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계 스타’ 바이얼리니스트 한빈
▶ 내일 UCLA 로이스홀서 공연
새로운 모차르트’ ‘맨해턴 운더킨드’ ‘에드워드 바이얼린핸즈’ ‘클래식 음악의 르네상스 맨’…
지난 몇 년 사이 음악계의 스타로 떠오른 아마데우스 레오폴드(한빈·25)를 가리키는 수식어들이다. 클래식 음악계뿐 아니라 미술계와 뮤지엄, 패션하우스, 팝과 락스타들, 젊은이들이 그에게 열광한다. 다운타운 뉴욕에는 컬트족까지 형성됐을 정도다. 그는 뉴욕현대미술관(MoMA) 역사상 최초로 뮤지엄 내에서 클래식 음악을 솔로 연주한 뮤지션이고, 프라다와 루이뷔통 등 뉴욕의 패션 명가들의 초청으로 퍼포먼스를 열고 있으며, 카네기홀 데뷔 공연은 NBC 투데이쇼가 생중계할 정도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 타임, W매거진, 뉴요커, 보그를 위시해 수많은 패션잡지가 표지인물로 소개한 희대의 바이얼리니스트. 내일(10일) UCLA 로이스홀에서 열리는 한빈의 퍼포먼스는 아주 익사이팅 한 공연이 될 것 같다,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클래시컬 뮤직쇼’가 될 것이라는 한빈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기고 있다. “이번 목요일 로이스홀에서의 내 공연‘일요일 아침까지’(Till Dawn Sunday)를 보러오는 사람들에게 경고한다. 이것은 내가 2008년 파리 루브르에서 가졌던 공연 이래 가장 획기적인 쇼가 될 것이다. 이 공연을 위해 나는 마도나와의 투어도 포기했다”
LA 데뷔무대… 굉장히 흥분
클래식 음악의 진정한 감동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LA에서의 데뷔 연주다. 어떤 기대를 갖고 있나
- 굉장히 흥분된다. 나의 선생님 이차크 펄만이 공연하는 모습을 12세 때 처음 보았던 바로 그 무대에 내가 선다니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른다(줄리어드에서 10년동안 펄만의 지도로 공부한 한빈은 2년 전 LA타임스 인터뷰에서 펄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 최초의 사람이었으며, 그를 통해 음악이 뭔지를 배웠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 ‘일요일 아침까지’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 어둠을 통해서 하느님을 찾는 클래시컬 리사이틀, 어둠 없이는 밝음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연이다. 나는 11세 때 LA에 와서 5년 살았고(샌타모니카 크로스로드 예술학교와 콜번 스쿨에서 공부했다), 15세 때 뉴욕으로 가서 혼자 살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아시안이 없는 환경에서 혼자 커리어를 쌓고, 혼자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길은 아주 힘든 여정이었다. ‘일요일 아침’까지는 그 경험을 담아 2년 전 만든 프로그램이다. 4개 챕터로 구성돼 있는데 1부는 어둡고 힘든 시기,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 가장 어두운 순간을 표현한다. 2부는 결코 낫지 않는 상처를 견뎌내는 음악, 3부에서는 인생의 밝은 면, 사랑과 자신감, 행복과 기쁨이 펼쳐진다. 4부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부터 메시앙의 아기 예수에 관한 곡까지 영혼의 고양을 다루고 있다.
▲어떤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나
- 아주 스페셜한 공연이 될 것이다. 의상도 6~9개 선보인다. 하지만 패션에 관한 쇼는 결코 아니다. 클래식 음악을 팝음악처럼 경험할 수 있고 가슴에 담을 수 있도록, 아무리 어려워도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 보내려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음악을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픈 것과 즐거운 것을 나누는 시간이다.
▲언제부터 특별한 패션과 분장을 하기 시작했나
- 어렸을 때 나는 어머니가 새벽 5시에 일어나 정성들여 치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랐다. 청와대 꽃꽂이 전문가였던 어머니는 언제나 예쁘게 화장하고 옷을 곱게 차려 입고 샤넬 넘버 파이브 향수를 뿌리고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나가셨다. 그리고 돌아오실 땐 남은 꽃으로 작품을 만들어 오셨는데 그런 미적 감각과 스타일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7세 때부터 순회연주를 다녔던 나에게 매번 무대의상을 마련해 주신 분도 어머니다. 시장에서 싼 걸 사다가 멋지게 만드셨는데, 지금 내가 싸구려 옷을 비싸게 만드는 기술은 엄마에게 배운 것이다(웃음). 유명 디자이너 것이든 싸구려 옷이든 모두 나의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어떤 느낌으로 분장과 퍼포먼스 준비하나
- 컨셉과 이미지는 음악에서 나온다. 연주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내가 그 이미지가 되는 것이다. 내가 무대 위에서 하는 모든 것은 음악을 표현하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이걸 하면 재미있겠다든가 멋있어 보이라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퍼포먼스가 중요하다면 듣는 것만으로는 한빈의 연주를 100% 즐길 수 없을까
- 영화 ET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을 넘어 날아가는 장면에서 아름다운 바이얼린 연주가 나온다. 어릴 때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그런 감동과 환상을 주는 바이얼리니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무대에서 바이얼린은 악기가 아니라 나의 목소리다. 난 무슨 음악이든지 충분히 나의 음악으로 체화하지 못하면 무대에서 연주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연주는 보지 않고 눈을 감고 들어도 그 이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뮤지엄에서 연주를 많이 하는 것이 특별하다
- 운이 좋았다. 연주자들은 지휘자의 눈에 띄어야 하는데 나는 큐레이터의 눈에 띄었다. 큐레이터들은 독창적인 아티스트를 늘 찾고 있는데 나에게서 뭔가를 본 것이다. 빅 브레이크는 뉴욕 모마(MoMA)에서의 공연이었는데 거기에 마도나와 신디 셔먼이 왔었다. 어릴 때 뮤지엄에서 작품을 감상했던 아티스트가 나를 보러 왔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줄리어드 졸업 후 프라다에서 연주 의뢰가 들어온 적이 있는데 매니저가 나를 어떻게 알았는지 물어봤더니 신디 셔먼이 추천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정말 울 뻔했다.
▲고전부터 현대까지 망라하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작곡가가 있나
- 여러 음악가가 다 좋아서 다 함께 연주하는 것이다. ‘일요일 아침까지’를 예로 들면 월요일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일어나는 일주일 동안의 모두 다른 시간들, 우리가 겪어내는 모든 일들을 각기 다른 시대와 사조의 음악들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 사람들이 필요한 예술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사랑하게 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내 연주를 통해 불확실한 삶 가운데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다. 난 지금 25세인데 앞으로 5~10년 정도는 젊은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전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요즘 젊은이들은 클래식이 지루하다는 생각조차 안한다. 아예 모르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서 클래식 음악은 소중한 예술들에 대한 노스탤지어이고, 갈망이다. 어릴 때 흑백 TV에서 패티 김을 보고 느꼈던 감동, 엘비스 프레슬리와 마이클 잭슨에 대한 감동의 기억이다. 요즘은 그렇게 감동적인 공연을 찾기 힘든데, 나는 그런 공연을 하고 싶다.
▲이번 연주회가 얼마나 중요한가
- LA는 나에게 고향 같은 곳이라 큰 의미가 있는 공연이다. 작년에 마도나의 음반작업(새 음반 MDNA의 ‘뷰티풀 킬러’ 연주)에 참여했다가 같이 투어하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그걸 포기했을 정도로 이 공연은 너무 중요하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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