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음악교육 시리즈
▶ 연습방법·동기부여·코치 3박자 조화 시행착오··끈기로 힘든 고비 넘기도록
김나라씨가 자녀들에게 조언을 해주며 함께 연주하고 있다. 왼쪽이 조셉 김(11)군, 오른쪽이 조세핀 김(7)양.
성인들 가운데 어른이 될 때까지도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하물며 학부모로서 자녀의 재능을 발굴하고 길러주기는 결코 쉽지 않다. 자식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평소에 자녀를 유심히 관찰하고 관심을 갖는 수밖에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천재에게는 자녀의 재능을 일찍부터 간파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위대한 부모가 있었다. 어린 자녀들의 역량과 재질을 간파한 부모들의 역할은 천재를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음악적인 재능을 발굴하기란 더욱이 쉽지 않다. 모차르트는 저절로 탄생한 것이 아니다. 그의 아버지가 어린 아들의 음악적 재능을 간파한 후 온 생애를 걸고 음악교육에‘올인’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모차르트의‘41번 교향곡’을 즐길 수 있다. 어린이에게 관심을 기울일 때 재능을 발견하고 격려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음악적인 재능이 없는데 부모가 관심이 있다고 음악교육을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기다리는 것이 낫다. 본인이 관심을 보였을 때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만약 자녀의 재능을 발견했다면 지속적으로 연습을 시키고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자녀의 활동이 특정분야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한다. 부모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측정하도록 교육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재능에 대한 깊은 고려
우리 자녀는 어떤 재능을 갖고 있을까?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운동신경이 발달된 자녀가 있는가 하면 웅변에 재능이 있거나 혹은 음악성이 있는 자녀, 미술에 재능이 있는 자녀 등 재능과 특징은 각각 다르다. 이렇게 각기 다른 재능을 부모가 쉽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자녀들은 부모의 배려와 애정 어린 보살핌을 통해 많은 것을 체득하게 된다.
유심히 관찰을 하면 자녀가 음악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악기를 사주어야 할지, 혹은 어떤 종류의 스포츠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신의 관심과 자녀의 관심을 혼동하지 않고 자녀와 대화하며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재능은 성장하는 것이다
자녀가 아메리칸 아이돌이 될 수 있을까? 혹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 어린 자녀의 재능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 예술, 음악, 수학 등 분야의 천재 DNA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초점을 맞춘 연습방법, 특별한 동기부여, 코치 등 삼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천재가 태어나는 것이다.
어린 자녀가 위대한 천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실패에 대처하며 또한 어떻게 칭찬과 비난, 꾸중을 들고 이를 잘 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모든 자녀가 모차르트나 미켈란젤로, 마이클 조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천재를 만드는 것은 차별화되고 강력한 패턴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연습의 산물이다.
■점화의 순간을 발견한다
심도 있게 연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연습은 열정과 동기, 사랑이 있어야 가능하다. 사랑은 정말 너무 좋아서 그것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정도의 강력한 에너지라고 보면 된다.
자녀의 정체성이 목표와 일치할 때 무의식중에 동기를 부여하는 에너지가 발산된다. 청소년 음악가 가운데에 자신을 성인 음악가로 생각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00%나 빨리 음악을 배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자녀들은 성공하게 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점화된 순간부터 시작되는 지속적인 연습이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재능만으로 천재가 되지 않는 법이다.
■연습은 시행착오 거치며 서서히 진행
능력을 찾는데 있어서 시행착오와 심도 있는 연습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테니스에서부터 첼로, 수학에 이르기까지 연습을 천천히 하면 실수를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습을 할 때 무조건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천천히 하면서도 얼마나 정확한 지가 더 중요하다. 결국은 이 과정을 거쳐서 천재가 된다.
또한 선천적인 능력이 아닌 노력을 칭찬해 줄 필요가 있다. 우리가 자녀들의 재능을 칭찬해 줄때 어린 자녀들은 실수에 대한 위험성을 감수한다.
