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아들 조셉이 테니스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는 편지를 캘리포니아 주 테니스 협회장으로부터 받았다. 작년 여름 포모나 칼리지 테니스 코트에서 열린 쇼 케이스에서 여러 대학 코치들이 보는 가운데 입단 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뉴욕에서 온 스키드모아 대학 테니스 팀 헤드코치가 다가와서 “우리 대학은 신흥 아이비 중의 하나로 장학 혜택도 많고 졸업 후 취업률도 최고”라며 학교자랑을 하고는 명함 한 장을 주고 갔다. 그후 소식이 없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테니스 협회로부터 축하편지를 받은 것이었다.
조셉은 2살 때 독감을 아주 심하게 앓은 후 독감이 돌면 참새가 방앗간에 들리듯 독감에 걸렸다. 그리고 한번 걸렸다하면 일주일이 넘도록 몸에 열이 펄펄 나고 기침이 멎지를 않아 온가족이 밤을 지새웠다.
담당 소아과 의사는 병치레만 하는 아이가 안쓰러웠는지 수영을 하면 천식이 나을 수도 있는데 시켜보지 않겠느냐고 권했다.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리를 하여 수영장 있는 집으로 이사해 수영을 시키고 철마다 보약을 먹이고 천식에 좋다는 생약은 다 구해다가 먹였다.
정성이 통했는지 아이는 점점 건강해져서 중학생이 된 후에는 수영과 축구 야구에 테니스까지 수준급의 만능선수가 되었다. 이제 조셉은 천식도 완전히 치료되었고 180Cm의 큰 키에 160 파운드의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미국에는 대략 1800만 명의 테니스 인구가 있고 골프 야구 농구 풋볼 축구 등의 다른 종목들도 천만이 훨씬 넘는 스포츠인구가 있다. 그리고 각 협회에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유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선수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 체육특기생을 목표로 하는 축구, 야구, 풋볼 등의 팀 스포츠 선수들은 입학 사정 시 개인의 실력과 함께 소속 고등학교 주전 팀의 성적과 클럽 팀의 성적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므로 고등학교 선택에서부터 신중을 기해야한다. 테니스와 골프 등 개인종목의 경우는 팀보다 개인의 실력을 더 중시하므로 주 대회나 전국대회에 가능한 많이 참여하여서 랭킹을 올리고 선수를 모집하러온 대학 코치들의 눈에 띄도록 시합에서 최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참고로 몇몇 유명대학이 요구하는 테니스 특기생 선발자격 조건은 다음과 같다. 하버드(디비전1, GPA 3.5이상, SAT 1800-2000, 전국 랭킹 75위 이내) 프린스턴(디비전1,GPA 3.5 이상, SAT 2000-2400, 전국랭킹 100위 이내) 예일(디비전1, GPA 3.5 이상, SAT 2000-2400, 전국랭킹 75위 이내) 시카고대(디비전3, GPA 3.4 이상, SAT 1800+, 전국랭킹 600위 이내) 존스 홉킨스, MIT, 에모리, 뉴욕대학, 카네기멜론, 스키드모아 등도 시카고 대학과 비슷한 정도의 선수자격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전교일등을 하고 SAT 만점을 받고도 아이비리그 입학전형에 떨어지는 현실에서 B+ 성적으로 아이비리그에 특기생으로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혜이다. 여학생은 특히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이 쉽고 장학금을 받는데도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디비전1 대학 체육특기자들에게만 전액 장학혜택이 주어지지만 대부분의 명문 사립대학의 경우 체육특기생으로 입학만 허락되면 학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비록 체육 특기자로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다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고교 주전 팀에서 4년 동안 꾸준히 선수생활을 한 학생은 일반 전형에서 가산점을 받으므로 일반 학생보다 입학에 유리하다. 실재로 몇년 전 다이아몬드 바 고등학교 테니스 팀 졸업생 5명중 4명이 무더기로 UC버클리 일반전형에 합격해 팀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이제는 한인 학부모들도 자녀의 과외활동으로 스포츠를 생각해 볼 때인 것 같다. 한창 자라야 할 자녀들에게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공부만을 강요하는 대신 미국인 학부모들처럼 테니스나 골프 수영 야구 축구 등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한 가지씩 시켜보면 어떨까?
그래서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평생 취미와 평생 건강을 선물하고 덤으로 원하는 대학의 체육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부모의 학자금 걱정까지 덜어준다면1석 3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기철/ 경영학 박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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