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FL 스타 출신 윌리 골트 사기 혐의로 피소… 증권거래위원회 단속 강화
▶ 대부분 투자자 모집에‘얼굴마담’역할 영화‘루디’의 실존 인물도 사기 행각 스타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피해 초래
최근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된 1980년대 NFL 스타 윌리 골트.
NFL 시카고 베어스에서 뛰었던 와이드 리시버 윌리 골트는 1986년 수퍼보울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초토화 시킨 현란한 발놀림으로 풋볼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또 그가 팀 동료들과 부른 랩송 ‘수퍼보울 셔플’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NFL사상 가장 빠른 와이드리시버의 하나로 꼽히는 골트는 최근 풋볼필드가 아닌 현실에서 또 하나의 빠른 움직임으로 뉴스거리가 됐다. 그것은 수많은 투자가들의 돈을 연기처럼 날려버린 금융사기 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골트를 비롯해 많은 전직 프로 선수들이 자신들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영웅적인 지위를 악용해 금융사기를 주도하거나 도운 혐의로 줄줄이 당국에 걸려들고 있다. 골트의 경우 증권거래위원회가 벌이고 있는 전직 스포츠 스타들을 이용한 금융사기 사건들 가운데 하나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증권거래위는 현재 수사 중인 전직 프로선수들의 숫자를 밝히길 거부하고 있다. 물론 은퇴 프로 선수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꾸려가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증권거래위가 지난 12개월 사이에 연방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전직 프로선수들 가운데는 역경을 극복하고 노터데임 대학 풋볼팀에 들어간 스토리로 감동을 주고 이것이 영화화되기까지 했던 다니엘 ‘루디’ 루티거도 있다.
증권거래위가 수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많은 투자가들이 유명 운동선수라는 사실에 믿음을 가지고 투자의 문제점이나 부정적인 면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돈을 넣었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스톨트맨 법률회사의 금융사기 담당인 앤드류 스톨트맨은 “유명한 전직 운동선수가 나서서 어떤 회사나 투자를 홍보하면 사람들은 경계심을 낮추게 되고 그들의 선전하는 모든 것을 합법적이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리는 이런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목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전직 운동선수들에 대한 조치와 관련해 논평하기를 거부했다. 골트 역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는 아직까지 자신의 혐의에 대한 반박문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루티거는 자신에 대한 혐의에 대해 유죄나 무죄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38만2,866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초대형 폰지 금융사기인 버니 메이도프 케이스와 앨런 스탠포드 케이스를 초기에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던 당국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힘을 쏟고 있다. 운동선수들이 연루된 케이스들은 이런 범죄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더할 수 없이 좋다. 스톨트맨은 “이런 케이스들은 커다란 헤드라인 뉴스가 되며 피해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기와 뒤이은 대형은행 구제 금융에 더해 메이도프와 스탠포드 같은 케이스가 발생하면서 전통적인 금융자문 전문가들에 대한 투자가들의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유명 운동선수들은 홍보만 잘하면 믿을만한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임상 심리학자이자 운동선수들이 어두운 면을 파헤친 책을 저술한 스탠리 테이텔바움은 지적했다. 그는 “이들은 질 나쁜 사기사건의 얼굴마담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증권위 자료에 따르면 골트는 ‘하트 크로닉스’라는 회사의 얼굴마담 역할을 했다. 풋볼스타인 골트는 심장 모니터 기기인 피델리티 100이라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처럼 행세한 이 회사의 얼굴로 앉혀졌다. 증권거래위에 따르면 골트는 2008년 0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이 사기사건의 주모자인 미첼 스타인과 일하면서 한층 더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이 기간에 하트 트로닉스는 만성 적자인데도 회사가 마치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회사의 사기에는 위조 택스아이디 번호와 마치 일본의 고객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한 직원을 단 하루 출장 보내는 등의 수법이 사용됐다.
골트는 사장과 공동 회장 타이틀을 가지고 실적을 왜곡하는 일에 가담했다. 한 예로 2008년 11월과 12월 골트와 스타인은 한 투자가에게 자신들의 회사가 멕시코와 남미, 그리고 캐나다에 제품을 팔아 수익을 내기 직전이라고 속여 한 투자가로부터 15만달러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 돈은 회사 운영에 쓰이지 않고 골트와 스타인의 개인용도로 사용됐으며 투자가는 돈을 모두 날렸다. 스타인을 변호하는 한 변호사는 논평을 거부했으며 다른 변호사는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운동선수들은 은퇴한 후 머지않아 자신들이 현역 시절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돈을 쫓게 되고” 코칭이나 책 쓰는 것보다 금융과 투자 회사들이 더 큰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투자가들은 전직 유명 선수들을 믿고 큰 돈을 맡기려 든다.
한편으로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접근하는 회사들이 보이는 것과는 달리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경험 많은 투자가들은 즉시 수백만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 시절 수년에 수백만달러를 벌던 선수들은 이런 약속을 허황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현실 감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달 때 삼키고 쓰면 내뱉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사기꾼들에 쉽게 넘어간다.
전직 프로선수들의 이미지는 투자금을 빨리 모으는데 가장 유용한 수단이다. 증권거래위가 2009년 수사한 케이스도 이것이 중심적인 요소였다. 전직 NFL 선수인 커트 버튼이 대표로 있던 ‘트리턴 애퀴지션’은 90명의 투자가로부터 800만달러를 모았다. 이것은 폰지사기였다. 여기에는 은퇴한 NFL 선수들이 동원됐다. 이들은 다른 선수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버튼은 2011년 유죄평결을 받고 17년형을 선고받았다.
전직 선수들에 대한 증권거래위의 수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9년 증권거래위는 전직 미네소타 바이킹스 쿼터백이었던 프랜 타킨튼을 기소했다. 그는 6명의 공범들과 함께 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내세워 수익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였다. 그는 결국 유무죄 인정 없이 상당액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증권거래위의 단속에도 스포츠 영웅들을 믿으려는 투자가들의 ‘생래적인 욕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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