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경험·성과 기술 아닌
화려한 디자인·허황된 말은
고용주에 깊은 인상 못 줘
두 장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이력서는 구직자의 얼굴이다. 즉 본인이 없는 상황에서 대리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간단하고 정확하게 고용주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기입할 필요가 있다.
이력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할 필수항목들은 성명,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다. 또한 학력과 경력, 업무관련 수상내역, 단체의 회원 이력, 자격증 요약, 기타 경력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력서는 구직자를 구체화한 것이어서 한 장의 종이에 본인의 모든 경력과 성과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력서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력서가 좋으면 인터뷰로 이어지지만 나쁘면 간단하게 폐기 처분된다. 고용주들은 하루에도 수백, 수천 장의 이력서를 받기 때문에 이력서를 읽어보는 데 수십 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력서가 아무리 길어도 두 장이 넘어가면 외면당할 수 있다. 맞춤법, 문법이 틀린 이력서는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력서 작성에 있어서 신중함은 아무리 지나쳐도 모자람이 없다. 따라서 이력서에서 빼야 할 사항은 넣어야 할 사항 못지않게 중요할 수 있다. 이력서에 넣어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는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목표
이력서의 목표는 도움이 전혀 안 된다. 때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의적절하지 않을 수 있고 당신이 주관적으로 원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회사 측에서 원치 않는 사항을 구직자가 임의로 쓸 수 있어 차라리 안 쓰는 것이 낫다. 이력서는 구직자의 경험, 기술, 성취에 관한 것이다. 만약에 당신이 원하는 포지션이 다음 커리어를 위한 단계라고 여겨진다면 커버 레터를 사용한다.
■짧게 일한 경력
수개월 동안 짧게 일했다고 하면 차라리 기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고용주 측에서 구직자가 해고당했는지 혹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거나 인화에 문제가 있었는지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짧게 일해서는 성과가 있기 힘들고 다음 커리어로 가기 위한 도약대가 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 예외는 있다. 예를 들어 단기 계약직 혹은 정치 캠페인 본부 등에서 일했다고 하면 고용주 측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성과가 없어서 해고됐다거나 혹은 인화 등의 문제가 있었다든가 하는 것에 대한 궁색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기능적인 포맷
본인의 연혁, 경력이 없이 기술과 능력만을 열거한 이력서를 고용주들은 아주 싫어한다. 왜냐하면 한 포지션에서 몇 년을 일했으며 어느 부서 혹은 직장으로 옮겼는지에 대한 가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직원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이력서는 또한 무엇인가 본인의 커리어에서 숨기려는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사진
모델이나 배우직을 지망하지 않는다면 굳이 사진을 첨부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용모가 당신의 업무 수행과는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을 첨부하는 것은 때로는 전문지식이 없어 보인다.
■화려한 디자인
특별히 디자인이 화려하거나 색깔을 사용한 이력서들이 있다. 평범하게 본인의 능력을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본인의 떨어지는 경력을 화려한 이력서 작성으로 보충하려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한 내용보다는 외양에 더욱 치중하려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주관적인 기술
이력서는 구직자의 경험과 성과를 기술하면 된다. 이력서에 대단한 리더십 기술을 가졌다든가 ‘창조적인 혁신가’라는 표현을 쓰면 허풍을 떠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제대로 된 회사라면 이러한 표현을 믿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회사들이 구직자가 기술한 내용이 다소 과장되었을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대한 언급
만약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수년이 지났다면 회사들은 오래된 고등학교 경력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어떤 특별 활동을 했는지 등을 챙기기에는 시간이 오래 흘렀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력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낫지, 왕년에 내가 잘 나갔던 사람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다.
■여분의 이력서 작성
당신이 20대라면 이력서는 한 장이면 족하다. 그런데 만약에 나이가 더 들었고 경험이 많다면 두 장까지는 늘려도 괜찮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면 당신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 회사에서는 이력서를 보는데 20~30초 정도밖에 쓰지 않는다. 너무 양이 많으면 무시당하거나 혹은 경력을 보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이력서는 요점 정리이지 자세한 서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봉급
이력서는 보통 봉급까지 다 기입하지 않는다. 봉급까지 기입하는 것은 프로답지 못하다. 봉급 정보는 공개하거나 나눌 필요까지는 없다. 단지 인터뷰 때 혹은 입사 후에 협상을 통해서 조정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추천인의 이름과 주소
추천인의 이름과 주소를 굳이 명시할 필요는 없다. 고용주 측에서 관련 정보가 필요하면 관계자를 통해서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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