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며 투자가를 모아왔 던 다단계 금융사가 ‘피라미드 형 폰지 사기’ 혐의‘로 전격 폐 쇄되면서 수많은 피해자들이 양 산되고 있다. 문제의 금융사는 ‘지크 리워드’로 이 회사는 경매 사이트를 통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은 뒤 신규투자자들 의 돈으로 그에 앞선 투자자들 에게 고율의 배당금을 주는 방 식의 폰지 사기를 벌여오다 적 발됐다.
피해자는 무려 100만명에 달 하며 이들 가운데는 한인투자자 도 상당수이다. 1인당 피해액은 적게는 수천달러에서 많게는 수 십만 달러에 이른다. 경제가 어 려운 가운데 확실한 투자처를 찾던 서민들이 이 사기에 많이 걸려들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먼저 폰지 사기에 걸려든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투자에 뛰어들 었다가 낭패를 봤다.
사기액수의 규모는 6억달러로 2008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 던 버나드 메이도프 폰지 사기 의 650억달러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피해자 수로는 단연 사상 최대이다. 지크 리워드 피 해자들이 한 사람당 1페이지씩 법원서류만 제출해도 그 높이가 무려 103미터에 달한다는 계산 이 나올 정도다.
지크 리워드는 새로운 투자가 를 끌어오는 사람들에게 하루 최고 1.5%의 투자수익을 약속했 다. 은행들의 정기예금 1년 금리 보다도 훨씬 높은 수익을 하루 에 주겠다고 내세운 것이다. 그 러면서 이것을 즉시 현금으로 받기보다 포인트로 적립하면 나 중에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고 유혹했다. 대부분이 이 방식 을 선택했음은 물론이다.
물이 들어차는 민물 때는 모 든 것이 물위에 둥둥 떠 있어 속이 잘 안 보이는 법이다. 그러 나 썰물이 돼 물이 빠져나가면 누가 벌거벗고 있는지가 금방 드러나게 돼 있다. 폰지 사기가 바로 그렇다. 경기가 좋을 때는 계속 유입되는 투자가들의 돈으 로 앞선 투자가들에게 수익을 제공하면서 사기행각을 지속시 킬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져 신규투 자가 줄고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게 되 면 곧바로 정체가 드러나게 된 다. 경기침체가 본격화 된 2009 년 적발된 미국의 폰지 사기가 전년도에 비해 4배나 많았다는 사실이 이것을 뒷받침한다. 지 크 리워드도 지난 몇 달 간 이 회사의 운영방식에 의심을 품은 투자가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폰지 사기라는 명칭은 이런 수 법의 원조사기꾼인 찰스 폰지의 이름을 딴 것이다. 찰스 폰지가 체포된 이후 100년 가까운 세월 이 흐르고 그동안 수천, 수만 건 의 폰지 사기가 적발됐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속아 넘어가고 있다. 특히 메이도프 사기행각으 로 폰지 수법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는데도 피해자는 끊 이지 않고 있다.
폰지 사기의 피해자들은 바 보가 아니다. 메이도프 피해자 들은 최고수준의 엘리트들이었 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약속에 현혹됐다. 우리 는 이성적 존재지만 항상 이성 에 따라서만 판단하고 결정하지 는 않는다. 특히 투자의 경우 더 욱 그렇다.
미국 최고 명문대 경제학 교 수들을 상대로 실험을 해봤더니 금융 관련 결정을 내릴 때 간단 한 확률계산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인데도 실제로는 계산 을 하지 않고 대충 머릿속으로 만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 으로 밝혀졌다. 그러니 일반인들 은 말할 것도 없다.
눈앞에서 높은 수익이 오고가 는 것을 보게 되면 이성과 지성 은 일시적으로 작동을 멈춘다. 의심의 구름이 걷히면서 그 자 리에는 확신이 들어선다. 거기에 다 주위 사람들이 투자로 계속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유명한 헤지펀드 이론가이자 MIT 교수인 앤드류 로는 수학적 인 분석을 통해“ 계속해 일정한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너무 많 은 변수가 존재하는 투자세계에 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결론 을 내렸다. 이른바‘ 로의 법칙’이 다. 그는 지속적 수익은 은행금 리나 국채 같은 일부 저수익 투 자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경고 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실이기 엔 너무 좋은 투자’는 사기로 보 면 된다.(요즘 사기꾼들은 이것 을 역으로 이용해 높은 수익이 아닌 적당한 수익을 미끼로 내 세우기도 한다)
투자를 하기 원한다면 수익률 보다는 우선 그 비즈니스가 어떤 방식으로 가치와 수익을 만들어 내는지부터 꼼꼼히 살펴봐야 한 다. 이것이 투자의 ABC다. 그런데 도 수많은 사람들이 “방식은 알 바 없고 수익만 높으면 된다”며 무분별하게 뛰어들었다가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어처구니없 는 투자사기 피해는 어리석은 남 들의 얘기가 아니다. 똑똑한 나의 얘기가 될 수 있음을 한시도 잊 어서는 안 된다.
yoonscho@koreatimes.com
<조윤성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