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김덕만. 진평왕과 마야부인의 장녀다. 한국 국사에선 최초의 여왕으로 알려진 신라의 선덕여왕이다. 진평왕이 아들이 없이 세상을 떠나자 화백회의에서 덕만을 새로운 왕으로 추대했다. 덕만은 서기 632년 신라 제27대 여왕으로 즉위해 647년까지 15년간 신라를 통치했다. 선덕여왕은 가난한 이들을 보살피도록 하는 구휼정책을 펼쳤다.
선덕여왕은 첨성대를 지어 농부들의 농사에 도움이 되게 했다. 또 백성을 극진히 아끼고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647년 상대등(총리) 비담이 염종과 함께 여자군주는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없다는 이유를 내걸고 반란을 일으켰다. 여왕은 김유신으로 비담을 격파하게 했으나 이 와중에 승하했다. 승하 후 사촌인 진덕여왕이 왕위를 물려받는다.
지난 19일 박근혜후보가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선덕여왕이 세상을 떠난 지 1365년 만에 대한민국 건국(1945년) 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대통령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통해 ‘민생, 약속, 대통합’을 선언했고 국립현충원을 방문, 순국선열들을 참배하는 자리에선 ‘변화와 개혁을 통해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굴곡의 60평생. 모친 육영수여사에 이어 부친 박정희대통령을 총탄에 세상을 떠나보낸 후 18년 동안 잊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왔다. 그러다 1998년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정계에 진출한 그는 대통령당선인이 될 때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한국 최초의 부녀(父女)대통령, 처녀 대통령이 탄생했다.
박근혜대통령당선인이 대통령이 되면 확실해 질 것이 하나 있다. 한국 정치역사 중 늘 있어왔고 관례처럼 이어져오던 밀실정치의 종말이라고나 할까. 박근혜당선인은 여성인데다 싱글이니 남성 정치가들과 술을 주고받으면서 밀실에선 정치담판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싱글여성이니 이런 일은 없을게 확실하다.
밀실정치란 남정네 정치인들이 어두운 밀실에 모여 술을 건네며 주고받든 상호접대 정치문화 중 하나다. 박근혜당선인의 아버지 고 박정희대통령이 밀실 중 하나인 중정 안기부에서 그의 총애하던 부하에게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난 그런 자리의 정치다. 대통령이 여성이니 채홍사업무(여자를 대주는 업무)도 임기 중엔 사라질 게 뻔하다.
한 번도 결혼하지 않았고 자식을 낳아보지 않은, 즉 가정을 가져보지 않은 박근혜당선인이 가족(남편)도 없이 어떻게 서민들의 정서를 알아 정치를 펴 나갈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대목중 하나다. 하지만 오히려 혼자 몸이니 더 정치를 홀가분하게 펴 나갈 수도 있을 게다. 누구에게 간섭받지 않고 소신대로 해 나갈 수 있으니 그렇다.
박근혜당선인을 비유하는 한 여성정치가가 있다. 마거릿 대처(87)로 12년(1979-1990)이나 영국을 이끈 영국 최초의 여성총리다. 소련이 붙여준 ‘철의 여인’이란 닉네임은 지금도 회자되곤 한다. ‘대처리즘’이라 불리는 그의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로, 과감하게 시장주의를 도입했고 국영기업을 민영화시키는 등 침체되어가던 영국을 건져냈다.
또 세계 정치무대에서 남성들과 함께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이 있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총리인 독일연방공화국의 앙겔라 메르켈(63)이다. 그는 구 동독출신이다. 그는 1975년에 설립돼 세계경제의 부흥과 개발을 논의하는 G7(미국·영국·일본·독일·이태리·캐나다·프랑스)에서 남성 정치가들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세계 여성지도자의 반열에 올라 한 나라를 다스리게 될 박근혜대통령당선인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약속한 그대로 모든 공약을 지키고, 선덕여왕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챙기는 구휼정책을 펴주기 바란다. 그리고 문재인후보에게 표를 준 48%의 백성도 함께 끌어안아 통합된, 하나의 대한민국을 구축해 주기를 바란다.
해외 동포들은 대한민국이 잘 되고 번영하기를 바란다. 모두가 “~대한민국~”을 외친다. 향후 5년동안, 대한민국은 박근혜당선인의 말처럼 국민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나라가 되어지기를 바란다. ‘민생, 약속, 대통합’과 ‘변화와 개혁을 통한 새 시대’를 열어 박근혜대통령당선인이 선덕여왕처럼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첫 여성처녀 대통령이 되어지기를 모두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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