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1945년 8월6일 미국은 일본이 전쟁에 항복을 하지 않자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리틀 보이(Little boy)’라 명명된 핵폭탄이다. 일본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미국은 8월9일 나가사키에 ‘팻맨(Fat man)’이라 불리는 또 하나의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8월15일 일본 천황은 무조건 항복했고 태평양전쟁과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난다.
원폭이 투하된 후 4개월 동안 히로시마에선 16만6,000 여명이, 나가사키에선 8만 여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집계됐다. 사망원인은 20%가 피폭, 30%가 섬광화상, 50%가 피폭에 따른 질병으로 인한 원인이었다. 전쟁에 항복한 일본은 원폭의 피해를 보고 “핵무기를 만들지 않으며, 갖지 않으며, 들여오지도 않겠다”는 비핵3원칙을 발표한다.
인류 발생 이래 크고 작은 전쟁은 끊임없이 이어져오고 있다. 단 한 번도 전쟁이 끝난 적이 없다. 신성과 거룩함을 앞세우는 종교까지도 전쟁을 한다. 1618년 시작돼 1648년에 끝나 30년 전쟁이라 불리는 종교전쟁은 신성로마제국이 있던 독일을 중심으로 가톨릭교회를 믿는 국가들과 개신교(특히 루터교)를 믿는 국가들과의 전쟁이었다.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보면 중국의 고대 역사도 전쟁의 연속임을 알 수 있다. ‘회음후’편에 나오는 불량배 가랑이를 기었다는 한신장군의 이야기를 비롯해 1,000여년에 걸친 수많은 장사와 왕들의 이야기가 사기엔 출연한다. 이들 모두는 전쟁에 얽혀 생을 산 사람들이었고 작든 크든 각 나라의 흥망성쇠와 약육강식에 연루돼 삶을 산다.
동족상잔의 전쟁인 한반도 전쟁은 지금도 이어진다. 1945년 8월15일 이후 남엔 미군이 북엔 소련군이 진주한다. 남은 3년간의 군정 끝에 1948년 4월13일 대한민국이 창설돼 초대 이승만대통령 이후 18대 박근혜당선인까지 이어진다. 북은 1948년 9월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만들어지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세습으로 이어진다.
1950년 6월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27일 휴전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작고 큰 교전은 수없이 많았다. 휴전이란 말 그대로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쉬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나온 것이 북핵이다. 이번에 실험된 3차 핵실험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한 것이었다.
독일에서 발표된 바에 의하면 이번에 북에서 실험된 핵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 폭발력의 5배가 넘는다고 한다. 플루토늄에서 우라늄제조로 들어가 앞으로 북은 핵폭탄을 다량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은 전 국토를 미사일 기지화 하여 미사일에 핵탄두만 실리면 남한과 일본 전국은 물론 미국 본토에까지 핵무기가 날아올 수 있다.
지난 5일 북한은 ‘은하9호를 타고’란 선전용 동영상을 통해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미국에서도 뉴욕의 맨하탄이 공격을 받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화염에 휩싸인 채 무너져 내리는 동영상이다. 대륙간탄도 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어 쏘아 올리면 1만km(약6천마일)까지 도달할 수 있어 미 본토도 사정권내에 있다.
만약의 경우, 서울이나 뉴욕이 북한으로부터 선제공격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보다 수십 배의 폭발력이 있는 수소핵폭탄으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치광이처럼 날뛰고 있는 북의 모습을 보면 언제 김정은이 핵폭탄을 쏘아 올릴지 알 수 없다. 체제유지를 위해 그들이 무슨 짓을 못할까.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 얼마 후 정몽중의원은 북의 군사력과 남의 군사력을 이렇게 비교했다. “기관총을 든 집과 돌멩이를 가지고 싸우려 하는 집”이라고. 이참에 남한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했다. 늦었다. 남한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핵보유를 포기한 것은 1970년대 중반이다. 그 때부터 남한은 미국의 핵우산 하에 지내오고 있다.
미국이 아니면 남한은 절망이다. 세계 정서에 맞추어 비핵화를 선언하고 그에 충실히 따르고 있는 남한이 북의 핵을 막거나 이길 수 있는 길은 없는가. 있을 것이다.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남한에 사는 국민들이 안보불감증에 걸려있는 것 같다. 설문조사결과 특히 30-40대가 북이 핵실험을 했는데도 무반응이란다. 전쟁, 진정 필요악인가! 서울과 뉴욕이 불바다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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