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의 전쟁위협이 반복되고 있다. 북한에서 내보내는 것으로 된 3일 가상 전쟁 시나리오가 인터넷 유튜브에서 전면 화두를 차지하고 있다. 그 내용대로라면 북한의 첫 날 선제공격, 수천발의 미사일과 포격에 의해 남한 군대의 주력 기지들과 미군의 작전 기지들이 초토화되고 그들의 표현대로 ‘괴멸’되고 만다.
둘째 날에는 북한의 특수 지상군 1만5,000명이 군 수송기로 남한으로 공수, 낙하하여 남한 전역을 장악하고, 휴전선으로 5만의 정예부대가 이미 초토화된 남쪽으로 진격하여 하루 만에 남한 전체를 해방시킨다.
셋째 날에는 끊어진 전력, 수도, 식량, 연료 등으로 혼란상태에 빠진 남한 인민들을 위하여 치안을 확보해 나가는 날이 된다. 말하자면 전쟁은 이틀로 끝나고 제 3일은 인민 안정과 해방의 날이 되는 셈이다.
북한 전역이 이런 전쟁 준비에 동원되고 있고, 김정은은 연일 전방의 군인 부대를 방문하여 군사지도(?)를 계속하고 있다. 말하자면 북한은 이미 전쟁 속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북한의 요란스런 선전에 박근혜 정부는 이미 몇 차례 경고한 대로 북한이 비록 국지전으로라도 종전의 천안함 침몰이나 연평도 포격 같은 도발이 있으면 이번에는 아예 그런 도발의 본거지 자체를 공격하여 ‘본때’를 보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연일 계속되는 전쟁위협이 반복되고 있지만, 정작 남한의 국민들은 태연자약하다. 박근혜 정부는 늦은 새 정부 출발을 서두르느라 정부 요직의 장관들을 임명하기에 바쁘고, 또 국회는 장관들의 청문회로 설왕설래, 요란하다. 게다가 대통령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하였던 안철수씨가 서울의 노원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문제로 보수와 진보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연일 그 선거의 추이와 분석에 바쁘다.
그런가하면 천추의 한이 맺힌 것 같은 북한의 미제 섬멸의 위협(?)에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숟가락으로 식탁을 요란하게 친다고 해서, 그런 방법으로 뭔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간단히 응수해 두고 있다. 유엔은 북한의 경제제재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고, 일본도 독자적인 북한의 목조르기를 구상 중에 있다고 했다.
더구나 북한의 가장 두터운 우방인 중국마저도 요즘 들어 식상한 표정이다. 북한의 핵 위협과 도발 선전에 아무리 우방이지만 이제는 지겹다는 인상이 역력하다. 이런 주변국들의 태도와 대한민국의 안정된 대응은 북한의 전쟁 시나리오와 아우성을 인터넷 게임 수준으로 평가 절하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 앞에서 연일 전쟁 시나리오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이 그 반응 없는 위협을 나중에 어떻게 처리할 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칼을 뽑았으면 짚단이라도 베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도 북한을 달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말 ‘짚단’이라도 베는 식으로 불장난을 저지른다면 북한은 더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북한은 최근의 위협을 마무리하는 일이 매우 어려우리라고 생각된다.
지난달 22일, 한국 통일부는 미국에 본부를 두고 한국에도 그 지부가 있는 ‘유진벨 재단’의 북한 지원을 허용하였다. 총 6억7,000만원 상당의 결핵약을 평양과 남포, 평안남도 지역의 8개 결핵치료소에 있는 500여명의 환자들을 위하여 제공한다고 한다. 그동안 억제되던 북한 지원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 민간지원이 허용된 것이다. 말하자면 북한의 그 원색적인 전쟁 위협에도 남한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한 신뢰 프로세스 정책’의 첫 발을 내딛었다고 볼 수 있겠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 고아지원을 위해서 일해 온 필자 의견으로는 참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북한이 어떠한 태도를 보이든 남한 정부와 민간 지원 단체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그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게 도와주다 보면 언젠가 북한도 얼어붙은 마음이 풀릴 날이 틀림없이 오리라고 믿는다.
설사 북한이 3일 전쟁을 시작하여 대한민국을 토초화한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에 북한이 무엇을 얻을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자문해 본다면 그렇게 편한 답이 없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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