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을학기 명문 사립대 입학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했다. 정상급 스펙을 갖춘 학생들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을 정도로 대학들의 입학 문이 더욱 좁아졌음을 실감케 했다. 명문대들의 합격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줄줄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고 수준의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은 후배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된다. 뛰어난 학업성적과 시험점수에다 독특한 매력 포인트인 ‘플러스알파’까지 겸비한 한인 명문대 합격생들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총학생회장·스카웃 활동‘대통령상’
■ 에드워드 김 (밴나이스 고교) 다트머스·듀크·존스 홉킨스 합격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월스트릿 CEO가 되는 게 꿈이에요”
한인이 다수 재학 중인 밴나이스 고교에서 올해 수석졸업(valedictorian)의 영광을 차지한 김군은 시간 날 때마다 오는 6월 열리는 졸업식 때 수석졸업자로서 행할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김군은 최고의 아카데믹 스펙뿐만 아니라 현직 총 학생회장(ASB President)으로 남다른 리더십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 보이스카웃 대원 중 3~4%만 된다는 최고 계급인 이글스카웃 타이틀까지 따내는 등 학업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성공적으로 병행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은 고교에서 수석졸업자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스펙을 갖춰야 할까.
김군의 Weighted GPA는 4.52, SAT I은 만점에 가까운 2,360점을 받았다. SAT 서브젝트 테스트는 두 과목을 치러 Math Level II에서 만점인 800점, 생물학에서 750점을 획득했으며 AP 시험은 1과목에서 5점, 8과목에서 4점을 받았다. 택한 AP 과목 수는 12학년을 포함해 14개에 달한다.
김군은 “7학년 때부터 보이스카웃 대원으로 활동하며 캠핑, 하이킹, 카누, 바이킹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경험했고 리더십과 협동심, 책임감,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배웠다”며 “부모님의 끊임없는 격려 덕분에 비교적 빨리 이글스카웃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고 말했다.
김군은 한인 청소년 봉사단체 화랑레오 클럽 샌퍼난도 밸리 지부 회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화랑레오 남가주 13개 지부를 총괄하는 총 회장직을 맡아 커뮤니티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김군이 한 활동 중 멕시코 하우징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에브리데이 교회 교인들과 함께 2011년과 2012년 여름 멕시코에 내려가 빈민촌 주민들을 위한 주거시설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했다. 김군은 멕시코에서의 경험담을 주제로 에세이를 써 후한 점수를 받았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봉사활동 경력을 인정받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는 ‘골드 프레지덴셜 서비스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군은 고교시절을 너무나 바쁘게 보냈다. 특히 11학년이 된 후로는 평일에는 하루 서너 시간 밖에 밤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김군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정신력으로 버텨낸 것이 열매를 맺었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한다는 메시지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취미로는 간단한 영화촬영과 비디오 에디팅을 즐긴다는 김군은 기타 연주도 수준급이다.
미 동부에 있는 합격대학 몇 개를 방문한 뒤 진학할 대학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글학교 교사… 번역·사진클럽 활동
■ 샐리 최 (베벌리힐스 고교) 조지타운·미시간·노터데임 합격
“법대 졸업 후 변호사가 돼 미국법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이민자들을 돕고 싶어요”
미 동부의 명문 조지타운 대학으로부터 4년 전액 장학금을 제안 받은 최양은 워낙 독서를 좋아해 친구들 사이에서 ‘책벌레’로 통한다.
단순히 책만 읽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읽은 내용을 꼼꼼히 분석하는 것을 즐기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영어과목을 좋아하게 됐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존 스타인벡이 집필한 ‘분노의 포도’(Grapes of Wrath)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두 작품 모두 고등학교 필수 리딩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불후의 명작들이다.
9세 때 가족과 함께 도미한 1.5세인 최양은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유지하며 다양한 과외 및 봉사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쌓았다. 11학년 때 교내 학생클럽인 ‘레오클럽’을 창설해 초대회장을 역임했고 재활용품으로 예술작품을 만들어 판매한 기금을 대지진 참사로 고통을 겪은 하이티와 일본 등에 구호목적으로 보내기도 했다.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매 주말 한글학교 교사로 어린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고 7학년 때부터 교회에서 찬양 리더와 피아노 반주자로 활약했다. 봉사활동으로 대통령상을 네 번이나 수상했다.
그러면서도 뛰어난 학업성적을 받아 여러 명문대에 동시 합격하는 기쁨을 안았다. 최양의 고교 Weighted GPA는 4.37, SAT I 점수는 2,320점. SAT 서브젝트 테스트는 세 과목을 치렀는데 한국어에서 만점인 800점, Math Level II 790점, 물리학 750점을 각각 획득했다.
어렵다고 소문난 AP 시험은 4과목에서 5점을 받았고 택한 AP 과목 수는 12학년을 포함해 9개이다. 공부를 잘하게 된 특별한 비결은 없지만 평소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고 늦은 시각까지 책과 씨름했다고 한다.
최양은 “대학에서 영문학이나 정치학을 전공, 법대 진학 준비를 충실히 할 계획”이라며 “사회의 그늘진 구석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이 어깨를 펴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양은 작문에도 소질이 있다. 한국의 한 대학이 주최한 국제 작문 경연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으며 인천광역시의 대표 간행물인 ‘굿 모닝 인천’의 다양한 콘텐츠를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에도 참여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학교 사진클럽 멤버로도 활동, 사진촬영에도 능숙하다.
최양은 LA 인근 게티센터와 게티빌라를 찾아 예술품을 감상하는 것을 즐기며 피아노와 플룻 연주도 일품이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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