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의 은퇴계획은 부유층이나 저소득층에 비해 본인의 비용 부담이 많기 때문에 치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 재정운용사의 은퇴계획 세미나에서 한인들이 은퇴계획에 대해 경청하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미국의 중산층이 이전보다 더욱 더 체계적으로 은퇴계획과 투자에 대해서 치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본인 스스로 은퇴관련 투자에 대해서 알고 대비하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현재 미 경기가 일부 회복국면에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재정절벽에 따른 세율 변화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투자에 대해서 잘 모르며 스스로 재정관리를 하는데 적합한 판단을 내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주거형태 미리 계획하고
연금 등 수입항목과
생활비 등 지출 상세히
건강보험료 폭등대비
건강테크 특히 신경 써야
한 재정운용사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1억1,000만명의 중산층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제대로 된 재정계획을 준비한 비율은 불과 2% 미만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은 상류층처럼 본인이 경제상황과 관련해 자립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예 극빈층처럼 아무 재산도 없어서 정부로부터 재정적인 보조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샌드위치 신세에서 본인이 자구책을 세워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중산층이 가지고 있는 은퇴계획상의 문제는 재정설계사를 믿지도 않고 그 중요성도 인지하지 못한데다가 재정관리에 대한 충분한 지식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친지로부터 잘못된 재정 상식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재정설계사들조차 중산층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인 커뮤니티와 같은 소수계 이민사회의 경우는 미국인들에 비해 정보취득이 힘들어 은퇴준비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래저래 중산층의 은퇴계획은 부유층 혹은 극빈층에 비해 더욱 치밀하면서도 디테일한 접근을 필요로 한다.
■총자산과 순자산을 계량화한다
현재의 투자와 저축, 주택 같은 유형 자산을 표로 만들어서 분류해 본다. 이 가운데 은퇴자산을 따로 분리해서 은퇴하려는 시점에 얼마나 어떻게 불어날 지 아니면 반대로 줄어들 지 예상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자산도 세금이 유예되는 401(k) 직장 은퇴계획이나 세금을 지금 내야 하는 로스 IRA 등으로 잘 분류할 필요가 있다. 주택 같은 경우는 자산도 되지만 미래의 비용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택의 매각 혹은 렌트를 적절히 활용해 인컴 재원으로 만들든가 아니면 은퇴 후에도 계속 거주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 은퇴 후에도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모기지가 아직도 남아 있다면 이같은 경우에는 수입도 없이 비용을 계속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럴 때는 차라리 주택을 매각하고 작은 콘도 혹은 아파트로 이주하는 것이 현명하다. 본인의 거주 형태를 미리 예상하고 이에 대한 계량화를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막연하게 얼마가 될 것이라고 추측하기보다는 총자산과 순자산을 항목별로 하나 하나 써내려가고 각 항목별로 진행되는 시나리오에 따른 수치도 적어넣는 것이 좋다.
■위험부담을 계량화한다
생명보험 등 여러 보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액수의 커버리지를 받고 있으며 이러한 보호가 미래의 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감안한다.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받는 메디케어 외에 건강보험의 커버리지가 더 필요한 지 만약에 본인 스스로 건강보험을 가입한다면 혼자서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재정적인 능력이 되는 지도 살펴야 한다.
불경기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지난 수년간 건강보험료가 폭등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러한 상승세는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본인이 부담해야할 건강보험료가 얼마나 될지 미리 수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불경기에다 보험료가 오른다고 해도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건강보험에 대한 투자는 아끼거나 긴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물론 건강관리는 기본적으로 본인이 잘 해놓을 필요가 있다. 좋은 건강보험에 의지하기보다는 ‘보험은 말 그대로 보험’이라고 여기고 본인이 중병에 걸리지 않도록 은퇴 후에도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재테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건강테크’라고 할 정도로 건강에 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예상되는 수입과 쓰게 될 경비를 비교분석한다
은퇴 경비와 은퇴 전의 수요는 틀리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은퇴비용을 식품비, 주택, 유틸리티, 보험 등의 기본비용과 재량권이 있는 여행, 외식, 여가선용 비용 등으로 크게 나눠 분류한다. 은퇴 후 발생할 수 있는 수익도 마찬가지이다. 소셜 시큐리티와 연금 등의 기본 수익으로 기본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지 확인하고 또한 본인의 투자상품에서 얼마나 많은 순익이 발생할 수 있는 지도 따져봐야 한다. 본인의 투자상품에서 수익이 충분할 때는 여행, 외식, 여가선용 비용 등을 즐길 수 있겠지만 감소되거나 충분치 않을 때는 이 부분에 대한 경비를 신축성 있게 줄여야 한다. 이밖에 비상시를 대비한 비상자금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비상자금의 범위는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본인의 형편에 맞게 그러나 여유있게 지니고 있어야 한다.
■총자산으로 은퇴를 위한 액수를 커버할 수 있는 지 알아본다
이 단계에서는 은퇴로 인한 비용과 수입발생 부분을 비교한다. 자산이 은퇴 때 수입으로 변환될 수 있는 지를 따져보는 것은 복잡한 과정이다. 당신이 은퇴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미래의 투자수입,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미래의 세율은 물론 당신의 평균수명까지 감안해 구체적으로 숫자를 적어야 은퇴후에 생활고로 허덕이는 일이 없게 된다.
평소에 수입이 많았다고 해서 혹은 은퇴시점에 은퇴자금이 많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투자에 대한 대규모 손실도 발생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게다가 만약에 예상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장수하게 될 경우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를 수도 있다. 은퇴자금은 당연히 모자르기보다는 남는 것이 낫다.
■자산의 활용도를 시기별로 분류한다
당신의 은퇴 후 라이프를 시기별로 나눈다. 가령 예를 들어 60대, 70대, 80대, 90대 등으로 나눠 시점에 맞는 수입원 창출을 연구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어떤 형태의 투자가 되었든 헐값에 팔아치워 손실을 발생시키는 일은 피해야 한다. 또한 CD, 머니마켓 등의 유동자산을 생활비 등으로 빨리 써버리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동자산도 한꺼번에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고 본인의 연령과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쓸 필요가 있다. 은퇴 후 들어가는 비용도 나이가 들수록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즉 60대보다는 70대에 중병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의료비용과 생활비가 더 많이 들어갈 수가 있다. 본인의 은퇴자산을 많이 남겨놓으면 놓을 수록 유리하다. 평균수명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글·사진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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