가족 84끼의 식사를 하게 된다. 상당한 양이다. 재정이 충분하지 않은데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면 분명 낭비를 하는 것이다.
특히 자녀가 클수록 음식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더군다나 외식을 하게 되면 그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외식은 장을 보지 않아도 되고 요리 또는 설거지가 필요 없고 간편해 좋다.
김영삼(52)씨는 “5명이 외식을 하려면 팁까지 최소 100달러 이상을 족히 든다”면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면 30달러도 채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김씨는 22세 아들과 17, 14세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김씨의 1년 수입은 10만달러가 조금 안 되지만 주택 모기지와 자동차 3대 페이먼트, 보험, 아들 학비 등을 내고 나면 살림하기가 빠듯하다. 얼마 전에는 부인의 차를 구입하면서 월페이먼트가 450달러 더 늘어났다.
얼핏 보면 김씨는 재정관리를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은퇴를 대비한 투자는 전혀 안 되고 있다. 김씨는 “소셜시큐리티 연금만으로는 은퇴생활이 어렵다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자녀들이 공부를 잘해 장학금을 받는 것도 재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며 불필요한 점심값 과잉지출을 줄이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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