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에 호텔 건설 붐이 불고 있다. 맨하탄외에도 퀸즈 등지에 호텔들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는 것.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뉴욕시에 문을 연 신규 호텔은 최소 15곳이다. 이들 중 절반은 맨하탄, 나머지 절반은 브루클린과 퀸즈 등에 집중돼 있다. 뉴욕시 관광전문 조사기관 NYC&컴패니에 따르면 2006년~2011년 사이 뉴욕시에 새롭게 들어선 호텔 중 42%는 맨하탄 이외 지역에서 지어졌다.
▲5월 문을 여는 와이드 호텔
■퀸즈-롱아일랜드시티
퀸즈에서 호텔 건설 붐이 가장 뜨거운 지역은 롱아일랜드 시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5월까지 문을 연 호텔은 5곳이다. 쉐라톤이 지난 여름 88객실의 ‘포 포인트 호텔’을 39애비뉴와 27스트릿에 지었으며, ‘ZNYC호텔’이 43애비뉴와 11가에 문을 열었다. 100여객의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원래 자동차와 리무진을 위한 주차장이었다. ZNYC의 소유주 헨리 질버만은 1996년 주차장 사업을 위해 구입했던 이 곳을 10년만에 호텔로 변경하는 공사에 착수했었다.
올 1월에는 부티크 호텔인 ‘베티버(Vetiver)’가 39애비뉴와 29스트릿에 문을 열었으며 ‘윈드햄 가든(Wyndham Garden)’호텔이 올 봄 44애비뉴와 9가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윈드햄 가든은 7층 규모로 총 객실수는 128개다. 이외에도 메리엇이 ‘페어필드인&수트’를 올 여름 열 계획이다.
맨하탄과 지하철로 한 정거장이면서 맨하탄의 스카이 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롱아일랜드시티에 호텔 개발이 줄을 잇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 지역의 호텔 가격은 방 한 개당 130-200달러선으로 맨하탄에 비해 30-40% 저렴하다. 상당수가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루프탑 바를 갖추고 있어 맨하탄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케네디 국제 공항과 라과디아 공항이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롱아일랜드 시티와 아스토리아에 모마PS1과 뮤지엄 오브 무빙이미지, 영화 TV 제작소인 실버컵 스튜디오, 소크라테스 조각공원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맨하탄 못지않은 고급 레스토랑과 공원이 많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시티그룹 타워 등이 위치해 있어 상업 중심지 근처에 호텔 개발을 원하는 개발업자들이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루클린-윌리엄스 버그와 보름 힐
브루클린의 호텔 건설이 뜨거운 지역은 파크 슬롭 북쪽인 윌리엄스버그와 보름힐이다. 이 지역 역시 맨하탄과의 근접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매리엇은 1998년 브루클린 브릿지 인근에 666개의 객실의 대형 호텔을 열면서 10여년간 이 지역 관광객들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매리엇 호텔은 농구팀 ‘브루클린 네츠’로 이름이 바뀐 뉴저지 넷츠의 공식 호텔로 올 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약 100개 객실 규모의 소형 호텔들이 연이어 인근에 들어서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최근 2년새 약 10곳의 호텔이 들어서면서 보름힐과 윌리엄스 버그 등 다운타운 브루클린의 크고 작은 호텔 수만 30곳을 넘어선다. 특히 쉐라톤 호텔과 어로프트 호텔이 최근 2년 사이 더필드 스트릿(Duffield St)의 한 블락안에 나란히 문을 열면서 더필드 스트릿 선상을 따라 호텔 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올봄에는 128개 객실로 스파와 최고급 레스토랑, 루프탑을 갖춘 ‘호텔718’이 더필드 스트릿에 개점을 앞두고 있다. 호텔718의 운영자 브라이언 던은 “이 거리는 이제 호텔 거리가 돼가고 있다”며 “다운타운 브루클린의 사무실과 시청 건물 직원들이 퇴근, 건물이 한산한데 비해 이 거리는 그 시간에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들로 더욱 붐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올 봄 2개 호텔이 추가로 들어선다. ‘호텔BPM’이 선셋 팍 인근의 33가에 문을 열고 운영에 들어가며 윌리엄스버그 워터프론트의 기존 공장지대에는 72개 객실을
갖춘 ‘와이드 호텔’이 들어선다.
이 같은 호텔 개발 러시는 지난해부터 이미 계속됐다. 지난해 7월 페어필드인앤수트가 3가와 고와누스 애비뉴에 문을 열었으며 11월에는 킹앤그로브가 12가에 문을 열었다. 이 호텔은 64개 룸의 소형 호텔이지만 야외 수영장과 전경을 볼 수 있는 발코니가 설치돼 있다.
킹앤그로브의 매기 휴스턴 대변인은 “인근에 거주하는 장성한 자녀를 방문하는 부모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브루클린의 호텔을 예산 때문에 맨하탄 대신 선택한다기보다 처음부터 이 지역 호텔을 찾는 관광객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들 호텔이 들어선 지역들은 젊은 층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브루클린의 부촌으로 호텔들은 하나같이 세련된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다. 여행자 뿐 아니라 인근 예술인들과 여피족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바와 레스토랑 등에 대한 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 지난해 말 문을 연 윌리엄스버그의 킹앤그로브 호텔.
■호텔 산업 전망
지난해 뉴욕시내에 들어선 호텔의 총 수는 21곳으로 2010년에 비해 75% 증가했다. 호텔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수익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시로의 관광객 유입이 꾸준히 늘고, 소비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NYC&컴패니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에는 4,900만명, 2011년에는 5,000만명이 뉴욕시를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다 수준이다.
2000년 이후 매년 100만명 이상씩 꾸준히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한 비용도 2010년 315억달러, 2011년 325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예상 액수는 340억달러로 2003년 180억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관광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호텔의 평균 방하나당 거래 가격도 꾸준히 뛰고 있다. 지난해 48만8,000달러로 전년대비 39% 뛰었다.
이처럼 높아지는 투자 가치로 앞으로 호텔 신축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이지만 신축 호텔의 상당수는 객실 100개 이하의 소형 호텔로 한정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 조달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매리엇의 존 울프 대변인은 “적은 비용을 투자해도 되기 때문에 요즘 같은 시기에는 작은 규모의 호텔을 짓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라며 “호텔 신축후 투자비용 회수도 그만큼 빨라지기 때문에 소형 호텔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호텔 산업 전망이 밝자, 뉴욕시립대학교(CUNY)도 롱아일랜드시티에 직영 호텔 개점을 추진하고 있다. 올초 뉴욕시립대는 스킬만애비뉴 선상에 호텔 신축을 기획, 개발 제안서(RFP)를 호텔산업전문 컨설턴트에게 제출했었다. 총 60만 스퀘어피트에 달하는 이 지역은 현재는 주차장으로 일부 사용 중이다. 대학은 호텔을 재학생들의 인턴 실습과 수익 창출 등 호텔 전문 인력 창출을 위해 운영할 계획이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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