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조건 강요 말고 음악의 즐거움 동기유발 눈·귀·손가락의 움직임 뇌활동 촉진 효과
과학자들은 특히 클래식 음악이 어린이들의 기억력과 집중력을 증가시키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LA 코리안 유스오케스트라의 어린이 단원이 바이얼린을 연주하고 있다.
■ 시리즈 연재순서
① 어린 자녀 음악교육 왜 좋은가?
②적당한 음악교육 시기는?
③자녀에 맞는 악기 선택법
④음악적인 환경 조성법
⑤어린 자녀 어떤 음악 들려주나?
⑥연습 동기 요인 부여법
⑦암기력과 학습법 향상
⑧자녀의 재능 발굴하기
⑨자녀와 함께 하는 음악
비발디의‘사계’를 듣는 것과 그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천양지차이다. 음악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음악교육이 될 수 있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면 학습효과는 물론 인생의 폭이 넓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한 평생을 살면서 전문지식, 외국어 구사, 악기연주를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생애가 풍요로워진다는 말이 있다. 음악교육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키는 것이 좋다. 어릴수록 지식 습득력은 물론 손놀림이 유연하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을 싫어하거나 소질이 없는데 강제로 시키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의 기초를 배운다든가 좋아하는 악기를 조금이라도 접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자녀들의 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음악을 싫어하는 자녀에게는 무조건 음악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음악을 배움에 따라 얻게 되는 혜택에 대해 조리 있게 설명해 줘 자녀 스스로가 느끼게 된다면 한결 음악교육이 쉬워질 것이다. 음악교육은 부모의 강요로 될 수 없으며 자녀가 즐길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만약에 어린 자녀가 비욘세가 하는 노래를 따라 한다든가 조쉬 그로반 흉내를 낸다면 음악에 소질을 갖고 있다는 증거이다.‘도레미’송을 배우는 것은 어린 자녀들이‘ABC’ 알파벳을 배우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 어린 자녀의 음악교육이 왜 좋은지, 악기를 배우는 시기와 종류, 어린 자녀의 음악적인 재능을 발굴하는 방법 등에 대해 9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음악 이상의 효과를 본다
음악을 배우면 다른 과목을 더 쉽게 배운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노래를 부르거나 듣고 연주하는 것은 정규과목을 배우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악기를 연주할 때 귀와 눈을 사용하고 손가락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등 작은 근육을 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 또한 성악을 하는 것도 배에 힘을 주고 어깨와 목을 일자로 세워야 하는 등 자세를 바로 잡아준다. 즉 음악을 뛰어넘어 운동의 효과도 되는 등 다양한 기술을 동시에 익히는 것이다.
학계에 모차르트 효과라는 말이 있는데 1993년 UCI 라우셔 교수팀이 처음 제기한 이론으로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뇌의 활동이 촉진되어 지능이 좋아진다는 주장이다. 라우셔 교수팀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를 들은 대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다양한 악기 소리의 고저장단은 아동의 청음감각을 일깨워 정서를 안정시키며, 나아가 산만한 행동에서 발생하는 주의력 결핍도 해결해 준다.
또한 기초적인 언어학습에도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다양한 악기를 직접 연주해서 그 소리를 들음으로써 자신의 행동에 따른 소리를 즐길 수 있으며, 손으로 하는 행동의 범위 역시 발전시킬 수 있다.
■사람을 변화시킨다
음악은 소리이다. 소리는 청각을 통해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소리에 집중하고 모방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배우는 것이다. 음악은 사람의 몸, 마음과 영혼 속에 들어가서 그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라는 영화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판소리를 전수하면서 “한이 없으면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 뵙이여”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판소리는 한을 풀어내는 통로가 된다. 판소리는 특히 웃음과 눈물을 바꾸어 표현하면서 사람들의 정서적 변화를 고도로 연출하는 소리이며 신명풀이라고 할 수 있다. 일회적인 신바람이 아니라, 기쁨과 슬픔이 배어들어 마음의 깊은 바닥에 이르게 한다. 판소리를 계속 감상하면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깨닫게 되는 황홀감을 갖는다고 평론가들은 말하고 있다.
