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들이 염두에 둘 사항
▶ 커리쿨럼 파악·지원서류 준비 등 만만찮아 8학년 시작과 동시 정보 리서치 들어가야
대학 입시에서 항상 강조되는 것이 학업성적, 대입 학력고사 점수, 에세이, 과외활동, 추천서 등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자녀가 다니는‘학교’이다. 올해 8학년에 진급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1년 뒤 선택할 수 있는 고등학교에 대해 미리 리서치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별로 해당 교육구의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기존의 학교가 문을 닫는가 하면 준 공립학교인 차터스쿨이나 새로운 사립학교가 문을 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 눈과 귀를 활짝 열고 고등학교 선택과 관련, 부모로서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고등학교를 선정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해 본다.
어떤 옵션이 있는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겠지만 일부 교육구들은 버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집에서 먼 학교에 갈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교육구가 정해 놓은 다수의 자격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특정 학교에 많은 지원자가 몰리면 보통 추첨(lottery)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며 뽑히지 않는 학생들은 대기자 명단(waiting list)에 이름이 올라간다.
거주 지역을 관할하는 교육구를 통해 고등학교 선정 때 부모가 어떤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며 집에서 가까운 고등학교나 자녀가 재학 중인 중학교 사무실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다.
8학년 봄학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을학기 시작과 동시에 관련 정보를 리서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로컬 학교 외에 다른 옵션이 있을 경우 지원절차가 의외로 빨리 시작될 수 있고 준비해야 하는 서류의 분량도 만만찮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요구받는 모든 서류를 마감일(deadline) 전까지 제출하는 것이 필수이다.
아카데믹 프로그램
많은 한인 학생들은 학업성적이 뛰어나 고등학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중요시할 사항은 아카데믹 프로그램일 것이다.
공립학교에 진학하게 될 경우 해당 학교의 평균 학력지수(API), 개설되어 있는 AP 및 아너스(Honors) 과목 수, 4년제 대학 진학률, 평균 SAT 또는 ACT 점수, AP 테스트 합격률, 학급당 학생 수 등이 주요 고려사항이다. 이밖에 교사진 수준, 학습시설 및 장비 등도 점검하면 도움이 된다.
교사 수준을 볼 때는 대학원 이상 학위를 소지한 교사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고등학교 수준 이상의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있는지, 영작문을 전문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교사가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
추가로 교사 이동이 심한지 또는 장기 근속하는 교사들의 비율이 높은지 등도 살펴본다. 교사가 자주 바뀐다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침도,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도 자주 바뀌게 되어 부모나 아이들이 기준을 잡기 어렵게 된다.
자녀의 재능이나 능력보다 해당 학교의 클래스 수준이 너무 낮으면 아이가 수업에 지루함을 느끼거나 흥미를 갖지 못하게 돼 의욕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에 학교 수준이 너무 높으면 9학년 첫 학기부터 자신감을 잃고 열심히 공부해도 경쟁이 안 된다고 생각해 포기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과외활동
학교의 아카데믹 프로그램만큼 중요한 것이 그 학교가 제공하는 과외활동(extracurricular activity)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많은 학생들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스포츠, 예술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해왔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선정하기 전에 자녀가 해온 활동을 지속할 수 있거나 관심사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알아본다.
스포츠의 경우 축구, 풋볼, 테니스, 농구, 야구 등은 거의 모든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수영과 골프 팀 등은 일부 학교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학교 밖의 로컬클럽에서 지금까지 해온 활동을 지속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교 팀에 비해 클럽 팀 수준은 낮다. 스포츠 특기자로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는 학생들은 지원할 학교의 팀 레벨이 학교 선정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음악, 미술 등 예술분야와 스피치, 디베이트, 수학, 과학, 엔지니어링, 역사 등 기타 다른 분야의 클럽이나 활동을 중요시한다면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해당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하고 수준은 어느 정도 되는지 점검한다.
해당 클럽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직접 경험담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공립 또는 사립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고등학교에 보낼 때 공립을 보내야 할지, 사립을 보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공립이 좋은지, 사립이 좋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보는 게 무난하다.
어떤 아이는 공립학교를 다녀도 적응을 잘하고 학업성적도 우수해 별 문제없이 명문대학에 진학하는가 하면 또 어떤 아이는 사립학교를 다녀도 성적이 좋지 못해 겨우 졸업만 하는 경우도 있다. 공립은 공립대로, 사립은 사립대로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1. 차이점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학부모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다름 아닌 아카데믹 프로그램이다.
공립학교의 경우 학교에 따라 학생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공립학교의 학력 수준이 높으면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부모들은 거주지 내 공립학교를 선택한다. 사립학교 역시 학교에 따라 수준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립학교는 공립학교보다 우수한 커리큘럼과 교사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졸업생들의 4년제 대학 진학률도 공립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공립학교는 모든 학생들에게 영어, 수학, 과학, 역사, 체육 등으로 짜인 일반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며 해당 교육구와 주정부가 학생들의 교육과정과 교육예산에 일일이 관여한다. 사립의 경우 학생들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융통성을 가진다.
하지만 공립이라 할지라도 영재교육 전문학교, 특정분야에 포커스를 두는 매그닛 스쿨에 다닐 경우 사립 못지않은 우수한 교육과정을 제공받으며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도 높은 편이다.
갓 이민 온 학생이라면 사립보다 공립이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많은 공립학교들이 이중언어 교사나 이민자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 프로그램, 특수교육 과정 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2. 비용
미국의 공교육은 현지 거주자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세금을 내고 있다면 누구나 공립학교 등록이 가능하다.
반면에 사립학교는 학부모들이 내는 학비와 기타 수수료, 학부모 및 동문들로부터 받는 기부금, 그랜트 등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비가 비싼 편이다.
대부분의 사립학교들은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또는 재정보조 혜택을 제공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일수록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려는 경향이 강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공립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다.
3. 규모
일반적으로 공립학교의 학생 수는 사립학교의 2~3배라고 생각하면 된다. 캠퍼스 규모는 학교에 따라 공립이 더 클 수도, 사립이 더 클 수도 있다.
시설을 따져보면 사립이 절대적 우위를 점한다. 최근 전반적인 불경기로 각급 정부의 교육예산이 축소되면서 많은 공립학교들이 학생 교육에 필요한 시설 또는 물품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학생 및 학부모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4. 지원과정
학교 관할지역 내에 거주하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한 공립과는 달리 사립은 입학하기가 다소 까다롭다. 지원자 간 입학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립학교는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그동안 다닌 학교에서의 성적, 표준 입학시험 점수, 교사 및 교장 추천서, 학생 및 학부모 인터뷰, 과외활동, 특기, 리더십 등 다양한 요소를 검토한 뒤 합격자를 선발하는데 명문학교의 경우 경쟁률은 10대1이 넘는 곳도 있다.
공립인 경우 외국인 유학생의 입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유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사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학군제는 공립만 채택해 시행하고 있으며 사립은 합격만 하면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다닐 수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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