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12월 수많은 고교생들이‘드림스쿨’ 합격을 목표로 치열한 대학입시 전쟁을 치른다. 우수 학생들의 공통된 희망인 명문대 진학은 공부만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학업성적, 시험점수는 기본이고 여기에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끈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공부 및 과외활동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소중한 것은 내가 가야할 길을 이미 거쳐 간 선배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터득해 장점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드림스쿨 합격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학생들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명문대에 들어가려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가을학기에 거의 모든 한인 학생들의 꿈인‘아이비 플러스’ 대학에 조기전형으로 합격한 한인학생들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하버드’샐리 나 <17·한국명 혜리·노스할리웃 고교 (Highly Gifted Magnet)12학년>
“좋아하는 분야 꾸준히 한 게 비결”
“어릴 적부터 드림스쿨인 하버드에 합격해 정말 꿈만 같아요. 잘하고, 또 원하는 활동을 열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한 것이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IQ 145 이상인 학생 300여명이 최고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노스할리웃 고교 Highly Gifted Magnet에 재학 중인 나양은 요즘 사방에서 축하를 받느라고 정신이 없다.
전 세계 우수 학생들이 꼽는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에 지난해 가을 조기전형으로 지원해 4년 전액 장학생으로 당당히 합격한 것. 나양이 꼽는 하버드 합격 비결은 의외로 심플하다. 바로 “좋아하는 활동을 꾸준히, 열심히 한 것”이라고.
나양의 ‘열정’ (passion)은 다름 아닌 수중발레(synchronized swimming). 한국에서 출생해 3세 때 호주로 건너가 5년간 그곳에서 생활한 관계로 어릴 적부터 수영에 재미를 붙였다. 나양은 10세 때 한인들에게는 생소한 수중발레에 입문, 지난해 소속 클럽인 ‘LA Synchronized Swim Club’ 멤버로 전국 대회인 ‘US오픈’에 출전해
듀엣 부문에서 6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나양은 “수중발레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창조적인 예술”이라며 “평일에는 3~4시간, 주말에는 5시간씩 수중발레를 연습하면서 끈기와 도전정신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학업을 게을리 한 것도 아니다.
9학년 때부터 현재까지 무려 15개의 AP 과목을 택하며 수중발레 연습장을 오가는 자동차 안에서 간식을 먹으며 숙제도 하고, 시험준비도 했다고 한다.
나양의 고등학교 Weighted GPA는 4.30, SAT I은 두 차례 응시해 최고점수는 2,400점 만점에 2,320점이다. 어렵다고 소문난 AP 테스트는 모두 9과목을 치러 6과목에서 만점인 5점, 나머지 3과목은 4점을 얻었다.
SAT 서브젝트 테스트는 3과목을 봤는데 한국어에서 만점인 800점, Math Level II에서 790점, 미국 역사에서 780점을 획득했다.
대입원서 에세이 주제는 ‘호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 . 낯선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어떻게 이를 극복했는지에 대한 글을 써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수중발레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뺏기면서 나양은 어떻게 최고의 성적을 유지했을까. 학업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항상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고 무슨 일이든 절대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처리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SAT I에서 고득점은 올린 비결로는 시험전 연습문제들을 꾸준히 풀어본 것을 들었다.
리더십도 탁월하다. 학교에서 적십자 클럽(Red Cross Club)을 창설해 초대 회장을 지내며 언제 발생할지 모를 대형재난에 대비한 커뮤니티 기금모금 활동에 앞장섰고 학교 모의재판 팀 멤버로 활약하며 LA카운티 고등학교 모의재판 대회에서 ‘최우수 변호사’ (Outstanding Defense Attorney)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0년 5월 아태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해 열린‘LA시 창작 경연대회’에서 ‘나는 왜 특별한가‘라는 글을 응모해 9~10학년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고 11학년 때 역시 아태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웰스파고 뱅크 후원으로 열린 포스터 공모전에서 700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나양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라고 격려하고 기도해준 부모님이 없었다면 오늘의 샐리 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법률계 또는 국제관계 분야에 관심이 많은 나양은 하버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또는 정치학을 전공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
아카데믹 프로파일
▲Weighted GPA: 4.30
▲SAT I 점수: 2,320
▲SAT 서브젝트 테스트 점수: 한국어 800점, Math Level II 790점, 미국 역사 780점
▲AP 과목수: 15개(12학년 포함)
▲AP 테스트 점수: 6과목에서 5점, 3과목에서 4점
▲지원한 대학: 하버드(조기전형), UC버클리, UCLA, UCSD
▲합격한 대학: 하버드, UC는 3월 이후 합격자 발표
‘ MIT’크리스천 최 <17·한국명 현우·풀러튼 트로이 고교 12학년>
“화학만큼은 최고 될래요”
각종 과학·수학 올림픽서 수상
명문대 선배들 경험담 큰 도움
“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좋아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 든 것이 명문대 합격으로 이어졌죠”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모인 풀러튼 트로이고교에서 조기전형으로 MIT에 유일하게 합격한 최군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과학도’이다. 그 중에서도 화학에 대한 최군의 관심과 열정은 남다르다. 10학년 때 택한 화학 클래스 교사의 재미있고 열정적인 수업방식에 이끌려 화학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는 최군은 학교 과학올림픽팀 공동주장을 맡아 지난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내셔널 과학올림픽’ (National Science Olympiad)에서 소속팀이 종합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주역이 됐으며 개인부문에서도 7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밖에 화학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출전하는 ‘내셔널 화학올림픽’ (US National Chemistry Olympiad)에 유일한 학교 대표로 참가해 탑50 안에 이름을 올려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최군은 “화학이 다루는 물질의 변화와 화학이 삶의 질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정말 매력적”이라며 “화학에서 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최고 수준의 공대에 합격할 정도면 아카데믹 스펙도 엄청날 터. Weighted GPA는 4.62에 달하며 ACT에서 36점 만점에 35점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SAT 서브젝트 테스트는 과학도 답게 Math Level II, 물리
학, 화학, 생물학에서 모두 만점인 800점, 미국 역사는 740점을 얻었다. 또한 11학년 때까지 택한 7개의 AP 과목에서 모두 AP테스트에 응시해 5과목에서 만점인 5점, 2과목에서 4점을 받았다.
