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대기업들 유럽수익 급락… 생필품보다 자동차·IT 등 분야 큰 타격
▶ 투자가들에“전망 어둡다”경고 그리스 EU 탈퇴 여부에 촉각 중국과 인도의 성장세도 흔들려
유럽의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투자가들에게 유럽에서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으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테크놀러지 분야에서 유럽지역에 가장 활발히 진출하고 있으며 미국 경기회복의 동력이 되고 있는 시스코와 델, 넵앱 등은 최근 유럽에서의 예상치 못한 매출부진을 발표했다. 자동차와 제조업 기업들을 포함한 유럽 진출 주요 기업들도 비슷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수개월 전만 해도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 경제가 유럽의 문제들과는 별개로 굴러가고 있으며 유럽이 휘청거려도 미국은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었다. 대부분의 관심은 유로존의 채무압박과 흔들리는 은행들에 맞춰져 있지만 이제는 그것이 점차 유럽의 경기침체가 전 세계 경제에까지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는데 대한 우려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주례연설을 통해 유럽경제가 “우리 경제에까지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은 이런 불안을 반영한 것이다. 17개국의 단일통화 사용국들과 그 외 10개 국가를 묶은 유럽연합 경제는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큰 경제체제이다.
기업 수익은 미국경제에서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매출 감소는 분석가들이 미국기업들의 2분기 수익전망을 낮춰 잡는 이유가 되고 있다. 테크놀러지 기업들의 경우 분석가들은 이들의 수익 중 3분의1 가량이 유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크놀러지 주식들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금년 상반기 몇 개월간 시스코는 잘못된 합병으로 인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낙관적인 시기로 접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 달 시스코의 최고경영자는 시스코의 유럽에서의 영업 전망이 악화됐다고 시인했다. 이런 발언은 시스코의 주가를 하루에 무려 11%나 하락시켰다. 샌포드 C. 번스타인 & 컴퍼니의 테크놀러지 분석가인 A. M. 사코나지는 “경기의 여파가 현실화 되면서 전망을 낮춰 잡게 됐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5월 제조업 실적이 줄어들고 실업률인 기록적인 11% 수준에 이르면서 유럽경제에 대한 전망은 한층 어두워지고 있다. 최근 포르투갈의 재무장관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기대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와 중국의 제조업들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지난 주 발표된 데이터는 밝히고 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두 개의 믿을만한 엔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금년 들어 가장 미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우울한 전망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어 놓고 있다. 다우존스는 금년 상승분을 모두 까먹은 상태이다.
유럽경제의 약화는 달러 강세를 초래해 미국산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가져 오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유럽으로의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이 수출부진으로 제조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 이것은 수입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수출에 의존하지 않는 전 세계 기업들조차 소비자들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연쇄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공포는 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가 2008년과 같은 위기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미국 은행들은 남유럽 국가들이 발행한 채권에 연계된 자산을 줄이려 노력해 왔다. 그러나 유럽 금융기관들의 페이먼트와 대출이 동결된다면 그 여파는 미국은행들은 물론 미국 경제 전반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그 누구도 그리스의 유로탈퇴에 철저하게 준비돼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한 붕괴를 막더라도 유럽의 경기침체 장기화는 유럽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치 않지만 말이다. 경기침체로 진입한지 3년이 됐는데도 미국기업들이 얼마나 유럽에 의존하고 있는지에 대해 놀랄 정도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S&P 상장 기업들 가운데 절반 정도만이 유럽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분류하고 잇을 정도다.
S&P의 수석 인덱스 분석가인 하워드 실버블랫은 “우리는 분명한 그림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다”며 “놀라울 정도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시티콥의 수석 에퀴티 전략가인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S&P 기업들의 수입 중 11% 가량이 공식적으로 유럽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추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치 않은 보고서와 다른 지역을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는 물품 등을 고려할 때 약 15% 가량을 유럽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제약회사들과 함께 식품 및 음료 회사들은 유럽에서 약 22%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레브코비치는 보고 있다. 이런 분야의 제품들은 경기침체의 타격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투자분석가는 “유럽 사람들은 어쨌든 팸퍼스 기저귀 가격이 조금 더 오른다고 해도 이것을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빅 티켓 아이템을 파는 기업들은 사정이 다르다. 특히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그들의 수입 가운데 27%를 유럽에서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포드와 GM은 1분기에 유럽에서의 판매 감소를 보고했다. 특히 유럽 내 공장가동 중단에 따라 문제가 한층 더 악화되고 있다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유럽에서 수입의 16%를 올리고 있는 제조업 분야 기업들은 자동차 회사들처럼 신속하게 문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미주리에 소재한 에머슨 전자회사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빗 파는 지난 5월 증시분석가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조만간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테크놀러지 기업들은 유럽의 경기침체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스코의 발표가 있고 난 수주 후 델의 최고 재무책임자는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의 환경이 “우리들의 계획보다 열악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휼렛 패커드의 최고경영자 맥 휘트먼이 최소한 금년 말까지는 그녀의 회사가 유럽으로부터의 ‘맞바람’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유럽에 묻어 둔 돈을 인출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사코나지는 “전 세계가 취약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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