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 학계-한인언론 첫 연대… UCLA‘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 석좌교수제’
UCLA 한국학연구소 존 던컨 소장(가운데)과 연구진들이 UCLA 상징인 로이스 빌딩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UC의 대표적 명문인 UCLA는 미국 내에서 한인사회를 비롯한 아시안 관련 연구의 메카다. 한인 학자 데이빗 유 소장이 이끌고 있는‘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소’(Asian American Studies Center)와 한국을 한국인만큼 잘 아는 존 던컨 소장이 이끌고 있는‘한국학 연구소’(Center for Korean Studies)가 양대 축을이루고 있는 가운데 특별히 미주 한인들과 한인사회를 집중 연구하기 위한‘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 석좌교수직’(The Korea Times-Hankook Ilbo Chair in Korean American Studies)이 설치돼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2010년 한인사회서 기금 모아 시작
4.29폭동 20주년 컨퍼런스 등 개최
미국내 최대 한국학 연구소로‘우뚝’
1969년 설립돼 다양한 분야의 아시안계 미국인 연구에 주력해 온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소는 지난 2010년에는 미국에서 최초로 미주 한인 사회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 석좌교수’직을 설치했다.
한국일보 미주본사 주도로‘ 포에버 21’의 장도원 회장과‘ 밝은미래재단’ 홍명기이사장 등이 참여해 한인사회에서 조성된 50만달러의 기금을 바탕으로 설치된 이 석좌교수직은 미국내 대학 최초로 미주 한인사회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석좌교수제다.
미국 내 대학 가운데 ‘코리안 아메리칸학’ 연구를 목적으로 석좌교수직이 설치된 것은 UCLA가 처음이며 미주 한인 언론의 이름을 딴 석좌교수직이 생긴 것도 이때가 최초였기 때문에 한인 사회 뿐 아니라 주류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재 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 석좌교수직은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젊은 한인 법학자인 제리 강 교수(법학)가 맡고 있다.
제리 강 교수는 석좌교수직을 맡은 후 사회 심리학자들과 더불어 동일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인 변호사들이 백인 변호사들에 비해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고정 관념에 대해 연구했으며, 2012년 4월에는 한미연합회 및 한인타운 청소년회관(KYCC) 등과 함께 4.29 폭동 20주년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UCLA와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소는 기존의 석좌교수직의 명칭을‘ 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 및 법학 석좌교수’(The Korea Times-Hankook Ilbo Chair in Korean American Studies and Law)로 변경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들을 진행 중이다. 기존 명칭에‘ 법학’이 추가된 것으로, 이같은 계획은 현재 석좌교수로 있는 제리 강 교수의 학문적 성취를 인정해 그의 연구 범위를 넓혀주기 위한 목적이다.
하버드 법대 출신으로 일찍부터 연구와 교육에 두각을 나타내 온 강 교수는 아시안 아메리칸 인종관련 법률 연구와 사이버 법률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강 교수는 그 동안‘ 2차 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의 강제 수용’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폭력’ 및‘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민 및 정치활동’ 등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학계에 제출해 왔다. 강 교수는 이와 함께 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법률문제에 주력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법률과 새로운 정보 구조에 따른 사회적 영향에 대한 혁신적 연구 성과를 이뤄냈다.
석좌교수의 연구범위가 좀 더 확대되면 강 교수가 주력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인터넷 법률 비교 연구와 한인 변호사의 증가 등의 연구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연구소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UCLA 한국학 연구소는 지난 3월부터 ‘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현대 한국학 강좌’ (The Korea Times-Hankook Ilbo Lecture for Contemporary Korean Studies)를 시작해 주류 학계와 한인 언론과의 연대를 통한 학문적 성과의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현대 한국학 강좌’는 UCLA 출신인 본보 장재민 회장 등의 주도로 향후 5년 동안 한인사회에서 지원하는 10만달러의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을 이용해 연 1~회에 걸쳐 현대 한국 사회의 제반 현상에 대한 학술 강연회를 개최하는 프로그램이다.
UCLA 한국학 연구소는 2012년 3월 최만립 이낙반도체 회장을 초청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냉전해체 과정과 한국의 경제발전’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한국학 연구소는 201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KPop 및 한류를 주제로 한 강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대용 기자>
“한인 신진학자들 늘어 연구영역 다양화”
■ 제리 강 초대 석좌교수
“ 한인 학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한인들의 연구 분야는 더욱 다양화해질 것입니다”
초대 ‘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제리 강(사진) 교수는 미주 한인 연구를 위한 석좌교수직 설치에 대해 “한 커뮤니티의 이민 스토리는 새로운 땅과 문화를 통해 수많은 난관들을 극복하며 생존해 가는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들로 이뤄져 있다”며 “하나의 커뮤니티에 대한 이민 연구가 이뤄지지 위해서는 상당한 성공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한인 커뮤니티 연구를 위한 석좌교수직 설치는 미주 한인들이 단순히 생존한 것을 넘어 충분히 번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리 강 교수는 지난 2010년 석좌교수에 임명된 이후 사회심리학자들과 공동으로 한인 변호사들이 백인 변호사에 비해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2012년 4월에는 커뮤니티 단체들과 함께 4.29 폭동 20주년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그동안 한인들에 대한 연구가 양적·질적으로 충분하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UCLA의 데이빗 유 교수나 박계영 교수,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교의 에드워드 박 교수 등에 의해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며 “한인들이 의료나 법학을 벗어나 교육의 목적을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에 신진 학자들에 의해 사회나 경제, 역사적인 관점에서의 새로운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타인종 수강생도 몰려 정원 제한할 정도”
■ 존 던컨 한국학연구소장
“‘코리아타임스-한국일보 현대 한국학 강좌는 현대 한국 사회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존 던컨 한국학연구소장은“ 한국학연구소는 전근대 역사·미술·종교 분야에는 강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현대 한국 사회 연구에는 약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던컨 소장은 “오래 전부터 현재 한국 내에서 일어나는 경향들에 대한 연구를 보완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이를 위해 현대 한국 사회의 문화 정치 경제 현상 다루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던컨 소장은 이 과정에서 UCLA 동문인 본보 장재민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장 회장의 주도로 한인사회에서 5년 동안 총 10만달러의 기금을 지원받아 그 수익으로 매년 강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한인사회에 고마움을 표시냈다.
교육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던컨 교수는“ 20년 전 UCLA에 부임했을 때 처음 개설한 한국문명사 강좌에 30명 정도 수강했는데 현재는 160명이 정원으로 제한할 정도로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며“ 수강생의 인종도 다양해져 한인 학생들이 대부분이던 것이 현재는 다른 아시아계는 물론 백인과 라티노 학생들도 대거 수강하고 있다”며 격세지감을 표현했다.
던컨 교수는“ 1985년 설립된 한국학연구소는 이제 교수 10명과 전임강사 5명 등 15명의 교수진을 갖춘 미국 내 최대 한국학연구소로 성장했다”며 “이미 35명의 한국학 박사를 배출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한국학 연구자를지속적으로 배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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