위대한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은행가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아버지와 할머니는 그가 훌륭한 목소리를 갖고 있어 위대한 성악가가 될 것이라는 말을 계속 들려주었다. 한때 그는 초등학교 교사로서의 직업에 불만을 느끼며 좌절감을 느끼다가 아버지의 격려로 22세에 교사를 포기하고 보험 외판원이 되었다. 이때 남는 시간을 이용해 성악 레슨을 받기 시작해 결국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악가가 되었다. 파바로티의 환상적인 목소리는 수많은 관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해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
■두뇌가 좋아진다
토론토 대학의 2004년 연구팀 조사결과에 따르면 6세의 어린이 12명을 대상으로 매주 9개월 동안 성악, 피아노 레슨을 시킨 결과 IQ가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음악교육과 드라마 교육을 실시한 후 IQ 테스트를 1학년과 2학년으로 올라가기 전에 했는데 음악교육을 시킨 그룹이 3포인트 올라간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드라마 교육을 실시한 그룹은 사회성은 발달했지만 IQ는 늘어나지 않았다.
음악인으로서의 두뇌는 아무리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음악인이 아닐 경우와는 다르게 작용한다. 즉 음악활동을 해온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두뇌가 성장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왜냐하면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두뇌를 더 많이 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교육을 받을수록 소리에 대한 변별력이 뛰어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어릴 때부터 음악교육을 받으면 좌뇌와 우뇌, 전두엽과 후두엽이 영향을 받아 뇌의 발달이 촉진된다는 결과를 알아냈다. 연구에 따르면 음악은 고차원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두뇌의 활동을 자극하는데, 특히 클래식 음악이 기억력과 집중력을 증가시키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악기 연주는 좌뇌와 우뇌를 균형 있게 자극함으로 두뇌를 균형 있게 발달시킬 수 있다. 실제로 과학자들 대부분은 예술활동 면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는데,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은 바이얼린 연주를 잘 했으며, 음악 애호가였다.
또한 음악교육을 시키게 되면 장기적으로 시공감각이 향상된다. 음악과 시공감각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어서 음악을 이해하면 여러 가지 요소를 시각화시켜서 하나로 묶는 기능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은 건축, 엔지니어링, 수학, 예술, 게임, 컴퓨터 학습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시험성적이 좋아진다
2007년 캔사스 대학 연구팀이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음악교육을 제대로 받았을 경우 표준 테스트 결과 영어점수에서 22%, 수학점수가 2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음악교육을 받게 되면 집중력이 향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테스트 결과와는 관계없이 질적으로 높은 음악교육은 어린 자녀의 성공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교의 음악 프로그램 질이 높을 경우 학생들이 더욱 창조적으로 되고 스마트해지며 더 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공부도 즐기면서 하기 때문에 음악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쳐서 전체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음악교육은 결국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연결되어 어휘력 향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음악교육을 받으면 소리의 형성과 저장에 능해 자연히 기억력을 향상시키게 된다.
LA 코리안 유스오케스트라 지휘자 정진식 음악박사(Orchestra Director at Pasadena Christian School)는 “모차르트의 바이얼린 협주곡 3번을 외워서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학생은 기억력이 탁월하여 다른 과목을 너무 쉽게 암기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고 밝혔다.
■음악을 즐긴다
음악은 자녀의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음악 이외의 과제에서도 학습에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음악을 한다고 해서 학생이 반드시 명석해진다고 여기면 실망할 수 있다. 그 성과는 단 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교육에 내재된 혜택은 음악세계의 일원이 되면서 연주 기술을 배우고 그 성과를 측정하면서 본인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음악은 어린 자녀들이 재미있게 사는 계기를 갖게 하고 결국 행복을 느끼게 하며 장기적으로 명석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부모들은 음악 프로그램에 자녀들을 등록시켜서 더 우수한 학생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그러나 음악의 모든 면을 음미하면서 악기나 노래를 배우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음악성이 있음으로 해서 누리게 되는 혜택은 이렇게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상황이 틀리기 때문에 음악을 배운다고 해서 학습에 있어서 만사형통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음악은 어떻게 보면 음악 그 자체이다. 자녀가 음악을 잘 한다고 다른 공부에서도 우수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지 말고 음악 그 자체를 즐긴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행복해하는 소박함과 단순함도 필요하다. 음악은 또한 표현의 한 방식이기 때문에 자신의 심성과 개성을 음악으로 표현하다 보면 세상과의 소통도 원활해진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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