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상생(相生)의 원리는 너무나 좋다.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상생은 다른 말로 공존공생(共存共生)이다. 함께 더불어 잘 살아보자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이 무엇이 있겠나. 세상 사람과 세상 나라가 모두 상생의 원리로 살아가고 정치를 한다면 세상 모든 곳이 천국처럼 변화될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게 사람의 삶이요 나라의 정치다.
상생은 고사하고 ‘너 죽고 나 살자’ 식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나라들이 세상엔 너무나 많다. 이런 게 어디서 왔을까. 욕심, 아님 종교에서 말하는 원죄 탓일까. 아무튼 세상은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상생보다는 약육강식과 상극(相剋)의 역사, 그리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죽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원리가 지배해 왔으나 다는 아니다.
상생의 원리가 지배되려면 공동선과 공유경제가 먼저 추구돼야 한다. 2011년 타임지는 세상을 바꿀 10가지 아이디어 중에 공유(sharing)를 꼽았다. ‘함께 나눈다’란 뜻의 공유의 삶은 일찍이 초대 기독교사에 나온다. 예수의 승천 후 제자들은 전도에 힘쓰며 모든 재물과 돈을 공유하여 나누어 쓴다.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론이 여기서 시작됐다.
성경에서 유래한 마르크스의 이론 자체는 옳다. 공산주의란 “생산재의 공공소유와 공유재산제에 기반을 둔 무계급 무국가사회제도”니 그렇다. 21세기 유일의 공산주의 나라는 쿠바와 북한을 들 수 있겠다. 이들은 진정한 공산주의를 실현하고 있나. 아니다. 북한만 해도 인구의 1%는 천국 같은 생을 살고 나머지 99%는 지옥 같은 생을 살아간단다.
이렇듯, 공유경제와 공동선이 밑거름이 되는 상생의 원리가 전혀 실현되지 않는 곳이 북한을 비롯한 독재주의 나라다. 그러면 민주자유국가에서는 공동선과 공유경제가 실현되고 있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자유주의 진영에선 국익이 우선된다. 지난 8월2일 오바마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애플’의 손을 들어줘 국익을 챙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공동선이 아니라 공동 악을 다시 행하려 하는 나라가 있다. 일본이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악의 실상이었던 일본이 과거의 군국주의로 돌아갈 기세를 보이니 그렇다. 전혀 반성의 기색이 없다. 어쩌면 독일과 일본은 이렇게 다를까. 같은 동양인으로 일본에게 더 점수를 주려해도 줄 수 없는 게 끝이 없는 일본의 야욕과 탐심 때문이다.
1948년 8월15일 연합군에 항복한 일본. 그로부터 65년. 반성할 때도 한참 지났는데 그게 아니다. 욱일승천기(1870년 군국주의 일본의 육군기로 처음 지정됨)를 일본국기로 공식화한다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으며 ‘8.15야스쿠니 신사’에 각료와 정치인들이 줄줄이 참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 뿐인가. 8월6일 항공모함급 ‘이즈미’함을 진수했다.
이즈미 함은 과거 중국대륙을 포격한 일본의 기함과 이름이 같다. 이에 중국국방부는 “일본이 최근 군국주의 부활을 꽤하고 있다”며 심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것뿐이 아니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지는 오래되며 2차대전시 일본 군인들을 위해 강제 징집된 위안부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사죄의 기미가 없다. 염치가 없나. 무지한 건가.
이래도 되는 건가. 아니면 이대로 둬야 하는 건가. 공동 악을 억제해야 할 나라들이 함구하고 있으니 답답한 건 주변의 국가들뿐이다. 상생의 원리가 적자생존의 원리에 밀리는 건 현실이다. 약육강식이 현실에 먹혀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힘을 기르는 길밖엔 없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힘이다. 실력이다. 강함이다.
그런데 한반도, 특히 남한에선 나라를 강성하게 키워야 할 국회와 정치인들은 싸움질밖엔 안 한다. NLL이 어떻고, 국정원이 어떻고. 한심하다. 일본은 다시 힘으로 제국주의의 야망을 실현해 보려고 꿈틀대며 용틀임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허벗 스펜서가 제창한 적자생존의 지배는 원리중 하나다. 그 원리를 피할 순 없는 것 같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인간에겐 공동선과 공유경제를 지향해 보다 좋은 세상을 건설할 수 있는 인류의 꿈과 미래가 있다. 방법은 상생이요 공존공생이다. 상생의 원리를 거역한 나라와 사람은 망하는 게 역사의 순리인 것 같다. 북한과 일본 망각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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