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 못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자녀 뒷바라지를 해왔고, 자녀의 스펙도 제법 쌓였는데 당연히 최상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만약에 잘못되면...”이란 우려가 동시에 커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 스스로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주변의 얘기가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민감한 시기에는 제대로 필터링이 되지 않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들을 한 번 짚어보자.
SAT 점수는 입학사정의 한부분에 불과
대학이 원하는 과외활동은 열정과 특별함
■ SAT 점수
내 아이가 SAT 시험에서 2,400점 만점 또는 그에 근접하는 고득점을 올렸다고 최상위권 대학 입학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목표 대학을 높여 잡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일부는 2,400점이란 고지 점령에만 매달리기도 한다. 거짓말 같지만 실제로 이런 일은 해마다 반복된다.
물론 높은 점수가 입학사정에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점이 합격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는 이미 매년 상위권 대학들의 합격자 발표 자료에서도 확인되는 것으로, 수많은 만점자들이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SAT 점수는 입학사정 기준의 한 부분이다. 대학들은 포괄적 입학사정 방식, 즉 지원자의 모든 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당락을 가른다. 때문에 SAT 점수만으로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단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다른 요소들은 모두 좋은데, SAT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추가 도전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2-3번 정도의 시험을 치르고 나면 대략 그 학생이 받을 수 있는 점수대가 나타나고, 더 이상의 급격한 상승이 이뤄지지 않는데, 이것이 바로 SAT시험의 특성이기도 하다.
■ 과외활동
부모가 보는 과외활동의 질과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보는 시각은 확실히 다르다.
그 이유는 부모들은 다양한 활동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것에만 눈을 두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여러 곳에서 봉사활동을 몇 시간이나 했고 그 덕에 표창도 받았다거나, 여러 개의 활동에 참여했다는 수적 개념이 자신 모르게 자녀의 과외활동을 자신의 시각에서 판단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학에서 원하는 것은 보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활동과 열정이며 그에 따른 그 학생만의 특별한 결과다.
지금부터라도 자녀의 이력서를 바탕으로 그 안에 없는 것들까지 기억해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 특별한 것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지원서 작성은 물론 에세이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 수려한 에세이
에세이는 글 솜씨를 보려는 게 아니다. 지원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이 사람이 대학에 제대로 어울리는 인물인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
글 자체는 멋져 보이는데 속이 없다면 그 에세이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지원자가 말하려는 내용이 애매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으면 덜 익은 과일과 같다.
물론 고등학교 12학년 학생이 쓸 수 있는 글의 수준이 전문 작가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했던 순간이나 계기, 사건 등을 바탕으로 자신 나름대로의 의견을 진솔하게 나타내면서 자신이란 존재를 알릴 수는 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너무 큰 것에서 키포인트를 잡으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찾아내 에세이를 써가는 것이 훨씬 쉽고 효과적이다.
■ 대학 선정
스펙이 뛰어난 학생들이 명문 사립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별로 귀에 익숙하지 않은 대학은 그다지 좋은 대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아이비리그와 스탠포드, MIT가 아니어도 그에 못지 않은 좋은 대학들은 무척 많다. 만약 그런 게 궁금하다면 US뉴스 앤 월드 리포트의 대학랭킹 자료집을 구입해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웨이크 포레스트, 브랜다이스, 보도인 칼리튼 같은 대학들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상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학교들이다.
명성도 중요하고, 또 명성 있는 대학들이 여러 면에서 뛰어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보다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면 실속과 목적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단순히 이름만 쫒아가는 것과 자녀와 맞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로 자녀의 대학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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