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타 퍼시피카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
▶ 본보 특별후원 20일 시즌 오픈 콘서트
오는 20일 지퍼홀에서 본보 특별후원으로 열리는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2012~13시즌 오픈 콘서트는 여러 모로 특별한 음악회가 될 것 같다. 평소 들어보기 힘든 비올라 콘첼토, 그것도 실내악 앙상블과 함께 하는 비올라 협주곡, 게다가 현대 음악계의 총아인 작곡가 후앙 루오(Huang Ruo)가 리처드 용재 오닐(Richard Yongjae O’neil)을 위해 쓴 곡이 세계 초연된다니 얼마나 특별한 자리인가. 더 흥미를 끄는 것은 이 작품(In Other Words: Concerto for Viola and Chamber Ensemble)에서 용재 오닐은 비올라를 연주하는 것뿐 아니라 노래까지 한다니 대단히 특별한 무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번 주말 뉴욕에서 LA로 날아와 일주일 내내 연습에 매진한다는 용재 오닐을 인터뷰했다.
후앙 루오 작곡‘인 아더 워즈’
어렵지만 도전적… 아주 좋아
새 앨범‘솔로’ 한국서 큰 인기
세종문화회관서 지휘 데뷔도
-이번에 초연하는 ‘인 아더 워즈’는 어떤 곡인가?
▲후앙 루오는 대단히 독특한 목소리를 가진 아주 혁신적인 작곡가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비올라 콘첼토는 비올리스트가 앙상블과 함께 협주를 펼치는 것이지만 이 콘첼토는 솔로이스트가 전혀 다른 배열로 앙상블과 소통하게 된다. 대단히 연극적인 작품이며 비음악적인 도구들을 사용하는, 비올리스트가 주인공인 스테이지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후앙 루오가 추구하는 것이다.
-무척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떤 곡인지 굉장히 궁금하다.
▲곡의 많은 부분에서 나는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해야 한다. 한 가지만 하라고 해도 어려운데 둘 다 해야 하니 정말 어렵다. 특히 비올라와 보컬이 대비되는 부분이 자주 나오고, 매우 도전이 되는 악절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을 아주 좋아한다. 카메라타 퍼시피카가 이 곡을 위촉하여 후앙 루오가 작곡하고 나에게 헌정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9월20일의 초연을 무척 기대하고 있다.
-전에도 후앙 루오의 곡들을 초연한 적이 있다. 그의 음악의 무엇이 좋은가?
▲후앙 루오의 음악을 너무나 좋아해서 올해 ‘디토’ 페스티벌(용재 오닐이 음악감독)에서 주요 작곡가로 다루기도 했다. 그의 음악은 독창적이고 흥미로우며 대단히 강렬하다.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그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깊은 곳에서 말을 건다는 점이다. 지난 번 닉 대니얼(오보이스트)과 함께 했던 ‘잊혀진 책’의 초연에서는 연주회 끝난 후 몇몇 관객들이 찾아와 눈물이 날만큼 감동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음악의 연주회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어서 내가 그의 음악을 연주한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의 목소리는 반드시 모두가 들어봐야 한다.
-신곡을 초연할 때는 기분이 어떤가, 특히 이번처럼 자신을 위해서 만들어진 음악은?
▲가장 큰 영광이다. 클래식 음악 연주자들이 하는 일은 기존의 음악을 ‘재현’하는 일인데, 새로운 창작곡을 맨 처음 대중 앞에 소개하게 되니 정말 멋진 일이다. 어떤 ‘탄생’이라고 할까, 연주자와 작곡가보다도 훨씬 오래 살아갈 음악의 탄생 말이다. 또 작곡가에게 직접 곡에 대해 묻고 함께 일할 수 있는 것도 엄청난 특권이다. 우리 연주자들은 위대한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면서 언제나 그 의미를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직접 본인에게 물어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새로 나온 ‘솔로’는 어떤 음반인가?
