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이상 ‘여성 빈곤율’ 남성의 2배
▶ 평균수명 남성보다 길어 더 많은 자금 필요, 돈 관리 직접 해봐야 남편 사후에 대처 수월
많은 여성들에게 은퇴는 생각만큼 편안한 안식처가 되지 못한다. 배우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보이지 않는 불평등 등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평생 벌어들이는 돈이 적다. 또 모아둔 돈도 남자에 비해 빈약하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여성들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산다. 이는 남성보다 은퇴를 대비한 자금이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많은 여성들이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연방 회계감사원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들의 12%가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이는 남성의 7%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숫자다. 특히 동일 연령대의 이혼 또는 사별한 여성들은 더욱 가난해 이혼 여성의 21%, 사별 여성의 15%가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또 빈곤선 이상의 수입을 갖는 여성들조차도 종종 재정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었다.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수명이 길어 노후에 양로원 입원 가능성이 남성들보다 더 높다. 하지만 양로원 입원비용은 연 평균 7만1,000달러이며 노인보호 주거시설 사용료는 연간 3만2,000달러에 달한다. 그렇다고 해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이 세울 수 있는 재정적 전략 6가지를 정리했다.
■ 더 많이 모은다.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다. ‘안전한 은퇴를 위한 여성연구소’(Women’s Institute for a Secure Retirement·여성연구소)는 여성들이 은퇴 후 받을 수 있는 3가지 재정원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3가지 재정원이란 소셜시큐리티, 직장인 401(k)와 같은 은퇴연금, 개인 저축금을 말한다.
적지 않은 직장 여성들이 자녀들이나 부모를 돌보기 위해 일을 하지 않거나 파트타임, 결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일들이 급여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소셜시큐리티 연금이나 은퇴연금이 남성들보다도 적어진다. 따라서 이런 일들을 배제하면 소셜연금이나 직장연금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일찍 시작한다.
‘내 두 발로 선다: 현대 여성을 위한 재정가이드’의 저자인 마니샤 타코와 샤론 케달은 여성들은 20대부터 은퇴연금으로 수입의 10%씩 모아두라고 조언했다. 5만달러 봉급자가 25세부터 10%씩 저축을 한다면 연 10%씩 복리고 늘어나 은퇴 연령에는 220만달러로 크게 불어난다는 것이다.
□매니지먼트 기술을 익힌다.
전통적으로 결혼을 하면 재정은 한 사람이 관리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여성이 재산을 관리하고 재정을 다루고 싶어도 보통 남성의 손으로 넘겨지곤 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평균 80을 넘기며 오래 살지만 남성의 수명은 75정도다. 따라서 여성이 언젠가는 자기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고 재정지출이나 수입을 계산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여성도 재산관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연구소에 따르면 75~84세 여성 중 부부가 함께 사는 비율이 3분의 1에 지나지 않고 있다. 나머지 3분의 2는 혼자 살고 있으며 85세가 넘어가면 그 부부 비율이 13%로 뚝 떨어진다.
□배우자 IRA(Spousal IRA)를 고려한다.
자녀들을 키우고 부모를 돌보느라 일을 하지 못하는 여성들 역시 은퇴연금에 매년 4,000달러까지 적립할 수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최고 적립금은 5,500달러이다.
대부분의 경우 부인은 남편이 죽거나 이혼을 하더라도 남편의 은퇴연금을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남편이 죽게 되면 연금은 보통 배우자가 일할 때보다 줄어들게 마련이다.
□필요한 돈을 약간 상향해 잡아라.
요즘 인간 수명이 훨씬 길어지고 있고 계속 올라가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은퇴에 필요한 돈을 지나치게 낮게 잡는 경향이 있다. 여성연구소는 특히 생명은 더 길어지고 모아둔 돈은 적은 여성들은 은퇴 후에도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수입원을 찾으려고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자신이 돈을 직접 관리해 본다.
2008년 ‘하트포드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과 MIT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처리해야 하는 각종 청구서와 투자자금 관리를 구분해 맡은 부분을 각자 책임지는 부부는 배우자 중 한 사람이 모든 재정 및 금전문제를 맡아 처리하는 부부보다 훨씬 좋을 결과를 가져왔다.
금전문제를 나누어 관리하는 부부는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고 또 유사시 살아 있는 배우자를 위한 재정계획도 더 잘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 조사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11%만이 부부가 역할을 나누어 금전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배우자 한 명(주로 남편)이 모든 집안의 재정문제를 도맡아 관리하는 부부의 경우 돈을 관리하지 않았던 배우자(주로 부인)는 노년에 재정적 문제에 봉착해 어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남편이 재산을 관리했다는 조사대상 부부의 3분의 1은 남편이 죽은 후에 부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돈이 남아 있는 사실을 알게 돼 어려움이 더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인은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 보고서는 특히 평균적으로 사별한 여성들은 수입이 50% 급감하는 것을 경험하지만 지출은 불과 20% 정도만 줄어들어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이 가속화 된다고 지적했다.
비록 65세 이상 여성이 남성보다 더 살 확률이 3배를 넘지만 부인보다 더 오래 사는 남편 역시 유사한 재정적 문제에 부딪친다. 따라서 남편과 부인이 모두 재정에 대해 공동으로 관리하며 씀씀이와 예산을 익혀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하트포드는 이에 따라 은퇴하기 전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자문해 보라고 조언했다.
▲배우자가 죽게 되면 수입에 어떤 영향이 미칠 수 있겠는가. ▲치료비가 많이 들어가는 질병이 은퇴자금에 미치게 되는 영향은 무엇인가. ▲배우자가 사망하면 살아 있는 배우자가 모든 재정을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남편과 부인은 각자 상대방이 매달 얼마를 쓰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며 저금한 돈과 투자처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 또 그 돈과 투자금을 어떻게 열람하고 찾을 수 있는지를 알아둬야 한다. 어카운트 번호, 비밀번호 등 모든 정보를 적어두라는 것이다. 특히 배우자 중 한 명이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라면 믿을 만한 재정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트포드는 밝혔다.
결혼이 주는 가장 큰 혜택은 돈을 벌든, 아니면 가사 일을 하든 간에 함께 협력할 수 있다는 것과 배우자의 능력으로 다른 배우자가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이 결혼의 이같은 장점을 잘 알고 있고 또 행동 경제학자들 역시 동의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부부의 역할이 완전히 별개이고 또 한 사람에게 의지가 심해지면 사별 때 미망인은 상당히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게 된다.
따라서 서로 상대방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을 알려주고 또 익히려고 노력하는 부부야 말로 바람직한 은퇴 후 생활을 어려움 없이 누릴 수 있다고 하트포드는 결론지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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