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상한선 턱밑에 이르렀다’ ‘재정절벽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도 지나 파산절벽 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미국경제가 계속 요동을 치고 있다. 그 상황에서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이는 그러나 하나의 단순 증세에 불과하다. 미국이 맞은 진짜 위기는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이다.” 위클리 스탠다드의 조너던 라스트의 주장이다.
출산율이 저하된다. 계속 떨어져 대체출산율(인구 현상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선진국 기준으로 2.1)이하가 되면 찾아오는 것이 고령화현상이다. 그리고 뒤따르는 것이 인구 감소다.
경제, 정치, 그리고 문화에 이르기까지 한 국가가 맞이한 모든 문제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바로 출산율 저하다.
미국이 맞이하고 있는 대부분 문제의 근원적 원인을 라스트는 바로 ‘낮은 출산율’에서 찾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의 진짜 위기를 ‘인구절벽’으로 본 것이다.
한 국가가 ‘인구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질 때 그러면 어떤 상황을 맞게 되나. 일본이 그 답을 제시해준다.
1980년대 일본은 말 그대로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를 떨쳤다.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대로 가다가는 전 세계의 부(富)란 부는 모두 일본이 거머쥘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그 ‘일본주식회사’는 그러나 내부문제에 봉착해 있었다. 출산율 저하다. 그 증세는 이미 196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출산율이 그때부터 대체출산율 이하로 떨어졌던 것이다.
1984년 오가와 나오히로란 일본의 한 인구전문가는 이렇게 경고했다. “계속 낮아지는 출산율로 노동인구가 줄면서 일본경제의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다.” 이와 함께 2000년께 일본경제는 1%, 혹은 0%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예측도 했다.
1999년 일본경제는 하나의 변곡점을 맞는다. 일본은 부자가 됐다. 대외순자산만 3조 달러에 이를 정도로. 그러나 그때부터 성장이 멎기 시작한 것이다. 노동력감소와 함께.
미국의 출산율이 대체출산율 이하로 떨어진 때는 1970년대 초다. 현재 출산율은 1.93을 마크하고 있다. 이 같이 낮은 출산율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지속적은 성장세를 보여 온 주 원인은 일종의 아웃소싱 통해 인구증가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민이다.
그 이민 인구가 그런데 날로 줄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높았던 지역의 하나가 라틴 아메리카다. 그 지역에서도 출산율 감소현상을 보이면서 이민 인구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미국의 인구 전망을 흐리게 하는 또 다른 요소는 미국 내 히스패닉 여성의 출산율 저하다. 미국의 백인여성 출산율은 1.60이다 히스패닉여성은 2.35다. 문제는 이 히스패닉 여성의 출산율이 해마다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 때문에 현재 1.93을 마크하고 있는 미국의 출산율은 더 낮아져 미국은 ‘인구절벽’위기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라스트의 지적이다.
인구절벽 위기는 미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코앞에 맞은 현실이기도 하다.
“중국의 노동인력(19~59세)은 2012년 한 해 동안 345만이 줄었다.” 연초 중국정부의 발표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수년 앞당겨진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관련해 심각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동력감소는 가속화 현상을 보이면서 중국은 ‘루이스 변곡점’을 이미 맞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무엇을 말하나.
중국을 세계의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거의 무제한으로 보이던 값 싼 노동력이었다. 그 노동집약적 산업에 의존해오던 개발도상국으로서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같이 질(質)보다 양(量)에 의존해온 것이 중국의 경제 모델이었다. 변곡점을 맞은 중국경제에 요구되고 있는 것은 구조변화다. 그런데도 베이징은 투자에 의존하는 경제방식을 고집, 과잉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경제의 버블에 대한 우려만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이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과거 소련이 그 함정에서 주저앉았다. 1950년대만 해도 한국보다 훨씬 부유했던 필리핀도 마찬가지다. 중동지역, 라틴 아메리카지역 국가들도 모두 실패했다. 중국도 그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이라는 게 새삼 나오고 있는 전망이다.
“중국경제가 그런대로 추격세를 보이는 것은 앞으로 불과 7년이 고작이 아닐까. 노동인력이 1400만이나 부족 되는 2020년께 그동안 중국이 누리던 ‘인구배당효과(demographic dividend-노동인구 숫자 증가에 따른 경제적 혜택)가 완전 고갈되는 그 때까지나 겨우.”
한쪽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맞는 전망일까. 글쎄….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다.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다. 그 전망이 허구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