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왔다. 북한은 매번 국회의원 총선거, 대통령 선거 등 한국의 권력 재편기에 편승하여 선거개입 공작을 전개해왔다. 이번 4.11 총선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이 선거개입 공작을 전개하는 목적은 기본적으로 북한정권의 목표인‘전 한반도의 주체 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 건설(전조선혁명)을 달성하기 위한 유리한 정세를 구축하기 위해서이다. 북한은 국회의원 총선이라는 합법적인 투쟁 공간을 활용하여 전 조선혁명을 위한 3대(북한, 남한, 국제) 혁명역량 강화노선 중 ‘남한 사회주의혁명 역량을 강화시켜 혁명 성사를 위한 주객관적 상황의 조성을 앞당기려는 것이다.
특히 올해를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선포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이른바 ‘혁명전통의 계승과 유훈 관철을 위해, 대남 공작부서를 총동원시켜 이번 총선에서 북한에 우호적인 친북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총선개입 공작의 유형과 양상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북한은 올 1월1일 대남 혁명전위대인「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의 신년사설을 통해 『진보세력의 대단합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룩함으로써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역적패당에게 결정적 패배를 안겨야 한다』고 선동하면서 선거 개입을 노골화한바 있다. 진보세력이란 그들이 평화민주세력이라 칭송하는 친북좌파 세력을 의미하며, 역적패당이란 자유민주주의 노선을 수호하려는 보수진영을 의미한다.
둘째, 북한은「225국」을 통해 국내에 합법적 거점을 확보한 간첩망에게도 선거투쟁을 지령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2011년 적발된 왕재산 간첩단 사건에 의하면, 2011년 4월 재보궐선거 등 각종 선거시 이른바 진보정당이라는 특정 정당 후보를 지원하라고 지령하였음이 확인된 바 있다. 북한「225국」의 특성으로 보아 국내에 암약중인 간첩망에게 위와 유사한 선거투쟁 지령을 하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북한은 한국이‘사이버 강국’이라는 현실에 주목하고 총선 공작에 사이버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등 120여개의 친북사이트와 40여개의 트위터 계정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하여 대대적인 선전선동으로 국내 선거정국에 개입하고 있다.
주 논조는 이번 선거에서 현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막판에 SNS를 통해 주로 보수정당과 후보에 대한 각종 유언비어 및 흑색선전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제는 이를 해명할 시간적 여유가 없이 선거가 치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넷째, 북한의 선거투쟁 공작이 다변화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선거관련 투쟁 지침을 「통일부전선부」소속의 반제민전과 비합법 간첩공작을 담당하는「225국」(구 대외연락부) 등을 통해 국내 친북좌파 진영에 하달하며 선거 투쟁을 독려해왔다. 이번 선거부터는 정찰총국과 통일전선부의 해외 공작팀 등이 나서 해외교포 공작에도 혈안이 되어 있다. 그 이유는 2009년 개정된 재외동포법과 공직선거법에 의해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다섯째, 북한은 이번 선거구도를 전통적인 ‘민주세력’(범야권후보) 대 ‘반민주세력’(여권후보)’의 구도 외에, ‘평화세력’(6.15공동선언 지지세력. 진보세력) 대 ‘전쟁세력’(6.15선언 반대세력, 수구세력)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는 선거 구도를 ‘친북세력과 반북세력’으로 이분화하자는 것이다.
북한은 3월 20일 우리민족끼리 논평을 통하여 국내 종북단체의 ‘전쟁반대-평화수호’의 투쟁구호 발표를 소개하며 『평화옹호 진보민주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자』고 선동한 바 있다. 결국 장거리로켓 발사, 서울 불바다 등 대대적인 전쟁공포 조성으로 선거 국면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이끌어 친북후보의 당선을 지원하려는 술책이다.
우리는 북한의 총선공작을 명확히 인식하고 정파이익에서 벗어나 국가대계를 위해 건실한 자세로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선거공작을 차단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유권자인 우리 국민들이 냉철한 판단으로 소중한 투표권을 건전하게 행사함으로써 성숙된 민주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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