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나 주말에 분실하면 은행·카드사 신고 못하고 현금 없어 낭패… 조심 카드번호 외워두면 도움
▶ 비상용 카드·일정액 현금 집에 두고 다니는 게 좋아 타주 운전면허 분실 골치 거주지 면허로 빨리 바꿔야
■ 지갑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이 알아야 할 사항
지갑을 잃어 버렸을 때만큼 당황하고 한심스러운 때가 없을 것이다. 분신처럼 지니고 다니던 지갑 속에는 자신에 대한 온갖 정보들이 가득 들어 있어 누군가가 자신의 속살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것 같아 소름마저 돋아난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지가 지갑을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들에게 주는 재미있는 조언을 정리했다.
40대의 김 여사는 친구들과 만나 술을 딱 두잔 만 먹었고(3잔 일지도 모르겠다) 다음 장소로 가기 위에 택시에 올랐다. 분명 지갑을 꺼내 요금을 낸 기억이 생생했다. 커피샵에 앉아 주문을 하다가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아차렸다. 택시에서 떨어뜨린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택시는 이미 떠나 버린 후였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의 부주의를 책망도 해보고 술 때문이라며 후회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택시에 지갑, 랩탑, 가방, 심지어는 고가의 첼로까지 두고 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택시회사에 전화를 해 봐도 거의 대부분 없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김 여사처럼 술에 취하지 않더라도 지갑 분실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갑을 분실하는지를 알려주는 통계는 없지만 연방 법무부에 따르면 신분도용을 당한 사람들의 20%는 지갑이나 개인수표 분실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는 다행히 소셜시큐리티 카드나 수표책은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돈도 많지 않다. 하지만 심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
▲밤이나 주말에는 분실하지 말라.
당황한 김 여사가 크레딧카드 회사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어카운트에 접속이 되질 않았다. 친구에게 “술 세 잔 마시고 패스워드 잃어버릴 정도는 아니야”라며 흥분을 했지만 혈압만 높이는 꼴이었다.
직원과 직접 연결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 직원은 카드번호를 모른다며 아침에 되어야만 어카운트에 접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누군가가 지갑을 주워 느긋하게 24시간 영업 전자제품 가게에 들어가 근사한 랩탑을 사는 끔찍한 상상까지 해 봤다. 물론 카드회사에서 김 여사에게 비용을 물리지는 않겠지만 누가 알겠는가.
토요일 밤 지갑 분실은 더 황당하다. 은행은 일요일 문을 열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으니 돈을 찾아 쓸 방법도 없다. 월요일 은행에 가서 크레딧과 데빗 카드를 새 것으로 신청하면 2~3일을 걸릴 것이고 15달러의 요금을 내야 한다.
▲술을 마실 것이라면 지갑을 통째로 가지고 가지 말라.
술은 한두 잔을 마셔도 사람의 생각이나 신경을 둔화시키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지갑뿐 아니라 자동차 열쇠, 셀폰을 술좌석에 놓고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여사는 술좌석에 나갈 때는 필요한 물건만 챙겨 간다. 물론 필요한 물건은 몸에 두르는 끈 달린 가방 안에 넣는다.
▲지갑을 습득한 사람이 연락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어떤 경우에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지갑을 주워 연락을 해 주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연락처를 모르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김 여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주소를 넣고 다닌다. 물론 굿 사마리탄을 만난다는 가정 하에서다. 김 여사는 비즈니스 카드도 한 장 추가한다.
▲비상용 크레딧 카드와 현금은 집에 두고 다닌다.
토요일에 지갑을 잃어버리고 나면 일요일에는 무일푼이 된다. 물론 김 여사는 문 옆 항아리에 다소간의 현금을 숨겨 놓아 큰 지장은 없었다. 그러나 크레딧 카드와 데빗 카드, 그리고 현금까지 가득 담긴 지갑을 잃어버리면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일요일에 쓸 돈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꾸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김 여사는 2개의 비상용 크레딧 카드를 집에 두고 다닌다.
김 여사의 모친은 항상 자동차에 비상금을 넣고 다니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김 여사는 아파트 모처(장소는 비밀)에 다소간의 현금(아주 적은 금액)을 숨겨 놓는다.
▲기프트카드를 가지고 다니지 말라.
기프트카드는 찾지도 못한다. 김 여사는 지갑 잃어버리기 전날 한 가구점에서 산 의자를 반품하고 받은 30달러짜리 환불카드를 받아 지갑에 넣었었다. 결국 의자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구점에 가지 않은 것이 더 좋을 뻔 했다. 공연히 ‘발품’만 팔고 남의 좋은 일 시킨 결과가 됐다.
▲크레딧 카드 번호를 외워둬라.
김 여사가 카드회사에 전화를 했을 때 크레딧 카드 번호를 알고 있었다면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즉시 카드 사용중지를 시켰을 것이다. 직원이 번호를 물었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고 결국 직원은 도와줄 길이 없다고 대답했다.
김 여사 같은 실수를 막으려면 크레딧 카드 번호를 외우고 다녀라.
▲타주 운전면허가 있다면 빨리 바꿔라.
김 여사는 4년 전 뉴욕에서 LA로 이사 왔다. 물론 돌아갈 마음은 없다. 하지만 김 여사는 좀 게으른 편이어서 아직도 뉴욕 운전면허를 발급 받지 않고 다녔다. 아마 한두 달 후면 만기가 될 것 같다.
DMV에서는 기존의 라이선스를 가지고 신규 라이선스를 발급한다. 그런데 뉴욕 것을 잃어 버렸으니 캘리포니아에서 새 라이선스를 그냥 줄 리 없다. 뉴욕으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 DMV에서 아직 뉴욕에 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운전면허 분실신고를 한 후 다시 받아야 하거나 캘리포니아 운전면허 시험을 다시 치르고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김 여사는 결국 동네 DMV에 가서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통과 한 후 캘리포니아 라이선스를 발급 받았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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