노력을 통해 재능은 성숙되는 것이다. 모방은 재능을 키우는 데 지름길이다. 테크닉을 완벽하게 하겠다고 상상하는 것이 실제로 그렇게 되는 첫 걸음이다.
어떤 교사는 바이얼린을 처음 가르칠 때 20분동안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천재 바이얼리니스트의 연습 방법을 그냥 모방하도록 한다.
■힘든 고비를 넘기도록 돕는다
악기를 선택했다면 그 연습에는 지구력이 요구된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발견하고 계속 발전시키는 일에는 힘과 끈기가 필요하다. 일찍 포기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부모의 책임도 있다. 자녀들이 재능을 계속 키우고 발전시켜 나갈 때 필요한 힘을 기르도록 자녀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정진식 음악박사는 “포크 기타나 드럼은 방학에 한두 달 정도 레슨을 받고, 인터넷의 도움을 받으면서 혼자 노력해서 단 시간 내에 즐길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피아노나 클래식 기타 등 오케스트라에 속해 있는 악기는 보통 10년 넘게 반드시 레슨을 받으며 연습해야 본인이 즐길 수 있고 객관적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며 ”장기간 레슨과 연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인내심을 갖고 부모들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기연주 모습·소리 들려준 후 함께 의논
■ 자녀 재능 발굴 사례
자녀의 재능을 발굴하고 개발하기위해 자녀에게 직접 악기를 선택하고 지도해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보통 자녀의 악기를 선택할 때, 부모 자신이 하고 싶었지만 못해 본 악기라든가, 보기에 멋있어 보이는 악기를 고르게 되는 등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가 많은 결정권을 갖는 것을 본다.
부모가 음악에 대해 잘 모를 경우에는 일단 피아노부터 배우고, 바이얼린이나, 플룻 등의 흔한 악기를 고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부모가 그냥 결정하고 아이에게 선택권이 없이 악기를 선택하게 하는 것보다 같이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참석한 후 결정하는 방법이 좋다.
그러나 여건이 안 되면, 유튜브 등의 영상물을 이용해 여러 악기가 연주되는 모습, 소리들을 들려주고, 자녀가 어떤 악기의 소리를 매력적이라고 느끼는지, 어떤 악기에 관심이 있고 연주하고 싶어 하는지 같이 의논해 본다. 피아노, 바이얼린, 플룻처럼 대중적으로 배우는 악기 외에도, 첼로, 비올라, 더블베이스, 클라리넷, 오보에, 호른 등 여러 종류의 악기들이 저마다 특색 있는 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악기 소리를 들어보면, 본인에게 맞는 악기를 찾기가 쉽다.
또한, 자녀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 성향, 예를 들어 너무 큰소리의 악기 소리를 싫어한다든지, 아니면 관악기를 하기에는 너무 호흡이 짧다든지, 내성적인지, 활발한 성격인지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이비 뮤직 스튜디오의 김소연 원장은 “부모의 강요로 악기를 선택하지 않고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택해야 동기부여가 더 잘 된다”며 “자녀의 재능을 찾아주는 조력자 역할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현재 베다니 한인교회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라씨(작곡 전공)씨는 음악적인 배경을 토대로 자녀의 재능을 발굴할 때 다른 학부모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큰 아들에게 악기의 기본인 피아노를 먼저 가르쳤는데, 좀처럼 늘지 않고 연습도 싫어하고 힘들어했다.
다소 실망이 되었지만 아들이 바이얼린 소리에 흥미 있어 하는데다 활달하고, 적극적이면서 섬세한 성격이라 바이얼린으로 바꿔 주었다. 피아노를 배웠을 때 너무 힘들어 했던 모습과 달리, 재미있어 하고 연습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실력도 금방 늘어, 현재는 CSUN(California State University Northridge) Youth Orchestra에서 활동하는 등 열심히 배워가고 있다.
이 경험을 통해, 딸에게는 특정 악기를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악기를 고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는데, 조용하고 내성적인 딸은 첼로를 좋아하고 열심히 연습해서 아빠의 적극적인 배려와 지원 속에 자녀들의 재능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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