▲이번에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나온 앨범인데 정말 자랑스럽다. 완전히 비올라 중심의 레퍼터리인데도 한국서 발매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비올라 CD가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이 굉장히 놀랍고 감사할 뿐이다. 나 때문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비올라 악기의 아름다움을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잘 알고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카메라타 퍼시피카에서 활동하는 것은 어떤가?
▲카메라타 퍼시피카는 매우 특별한 실내악 앙상블이다. 애드리안 스펜스 예술감독이 아주 특출 난 연주자들을 모아서 남가주에서 우리를 열렬히 환영하는 4곳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중심단원들 간의 유대가 굉장히 긴밀할 뿐 아니라 청중들과 특별한 유대감도 형성돼 있어 그 점이 다른 어떤 앙상블보다 아름답다고 느낀다. 애드리안은 프로그램 구성에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카메라타의 청중들도 그 점을 좋아해서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연주할 때 청중에게 무엇을 전해주고 싶은가?
▲나도, 청중도, 내가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음악만이 온전히 피어나기를 소망한다.
-UCLA에서 가르치는 일은 어떤가?
▲벌써 6년째 가르치고 있다. 내 스튜디오를 정말 사랑하고, 동료 교수들이 모두 좋은 친구이자 협력자들이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특히 현악부 교수들은 함께 팀이 되어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매우 소중하고 귀한 기회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는 아르메니아와 이탈리아로 데려가 프로페셔널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시켰는데 아이들이 너무 잘해서 정말 기뻤다. 나의 학생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그들의 성공은 내게 너무 중요한 일이다. 내 학생들 다수가 이스트만, 맨해턴, 예일, 샌프란시스코 콘저바토리의 대학원 프로그램으로 진학했는데 더 크게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요사이도 한국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나, 아직도 그렇게 인기가 대단한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변함없이 지칠 줄 모르는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으니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충분히 감사를 표하지 못할 정도로 내가 하는 모든 프로젝트마다 엄청난 서포트를 받고 있다. 정말 드문 특권이며 가장 감사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번 인터뷰에서 지휘도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나?
▲이번 여름 여수엑스포와 세종문화회관에서 지휘 데뷔를 했다. TIMF 앙상블과 함께 드보르작, 메이슨 베이츠, 홀스트의 음악을 연주했는데 무척 도전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레퍼터리를 거의 모두 외워서 지휘했는데 너무 좋았다. 직접 지휘하면서 소리와 음색을 더 넓은 팔레트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8월에 임진각 DMZ에서 열린 평화 콘서트에서 또 한 번 같은 레퍼터리를 지휘했는데 기억에 남을 훌륭한 경험이었다. 또 다시 지휘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연주회 후에는 어떤 스케줄이 있나?
▲MBC와 다큐멘터리를 찍었는데 추석 때 방영된다고 한다. 카메라타 퍼시피카와 뉴욕 링컨 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연주도 계속 있을 것이고, UCLA에서의 티칭도 계속될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BBC 심포니와의 협연이 예정돼 있고 디토의 7번째 시즌이 시작된다.
-이번 연주회를 기다리는 한인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LA에서의 연주회는 언제나 즐겁지만, 특별히 이번 콘서트에 오시는 분들과의 만남이 무척 기대된다. 나는 LA를 너무나 사랑하고, 클래식 음악을 후원하는 이곳의 한인 커뮤니티가 자랑스럽다. 9월20일에 모두 지퍼홀에서 만나 뵙기를 바란다.
< 콘서트 정보>
▲일시: 9월20일 오후 8시(VIP 리셉션 6시30분, 연주자와의 만남 10시)
▲장소: Zipper Hall, 200 S. Grand Ave. LA, CA 90012
▲티켓: 싱글 티켓 45달러. 용재 오닐 콘서트 5회 패키지 150달러.
▲예약 및 문의: (323)692-2068(본보 사업국), (805)884-8410(영어)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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