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는 Initial Public Offering이란 세 단어의 첫 글자 모음으로 최초의 주식 공매라는 의미이다. 한국 신문들은 기업공개란 표현을 선호한다.
페이스북의 창설자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동료들 소유의 사유 주식들이 나스닥 전자주식시장에 상장된 것이 5월18일이다. 모건 스탠리 회사가 주역을 담당한 페이스북 IPO는 가장 화려한 전망을 가진 유망주라는 장밋빛 선전과 보도로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군침을 흘리게끔 만들었었다. 처음에는 1주당 28달러 내지 35달러라더니 첫날 상장 가격은 38달러에 정해졌다.
이후 나스닥의 컴퓨터 문제로 두어 시간 지연되더니 42달러까지 올라 투자가들을 들뜨게 한 것도 잠깐 곧 하락세가 되어 투자은행들이 뒷받침했기에 망정이지 상장 첫날 38달러 미만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지난 주초부터 하락세에 접어든 페이스북 주는 요즘 며칠 사이에는 29달러 이하로 떨어져 주가가 무려 25% 가까이 급전직하했다. 첫날의 1주당 38달러로 계산하면 회사 가치가 무려 1천40억 달러였는데 29달러로 계산하면 약 800억 달러라니까 불과 열흘 동안에 240억 달러가 증발되어버린 셈이다.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페이스북 기업공개 과정을 검토해 보겠다고 한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직은 SEC의 검토 대상이 무엇인가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아마도 페이스북 기업공개에 주역을 한 모건 스탠리 회사의 한 증권 분석가가 주식 상장 전에 페이스북의 전망이 SEC에 제출된 각서처럼 장미빛 만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큰 투자가들에게만 구두로 연락했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즉 큰 회사들이 일반 투자가들은 알지 못하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페이스북 주식 예약을 취소하여 손해를 보지 않게 되었다면 일반 투자가들이 첫날 38달러 내지 40여 달러에 매입할 수 있던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개미군단의 손해가 엄청나게 불어나게 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미 연방고소사건이 두 건 제기되었으며 만약 일부 분석가들의 주장처럼 페이스북 주가가 19달러까지 내려가게 되면 실망한 일반 투자가들과 회사들의 고소 봇물이 터져 홍수처럼 될 것이다.
사실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에 근본적 의문을 품는 전문가들도 있다. 저커버그가 하버드 학부 학생시절 고안했다는 페이스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특히 젊은이들의 취향을 철저히 관장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되었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9억 이상의 사용자들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방법이 자명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예를 들면 GM은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철회했다. 포드는 아직 광고를 한다지만 사용자들이 자신이나 친구들의 소개란에 뜨는 광고에 따라 자동차 구매 결정을 하기 보다는 인터넷 사이트를 여기저기 섭렵해본 후 경제 사정과 제품의 성능과 매력 고하에 따라 포드냐 다른 차종이냐를 결정하게 되기 때문에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애플이 세계 최고의 회사로 부상한 데는 아이폰이나 아이 패드 등 첨단 기기들을 제조 판매한 것과는 달리 페이스북으로서는 내다 팔 수 있는 유형 제품이 없기 때문에 그 장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2000년대 초에 예상되었던 닷컴 경기의 물거품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소수 의견마저 있다.
페이스북 현상만은 아니지만 인터넷, 스마트폰 등 21세의 최첨단 기기들과 통신망은 까딱하다가는 귀중한 시간의 도둑으로 둔갑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메일을 읽어보기 전에는 하루를 시작할 수 없고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점검하며 전화와 텍스팅을 하다보면 제대로 직장 일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될 수 있다. 페이스북에 자기 신상에 대한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하고 친구들의 최신 행적을 따르다 보면 시간이 모자라 같은 집에 사는 식구들과의 실시간 대화가 줄어드는 기현상을 낳을 수 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온 세계가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최근 연방정부의 살림을 도맡고 있는 GSA의 사무차장 하나가 낙마하게 된 이유는 그의 주관 아래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GSA 회의에서 직원들의 흥청망청하는 파티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꼴이 페이스북에 올랐기 때문이다. 전자시대의 함정이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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