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8월 28일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 계단에서 수십만 명의 군중을 상대로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을 외쳤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언한 지 100주년이던 그날, 대부분 흑인인 25만~30만 명이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워싱턴 평화 행진을 했다.
킹 목사의 연설 50주년이 되는 오는 28일,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링컨 기념관 그 계단에서 킹 센터 주최로 열리는 ‘자유의 종을 울려라(Let Freedom ring)’ 행사에 참여하여 ‘소수 인종의 자유 및 인권신장’을 주제로 연설한다고 한다.
마틴 루터 킹은 1929년 1월 15일 애틀란타 시에서 3대째 내려오는 침례교 흑인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버스에 탔다가 흑인 지정 좌석으로 가라는 모욕을 받고 “나는 정치문제와 사회의 썩어빠진 병폐에 깊은 관심을 두고 흑인의 권리를 막는 법률의 벽을 쳐부수는데 한평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했다 한다.
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일으켜 흑인들의 정신적인 기둥이자 미국 제1의 선교사가 되었다.
이 킹 목사의 명연설이 탄생한 워싱턴 인종차별 반대회의는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으로 하여금 민권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그 해 11월 케네디가, 1968년 킹 목사도 암살되고 말았지만 그들의 노력이 민권법안을 탄생시켰고 소수인종의 법적지위가 향상되었다.
1965년에는 이민법 개정으로 인해 제한되었던 이민 문호가 열려 20세기 후반과 21세기에 히스패닉, 흑인, 아시안 등 소수인종의 비중이 급확산 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는 1961년 8월 4일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와 미국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오바마는 어린 시절에 대해 ‘아버지는 내 주변사람들과 전혀 다르게 생겼다. 아버지는 피치처럼 시커멓고 어머니는 우유처럼 하얗다, 나는 개의치 않았다’고 회상, 자신의 다민족 혈통과 사회적 인식을 화해시켰던 것이다.
오바마는 시카고에서 지역사회 조직가이자 민권 변호사로 일해 오며 직업훈련 프로그램, 대학 예비지도 프로그램 설립을 지원했고 2009년 1월 대통령에 취임했고 2012년 민주당의 재선 후보로 지명되어 미트 롬니 후보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같은 자리인 링컨 기념관 계단에서 연설하는데는 50년의 차이가 있다. 미국엔 여전히 인종차별과 계층 갈등이 존재하지만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과거 주로 백인이 흑인을 인종차별 했다면 요즘은 흑인이 한인을 비롯한 소수인종을 차별하거나 한인이 히스패닉이나 흑인을 차별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소수 인종을 위한 언어, 종교, 법적 지위보장 등등 각종 법안이 나오는 가운데 모든 사회적 문제의 가장 큰 요인은 경제적 불평등이다.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다 보니 흑인 빈곤층, 도시 빈민이 늘어나며 총기사고, 마약ㆍ알콜 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다.
최근 읽은 책 ‘에이브러햄 링컨’(김명희 저)을 보면 링컨 대통령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고 두번째 대통령 취임식에서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이를 사랑하는 마음, 모든 국민의 상처를 감싸기 위해‘라는 요지의 연설로 남부 사람들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자유와 평등사상을 주장한 링컨, 150년이 지난 지금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인종평등과 인종 갈등 해소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는데 구체적 연설 내용이 자못 궁금하다.
원래 인종차별이나 인권, 이런 막연하고도 추상적인 단어들은 이후 실질적인 성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차후 오바마 케어를 비롯한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진정한 자유와 평등의 나라, 모든 이에게 동등한 기회의 나라로 미국이 재도약 하는 밑걸음이 되기 바란다.28일 버락 오바마가 울리는 ‘자유의 종소리’는 50년 후, 100년 후 어떤 여운이 남을 것인가.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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