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 준비는 몇 학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적으로 8학년 때부터 신경 써야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입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등학교 때 택한 과목들의 수준(rigor of curriculum)과 이들 클래스에서 받는 성적(grade)이다. 따라서 8학년은 9학년 때부터 수준 높은 과목들을 수강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는 시기로 여기고 치밀한 전략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8학년 때부터 시작해야 하는 대입 준비 절차를 11학년까지 학년별로 점검해 본다.
8학년 - 성적 나쁘면 9학년 때 클래스 배정 불리
9학년 - 카운슬러와 만남 시작, SAT 2 응시
10학년 - 명문대 지망생 AP과목 좋은 성적 필수
■ 8학년
일부 학생 및 학부모들은 중학교부터 전력투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는데 사실 8학년 때 어떤 성적을 받느냐에 따라 9학년 때 수강하는 과목들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 시기를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가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는 엄청난 실수를 범하게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재교육 과정인 GATE나 Gifted 트랙을 밟아온 학생이라면 9학년 때 아너스(honors) 또는 accelerated 클래스를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일 경우 만사 제쳐놓고 뛰어난 학업성적을 받아 놓아야 한다.
성적 관리를 뒷전으로 미룬 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면 9학년 때 수준높은 과목이 아닌 레귤러 클래스에 배치받기 십상이다. 이럴 경우 본게임 시작과 함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8학년 때 카운슬러 및 교사들과 만나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뒤 9학년 때 도전적인 과목들을 택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부터 예술이든, 운동이든 관심분야를 한두 개 정도로 좁히도록 신경 쓴다. 이것저것 모두 발을 들여놓는 것보다는 재능과 취미가 있는 분야의 활동을 오랫동안 깊이 있게 하는 것이 대입사정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자기 계발에도 도움이 된다.
■ 9학년
아직도 대학 진학은 멀었다고 생각하기 쉬운 시기가 바로 9학년이다. 그러나 9학년부터의 성적과 과외활동 기록을 대입 원서에 기재해야 하므로 이때부터가 본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9학년 때 저조한 성적을 받는 것은 명문대 입시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 카운슬러와 면담해라
9학년 때 카운슬러와 허물 없는 만남을 갖고 대입과 관련,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이때 학교에서 어떤 대입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명문대에 진학하려면 어떤 과목들을 듣고 어느 정도의 성적을 받아야 하는지, 어떤 과외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도록 한다.
2. 도전적인 과목을 들어라
명문대 진학이 목표인 모든 학생들이 꼭 해야 하는 일은 고등학교 때 레귤러 과목 대신 아너스, AP 과목을 최대한 많이 수강하는 것이다. 입학원서 에세이, 인터뷰, SAT·ACT 시험, 과외활동도 다 중요하지만 턱걸이를 해서라도 터프한 클래스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하면 영어는 레귤러 대신 아너스나 accelerated를, 수학은 기하(geometry)
아너스 또는 대수 II 아너스를 듣는 것이 유리하다. 최우수 학생이 아닌 이상 9학년 때 AP 과목을 듣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AP의 문을 두드려 봐도 손해 볼 일은 없다.
3. 높은 성적을 유지해라
9학년 성적부터가 중요하다. 아너스나 AP 클래스에 들어갔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열심히 공부해서 최소 B 학점을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레귤러 과목만 택해 올 A를 받는 것보다 아너스, AP 과목에서 B를 받는 것이 명문대 입학사정에서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아너스나 AP 과목에서 A, B학점은 거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주중에는 자유시간을 완전히 포기하고 공부에 매진해야 B 이상을 받을 수 있다.
4. 외국어도 시작해라
지금은 국경 없는 글로벌 시대다. 많은 우수 대학들은 학생들이 모국어 외에 최소한 하나의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를 기대한다. 9학년 때 관심과 자신이 있는 외국어를 골라 12학년 봄학기까지 끈기 있게 수강하면 명문대 진학 가능성이 높아진다.
5. 과외활동
클럽활동도 좋고, 커뮤니티 봉사활동도 좋다. 8학년 때 숙제를 충실히 했다면 이때쯤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무슨 일을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학들은 리더십을 돋보이게 만드는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6. SAT 서브젝트 테스트(SAT II)
역사, 생물학 등 SAT 서브젝트 테스트를 볼 수 있는 과목을 9학년 때 택할 경우 배운 내용이 머리에서 잊혀지기 전에 서브젝트 테스트를 치르는 것을 고려한다.
■ 10학년
성적관리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시기가 10학년이다. 9학년 때 AP 클래스를 수강하지 않았다면 10학년 때는 AP 과목 수강이 필수다. 목표가 명문대 진학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AP 과목 수강으로 만족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클래스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대학 입시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주말이면 SAT 또는 ACT 시험 준비에 시동을 걸어야 하고 11학년 때 내셔널 메릿 장학금을 받기 위해 치러야 하는 PSAT에 대비해 10월에 연습 삼아 PSAT를 보는 것도 좋다. 해당과목을 10학년 때 이수할 경우 그 과목의 AP 시험과 SAT 서브젝트 테스트를 꼭 치르도록 한다. UC 계열대학 입학원서와 여러 개의 사립대에 한꺼번에 지원할 수 있는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내용을 미리 살펴보도록 한다.
■ 11학년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명문대 진학이 목표인 학생들은 11학년을 정신없이 보낸다.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우선 10월에 PSAT 시험을 치른다. PSAT 성적은 지원하는 대학에 보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시험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둘 경우 대학 학자금에 보탤 수 있는 짭짤한 액수의 장학금을 지급받게 된다. PSAT는 SAT 시험에서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이기도 하다.
10학년과 마찬가지로 AP 과목을 최대한 많이 듣도록 신경 쓰고 9학년 때 시작한 외국어 클래스도 계속 한다. 가능하면 SAT 서브젝트 테스트는 11학년 때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며 AP 시험에서는 4점이나 만점인 5점을 받도록 노력한다.
봄 학기에는 SAT 또는 ACT를 꼭 치러야 하며 주말 또는 12학년 직전 여름방학 때 관심 있는 대학 캠퍼스를 최대한 많이 방문해 학교 분위기를 느껴본다.
11학년을 마치기 전까지 12학년 가을학기 어느 대학에 지원할 것인지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생긴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무엇보다 성적 관리와 시험 준비가 가장 중요하지만 과외활동, 봉사활동, 수상경력 등이 포함된 이력서를 작성해 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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