고등학교를 다지면서 칼스테이트 풀러튼, 풀러튼 주니어 칼리지에서 음악이론, 생화학 등 2개의 대학 강좌를 수강하기도 했다.
또한 대입 에세이는 ‘내가 왜 화학에 깊게 빠지게 되었는가’를 주제
로 화학을 사랑하게 된 배경을 상세히 기술해 입학사정관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과학 외에 다른 과외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UCLA에 재학 중인 형의 영향으로 사진에 재미를 붙여 학교신문 사진기자로 활약했고 학교육상부에 들어가 멀리뛰기, 3단 뛰기 선수로도 활약했다.
비디오게임과 피아노로 학업 스트레스를 떨쳐버린다는 최군은 앞서 명문대에 진학한 가족, 친지, 학교 선배들의 경험담과 노하우를 들으며 명문대 진학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최군은 “하버드, 스탠포드, 프린스턴, 칼텍 등 여러 명문대에 지원해 아직 진학할 대학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의대에 진학하는 것을 고려하겠다”며 “어떤 과목을 택하든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내가 좋아서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할 것”을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아카데믹 프로파일
▲Weighted GPA: 4.62
▲ACT 점수: 36점 만점에 35점
▲SAT 서브젝트 테스트 점수: Math Level II 800점, 물리학 800점, 화학 800점, 생물학 800점, 미국역사 740점
▲AP 과목수: 7개(11학년까지)
▲AP 테스트 점수: 5과목에서 5점, 2과목에서 4점
▲지원한 대학: MIT(조기전형),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스탠포드, 칼텍, 브라운, UC버클리, UCLA
▲합격한 대학: MIT, 나머지 대학들은 3~4월 합격자 발표
‘ 유펜’클레어 박 <18·한국명 희선·토랜스 비숍 몽고메리 고교 12학년>
“리더십·적극성 인정 기뻐”
다양한 독서로 어휘력 쌓아
토론 즐기고 교사들과 친분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과외활동을 통해 리더십과 적극성을 인정받은 것이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요”
가톨릭 사립학교인 비숍 몽고메리 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박양은 명문대 합격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박양의 트레이드마
크는 돋보이는‘리더십’이다.
학생 수가 비교적 적은 사립학교에서 수학클럽과 과학클럽을 창설해 각각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대지진 발생 후 초토화된 하이티를 방문, 참사현장을 돌며 셸터 및 고아원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현지인들에게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치는 ‘ 외국어선생님’으로 활약하며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박양은 과학에도 일가견이 있다. 학교 과학올림픽팀 멤버로 LA카운티 과학올림픽에 출전해 팀이 법의학(forensics) 부문에서 2위에 오르는데 크게 기여했고 지난해 여름에는 UCLA가 우수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유전학(genetics) 리서치 프로그램에 참가해 최고 수준의 교수 및 연구원들로부터 첨단 과학지식을 배우기도 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토랜스 소재 ‘리틀 컴퍼니 오브 메리 하스피틀’에서 자원 봉사를 하며 환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글 쓰는 것도 좋아해 학교신문‘ The Knight Life’ 기자로 활동하며모교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벤트 소식을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아이비리그에 당당히 합격한 것을 보면 학업성적이 어떠한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Weighted GPA는 4.38, SAT I 점수는 2,180점, AP 클래스는 12학년을 포함해서 모두 7개를 택했다. SAT 서브젝트 테스트 점수는 미국 역사 750점, Math Level II 720점, 생물학 640점. AP 테스트는 미국 역사에서 만점인 5점, 생물학에서 4점을 획득했다.
박양은 학교에서 짬짬이 시간을 내 교사들과 친하게 지내는데 많은 노
력과 시간을 투자했다. 수업시간에 질문도 많이 하고, 토론에도 적극 참여했음은 물론이다. 대입 에세이는 ‘누가 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는가’를 주제로 가족의 행복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에 대해 썼다고 한다. 박양은 “항상 웃는 얼굴로 주위사람들을 대하면서 인간관계를 다져왔다”며“ 관심 있는 대학들에 대한 정보는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얻었고 캠퍼스가 아름답고 다양한 연구기회를 제공하는 유펜에 마음이 끌렸다”고 소개했다.
평상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고 시간 날 때마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며 어휘력 쌓기에도 주력했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는 박양은 어린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행복해 장차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양은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구성훈 기자>
아카데믹 프로파일
▲Weighted GPA: 4.38
▲SAT I 점수: 2,180점
▲SAT 서브젝트 테스트 점수: 미국역사 750점, Math Level II 720점,생물학 640점
▲AP 과목수: 7개(12학년 포함)
▲AP 테스트 점수: 1과목 5점, 1과목 4점
▲지원한 대학: 유펜(조기전형), UC버클리, UCLA, University of the
Sciences(필라델피아)
▲합격한 대학: 유펜, University of the Sciences, UC는 3월 이후 합격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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