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주 콩코드시에 있는 St Paul’s 보딩스쿨 학생들이 습작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 윌셔 아카데미>
수재들과 캠퍼스 안에서 생활하며 명문대 입시를 준비하는 보딩스쿨(boarding school)은 많은 학생 및 학부모들이 동경하는 또 다른 드림스쿨이다. 미국의 유명 보딩스쿨은 대부분 뉴욕, 뉴잉글랜드 등 동부 지역에 있으며 남가주에는 클레어몬트에 웹스쿨(Webb Schools)이 있다. 입학하기가 웬만한 명문대 들어가기만큼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보딩스쿨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실력을 다지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9월 중순부터 각 보딩스쿨은 온라인 정비를 마치고 입학 사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보딩스쿨을 지원하기로 했으면 서둘러 추진할 때가 되었다. 입학과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을 위해 일정 별로 그 과정을 요약했다.
■학교 선정
학교를 선정하는 데 고려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노트에 정리해 본다. 일반적으로 중요한 내용은 아카데믹 강도, 대학 입학 성적, 지역, 크기, 특정 프로그램 등이다. 지원할 학교의 합격자의 SSAT, 즉 입학시험 평균 점수와 아이의 연습시험 결과를 비교하면 공부라는 면에서 해당 학교에 가서 자녀가 잘 해낼 수 있는지 여부를 짐작할 수 있다. 소위 ‘탑 10 스쿨’의 경우 아이의 연습시험 결과가 90퍼센타일 이상이 나와야 한다.
학교 크기 역시 자녀의 적응과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보통 재학생이 800명 이상의 학교를 ‘큰 학교’로 분류하고, 400명 미만의 학교를 ‘작은 학교’로 말한다. 성격이 적극적인 아이로 경쟁을 즐기는 아이는 큰 학교가 더 좋고, 소심하며 돌봐주어야 하는 타입의 아이는 작은 학교가 더 좋다.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골고루 잘하는 아이는 중간 크기의 학교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수학과 과학에 깊은 흥미와 재능을 지닌 아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큰 학교가 맞다. 운동선수로 보딩스쿨은 물론 대학 진학에도 도움을 받고 싶다면, 아이가 9학년부터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학교를 가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특정 스포츠 프로그램이 강한 학교에는 그 종목에 리쿠르트한 선수들이 많다. 그런 학교에서는 아이가 학교 대표 팀에 속하기가 쉽지 않다.
또 악기의 경우 피아노 연주자로 보딩스쿨에서도 활동하고 싶다면 오케스트라나 실내악 그룹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학교를 지원해서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4년 동안 개인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만 하거나, 아예 피아노 연습을 중단하기 쉽다. 말하자면,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학교가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명문 보딩스쿨의 합격률은 13~25%에 이르지만, 대부분 학교의 한인 학생 자리는 제한되어 있으므로 이보다 훨씬 입학률은 낮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6개 학교를 지원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공을 들여 지원했다가 어느 학교에도 합격되지 못한다면, 아이는 물론 온 가족이 매우 낙담할 것이다. 어린 아이를 멀리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같은 주에 소재한 두세 학교만 지원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알렉스 정 윌셔 아카데미 원장은 “보딩스쿨은 일단 부모가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자녀를 보낼 수 있지만 경쟁력있는 자녀를 만들기위해서는 추천할만하다”며 “특히 명문대 입학 합격률은 자연스럽게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학교 방문과 인터뷰
모든 보딩스쿨은 학교를 방문하여 인터뷰할 것을 권장하며, 일부 학교는 의무화되어 있다. 그래도 방문하지 못한다면, 순회하는 입학 사정관과 예약하여 인터뷰를 수행할 수 있다. 동영상으로 인터뷰도 가능하다. 입학사정관과 인터뷰할 기회를 놓치면, 졸업생이나 학부모와 인터뷰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를 방문하여 설명을 듣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의 명성이나 주변의 평판만 듣고 아이와 학교가 잘 맞을지 알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아이나 부모가 학교를 방문해 보지도 않고, 호텔 로비나 커피샵에서 입학사정관 또는 졸업생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법은 아이에게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입학시험
기술적으로 말하면, 보딩스쿨 입학시험은 10월부터 1월까지 월별로 모두 네 차례 치를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만 채택하여 입학사정에 반영한다. 그러나 모든 점수를 학교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준비되었을 때 한두 번만 치르는 것이 좋다.
많은 한인 부모들은 입학시험 세대라서 그런지, 보딩스쿨에 합격하는 데 입학시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보딩스쿨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은 학교 프로그램 레벨, 학과목 강도, 학점, 입학시험, 추천서, 특별활동 참여도와 리더십, 인터뷰, 그리고 입학 원서에서 기록한 답변과 에세이 등이다.
모두 중요하지만, 한인 학생의 경우 영어 구사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지원자의 영어 실력을 가장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영어 성적, 영어 교사 추천서, 입학시험 에세이 샘플, 그리고 인터뷰 기록 등이다. 입학시험 영어과목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기록해도 입학시험 에세이 샘플이나 인터뷰에서 구사하는 영어 능력이 부족하면 합격권에 들기는 어렵다.
■입학 원서와 추천서
갈수록 보딩스쿨도 공통원서 시스템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은 제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일부 학교는 ‘게이트웨이 투 프렙스쿨’이라는 사이트에서 개인 정보를 올려 받아 학교에서 이를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래도 각 학교가 원하는 질문이나 에세이는 별도로 작성해야 한다. 공통원서를 사용하는지 각 학교 고유 원서를 사용하는지 학교마다 확인해서 원서를 작성해야 한다. 대부분의 명문 보딩스쿨은 적어도 네 가지의 추천서를 요구한다. 이 가운데 지원자의 학습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현 영어ㆍ수학교사, 그리고 학교 카운슬러가 제출하는 추천서가 있다.
이밖에 특별활동 코치나 교사로부터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별도로 개인적인 추천서를 요청하는 학교도 있다. 추천서는 공통원서 양식을 이용하여 한 교사가 하나의 추천서를 작성한 뒤 복사하여 각 학교에 제출할 수 있다.
<박흥률 기자>.
<도움말 알렉스 정 윌셔 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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