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 린 영국의 대니얼 스터리지. 영국은 스터리 지 외에는 아직 그렇게 강력한 인상을 보 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축구가 메달 라운드인 4강 티켓을 놓고 8강전에서 개최국이자 축구 종주국인 영국(Great Britain)과 충돌하게 됐다. 1일 런던 웸블리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가봉과 0-0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1승2무(승점 5)로 멕시코(2승1무, 승점 7)에 이어 2위로 8강에 진출, 오는 4일 오전 11시30분(LA시간)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테디엄에서 A조 1위 영국(2승1무)과 운명의 한판승부로 맞붙는다.
영국은 런던올림픽 개최국이자 축구 종주국이지만 사실 올림픽 무대엔 무려 52년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팀이다. 종주국으로써 특별한 위치를 보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노던아일랜드 등 독립된 4개의 축구협회를 운영하는 영국은 그동안 이 4개 협회가 각자 대표팀을 꾸려 출전하는 월드컵과 달리 영국 단일팀으로만 출전이 가능한 올림픽에선 1960년 로마올림픽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런던이 1948년 이후 64년만에 다시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개최국이자 축구 종주국이 빠질 수 없다는 여론에 따라 4개 축구협회가 소매를 우여곡절 끝에 단일팀 구성에 합의, 52년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서게 됐다.
이 때문에 영국은 전력 여부와 관계없이 홈팬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어 상대팀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한국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은 런던올림픽 본선 조 추첨이 열리기전 같은 조로 만나고 싶지 않는 팀으로 영국을 꼽기도 했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물론 광적인 훌리간 응원 문화가 퍼져 있는 영국에서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국은 현재 세계 축구 최고인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품고 있는 나라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합류한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렉 벨라미(리버풀) 등 두 노장 스타 외에도 대니얼 스터리지(첼시), 톰 클레벌리(맨U), 애런 램지(아스날)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상당수 포진했다. 나머지 선수들도 대부분 프리미어리그에서 유망주로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미래의 스타 후보들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런 선수들을 데리고 반세기 반에 단일팀으로 나서는 것은 물론 홈필드 어드밴티지까지 지닌 영국을 스페인, 브라질과 함께 최고 우승후보로 꼽았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영국은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세네갈과 1-1로 비긴 뒤 아랍에미리트(UAE)를 3-1, 우루과이를 1-0으로 꺾고 조 1위로 8강에 올랐으나 기대했던 압도적 우승후보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아직 완전히 팀워크가 완성되지 못한 탓인지 전체적인 팀 스피드와 짜임새에서 그렇게 위협적인 팀이라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스터리지가 두 골을 넣었고 긱스와 싱클레어, 벨라미가 한 골 씩 보탰는데 UAE와 우루과이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린 스터리지가 요주의 인물론 눈에 띄지만 그 외엔 특별히 상대에 긴장감은 안겨주는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전후반 90분을 쉴새없이 뛰는 강인한 체력을 앞세워 상대를 쉴 틈없이 압박하며 빼어난 스피드를 앞세운 빠른 공수전환으로 매 경기마다 상대를 압도하는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좋은 경기 운영에도 불구, 3경기에서 단 2골을 뽑아내는데 그쳤을 만큼 골 결정력이 미흡한 것이 큰 문제다.
아무리 경기를 압도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만큼 박주영과 구자철 등을 앞세운 공격진의 결정력이 살아나는 것이 한국이 얼마나 멀리까지 갈 지를 결정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 전력 비교에서 영국은 한국에게 분명히 어려운 상대지만 한국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흔들림없는 플레이를 한다면 이길 가능성이 충분한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8강전은 한국 대 영국, 브라질 대 온두라스, 일본 대 이집트, 멕시코 대 세네갈의 대결로 짜여졌다. 한국은 영국을 꺾으면 브라질-온두라스 승자와 4강에서 만나게 된다.
한편 이번 8강전이 벌어지는 카디프 밀레니엄 스테디엄은 잉글랜드 2
부리그팀인 카디프시티의 홈구장으로 김보경의 새로운 홈구장이기도 하다. 이번 올림픽이 끝나면 카디프시티에 합류하는 김보경은 먼저 한국 대표팀 멤버로 미래 홈팬들앞에 첫 선을 보이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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