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지사·시장 강력 천명
▶ NRA 주장에 비난 확산
뉴욕주지사와 뉴욕시장이 총기규제 강화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네티컷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의 총기참사를 계기로 총기규제 찬반론이 재점화한 상황에서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라디오 연설에서 새로운 총기규제 법안과 관련해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 상원 지도부와 접촉을 시작했으며 내달 9일 이 법안을 공식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뉴욕주에서 총기규제 문제가 시급한 사안으로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주정부의 법안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을 확인하려고 그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법안은 공격용 무기와 다연발 탄창의 보유를 대폭 제한하는 쪽으로 기존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법안은 이런 분야에서 스위스 치즈보다 더 많은 구멍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총기규제 옹호론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인터뷰에서 “정치와 자금력을 총동원해 총기규제를 위한 싸움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순 자산만 250억 달러로,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인 블룸버그 시장은 앞으로 2년간 총기규제를 옹호하는 정치인들을 지원하는 데 수백만 달러를 쓸 계획이다. 할리웃 스타들을 동원해 광고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2005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추격전을 벌이던 경관이 총에 맞고 숨진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그는 뉴욕이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규제 법안을 가지고 있는 주인데도 속수무책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강한 분노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사실 뉴욕주는 이미 미국에서 총기 규제가 가장 심한 지역이며, 쿠오모 주지사는 그런 뉴욕에서 2010년 총기 규제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해 당선됐다. 이후 주의회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모든 총탄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의무화하거나 동일인이 구입할 수 있는 총기를 한 달에 1정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기존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고 시도했다.
“총 가진 악당들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총을 가진 좋은 사람이다.”
지난 14일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미국내 총기 규제의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총기협회(NRA)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일반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주장을 내세워 비난만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웨인 라피에르 NRA 부회장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제2의 애덤 랜자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모든 미국 학교에 무장경비를 의무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연방 의회가 관련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총을 가진 악당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총을 가진 좋은 사람”이라며 ‘총은 총으로 막아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총기규제법안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라피에르 부회장은 사회에 만연된 폭력적인 비디오게임과 게임으로 인해 아이들이 폭력적인 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는 미디어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5년전 버진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당시 모든 학교에 무장경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자신들이 주장했다고 상기시키면서 “그때는 이를 정신 나간 생각이라고 매도했지만 애덤 랜자를 훈련된 무장경찰이 신속하게 제압해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음을 생각해보라”고 강조했다.
NRA는 미국내에서 그야말로 막강한 로비력을 보유한 대표적 총기 옹호단체다. 그동안 총기 규제 지지 여론이 높아졌지만 침묵을 유지해왔다.
라피에르 부회장은 이날 회견 이후 방청석 질문은 받지 않았다. 그가 발언하는 동안 총기규제법에 찬성하는 학부모로 보이는 남성이 ‘NRA가 우리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는 빨간 배너를 들고 고함을 치는 바람에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보안요원에 의해 끌려나가면서도 “학교에 총은 해답이 아니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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