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은행을 이용하면서 저축을 하다보면 스스로 돈을 관리하게되고 저절로 금융교육이 되게 마련이다. 한인타운의 윌셔은행에서 올해 12학년의 한 여학생이 체킹구좌를 개설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현명한 금융교육을 시키는 것은 부모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좋은 상급학교나 대학진학을 위해 영어, 수학 외에 여러 종류의 학과목 공부를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정작 미래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금융교육은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즉 돈을 어떻게 현명하게 다루느냐이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들은 학과 공부를 열심히 시키고 예절·교양교육도 시키지만 금융교육은 정작 소홀히 하는 바람에 스마트한 자녀들도 돈을 다루고 관리하는 방식에는 미숙한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부모들은 채무를 지고 있을 뿐 별로 저축하거나 투자한 것이 없기 때문에 금융교육은 시킬 필요가 없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틀린 생각이다. 자녀에게 금융교육을 시키는 것은 다른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거창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애써 모은 돈을 한꺼번에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 함께 다니며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사달라고 조르면 꼭 필요한 것인지 물어
저축-지출계획 세워 올바른 소비 유도를
■돈에 관해서 어떻게 이야기하나
언제 자녀에게 돈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가? 당신은 병원이나 마켓을 다녀오면서 진료를 받거나 그로서리를 본 후에 돈을 지불하면서 얼마에 해당되는 돈을 내는 지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처음으로 자녀들이 배워야 할 교훈은 돈은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일단 그 돈을 쓰면 없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특히 자녀들이 어릴 때는 크레딧카드나 데빗카드를 쓰기보다는 현금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현금은 눈에 바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린 자녀의 경우 혼동할 수 있다. 즉 크레딧카드나 데빗카드를 쓸 경우 돈이 없어도 카드만 사용하면 아무데서나 돈을 쓸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힐 수 있다. 어떤 자녀들은 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부모를 보고 ATM은 카드만 넣으면 돈이 저절로 나오는 ‘요술상자’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또한 반드시 필요한 비용과 필요 사이에 느끼는 차이를 구별하게 해줘야 한다. 즉 부모들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돈의 한도를 넘어 초과 소비를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평소부터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어린 자녀들은 돈이 얼마 드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무조건 사달라고 조르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우리가 가난해서 이것을 사지 않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가 그런 식으로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돌려서 이야기하는 간접화법을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용돈을 주는 규칙을 정한다
용돈은 항상 자녀에게 금융교육을 시킬 때 항상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가령 예를 들면 6세 자녀의 경우 일주일에 용돈을 1달러씩 줄 것을 권유한다. 나이가 들면서 용돈의 규모를 형편에 따라 조금씩 늘려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주던 용돈을 틴 에이저가 되면 한 달에 한 번씩 주는 식으로 기간을 늘려간다. 이렇게 하다 보면 하루 이틀에 용돈을 다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받은 용돈으로 한 달을 지내려고 하는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주택, 차, 음식, 유틸리티 등을 부모가 지불한다는 사실을 확고하게 심어준다. 또한 자녀들의 용돈도 부모들이 지출하는 비용 중의 하나라고 이야기해 준다.
이밖에 용돈도 무조건 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40%는 쓰고 40%는 자전거나 장난감을 사기 위해 단기저축을 하며 10%는 대학 학자금을 준비하거나 자동차 등을 매입하기 위한 장기저축을 하는 데 쓴다. 10%는 자선을 위해서 쓸 것을 권고한다. 그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은행구좌에 사용 용도에 따라서 입금하게 된다.
자녀들이 본인 나름대로의 돈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 선택을 하고 그 결과도 받아들이게 한다. 즉 한달 쓸 용돈을 일주일에 다 써버렸다면 그 현실도 본인들이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절대로 미리 용돈을 빌려주듯이 줘서는 안 된다. 용돈을 주는 목적은 한정된 예산으로 나름대로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지혜를 스스로 기르게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결과를 통해서도 그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지 스스로 배우게 된다.
■ 금융교육 다양한 방법
1. 일상생활이 생생한 현장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용돈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다. 마켓에서 그로서리 샤핑을 하는 가운데 얼마를 지출하고 항목 별로 돈이 어떻게 들어가는 지도 경험하게 한다. 예를 들어 4달러에 20온스, 혹은 6달러에 40온스 과일 가운데 어느 것을 사는 것이 경제적인지 계산하고 실속 있는 샤핑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깨닫게 해준다.
그러나 자녀들을 윈도샤핑에 대동한다든가 화려한 가게에 많이 노출시키는 것은 소비심리를 조장하고 충동구매를 하게 한다는 점에서 자제할 필요가 있다.
2. 은행도 좋은 실습현장
은행은 금융교육의 좋은 실습현장이 된다. 대부분의 뱅킹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녀들은 돈에 대한 감각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직접 은행에 데려가서 입금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은행 매니저에게도 질문을 하도록 유도한다.
보통 10세 때면 은행구좌를 열어보게 하고 이자의 개념을 가르쳐주어 이해시킨다. 만약에 파트타임 일자리나 아르바이트를 할 나이가 되면 체킹구좌도 열어보고 데빗카드도 가지면서 본인 나름대로의 살림을 꾸려가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하게 한다.
3. 단계를 높인다
대학생 정도 되면 크레딧카드를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해하도록 해준다. 연기의 개념이 무엇인지 그 달에 페이먼트를 안 내면 왜 이자를 내게 되는 지도 알게 할 필요가 있다.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서 처음으로 페이첵을 받아오면 세금이 어떻게 부과되는 지도 설명해 주고 아파트 렌트와 모기지의 개념도 알려준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녀들이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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