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자율 높은 나라
▶ 외국의 저축성 예금구좌의 수익이 미국의 몇십 배나 많은 곳들이 있다. 귀가 쫑긋한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율이 높아 실제 예금주들이 가져가는 돈은 그 정도로 많지는 않다. 월스트릿 저널의 ‘마켓워치’가 세계에서도 이름난, 예금 이자율을 주는 국가를 소개했다.
요즘 미국 은행 이자율은 거의 ‘0’나 다름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차라리 침대 밑에 넣어두는 것이 더 좋겠다”는 푸념 섞인 농담이다.
이자율 전문 모니터링 웹사이트인 ‘Bankrate.com’에 따르면 미국 은행의 평균 세이빙구좌 이자율은 0.08%이며 1년짜리 CD(양도성 예금증서)는 0.24%에 그치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계산하면 은행에 돈을 오래 넣어 둘수록 손해를 보게 돼 있다.
그런데 미국 이자율보다 무려 100배나 더 높은 저축 이자율을 주는 나라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높은 이자 수익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재정의 불안정과 중앙은행 통제와 화폐가치 변동을 심화시켜 국가경제가 흔들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고리의 대부분이 미국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많은 국가들은 자국민이나 자국 내 영업하는 비즈니스에만 이같은 고리를 적용시켜 주고 있다.
‘Bankrate.com’의 그렉 맥브라이드 수석 재정분석가는 “이자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면서 “10% 이자 수익을 올리는데 인플레이션은 9%라면 수익이 2%에 인플레이션 1%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저축 이자율을 주는 나라는 다음과 같다.
□우크라이나월스트릿 저널 마켓워치 칼럼리스트인 척 재피는 최근 주식투자 칼럼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은퇴자금을 모아두는 사람들은 주식시장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어버릴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썼다.
국제 저축 이자율을 추적하는 ‘Deposits.org’에 따르면 정부 보증 저축계좌 수익이 8~15%이나 된다. ‘우크소프트뱅크’(Ukrsofstbank)의 경우를 예로 들면, 예금주들이 돈을 3개월 은행에 입금시키면 연 17.50%의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1년 CD와 비슷한 1년 예치일 경우에는 18%의 고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지난해 인플레이션율은 평균 0.6%로 상당히 낮은 것으로 미 중앙 정보부(CIA)의 데이터가 밝혔다.
□몽골인구 275만명의 나라다. 칸뱅크의 1년 만기 예금의 이자율은 15.1%다. 하지만 이렇게 받는 이자 수익의 대부분이 인플레이션으로 날아간다. CIA에 따르면 지난해 인플레이션 비율이 14%나 된다. 저축 예금주들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돈을 꺼내면 4%의 페널티까지 물어야 한다.
□방글라데시‘Deposits.org’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경제는 세계 44위지만 저축률은 세계에서 10위 안에 든다. ‘HSBC 방글라데시’의 1년 만기 저축예금 이자율은 연간 12%나 된다. 이 정도의 이자율이면 지난해 소비자 물가 9% 상승률을 상쇄하다고 남는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예금주들은 최소 10만 방글레디시 타카(약 1,300달러)를 예치시켜야 하며 소매업주의 이자율은 7.5%로 별도 적용받는다.
□베트남‘BNP 파리바스’와 제휴한 베트남 내 ‘오리엔트 커머셜 조인트 스탁 뱅크’는 1년 만기 예금에 연간 10%의 이자를 지불한다. 은행 측은 약관으로 예금 이자율은 “베트남 중앙은행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고 고지했다. 중앙은행의 금리 고지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질 수도 있음을 명시한 것이다.
10% 수익은 그러나 만기 후 12개월 대기기간을 거쳐야만 지급된다. 따라서 실제 예금주는 연간 인플레이션율 9%를 빼고 나면 1% 미만의 이자 수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세르비아세르비아의 ‘Komercjalna Banka’ 은행은 1년 만기 예금에 10% 이자를 준다. 그러나 지난해 인플레이션율은 베트남보다 약간 낮은 7% 정도(CIA 추산)로 나타나 실제 수익은 많지 않다. 그래도 연 3% 정도는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조건도 있다. 최소 5,000세르비아 디나르(약 60달러)를 디파짓해야 한다.
□아르헨티나‘Deposit.org’에 따르면 ‘ICBC 아르헨티나’ 은행의 1년 만기 예금 이자율은 연간 22%나 된다. 이는 미국 평균 CD 이자율보다 무려 90배 이상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비율을 따진다면 미국 은행 CD 이자율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미 중앙정보부(CIA)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2012년 소비자 물가는 25% 가까이 오른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예금을 하면 1년에 원금의 3%가 줄어든다는 말과 같다.
미국의 경우는 소비자 물가가 연 2%가량 증가하므로 1년 CD에 돈을 넣어두는 예금주들은 매년 1.8%가량 손해를 보게 된다. 거의 미국 수준에 육박하는 예금 금리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돈을 넣어 두면 넣어 둘수록 손해다. 차라리 장롱 속에 보관해 두는 편이 좋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도둑은 조심해야 한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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