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상은 목축을 시작한 유목민들과 농사를 시작한 농경민들로 대별된다. 유목민들은 목축을 위해 자연의 먹이를 찾아서 떠돌아다녔다. 농경민들은 긴 여름 햇빛 속 고된 밭일을 통해 한해의 수확을 기대하며 살았다.
농사를 위해 한 지역에 정착한 농경민들의 음식은 간장, 된장처럼 발효 음식이 많은 반면, 유목민들은 양념에 절이는 음식보다 스테이크 등 급성 식품이 많다. 농경민이 유목민보다 환경에 단련되어 더 끈질기고 보수적이다. 보수적이라 함은 새로운 것을 거부하고 재래의 풍속, 습관과 전통을 중요시하여 그대로 지킴을 말한다.
북한은 아직도 유교의 가르침이 지배하고 있는데다, 삼대 세습으로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강요함으로써 지극히 ‘보수적’이라 자신들의 전통과 습관을 쉬 버리지 못한다. 폐쇄된 사회 속에서 자신들의 이념을 공고히 하는 이들이 핵실험도 하고, 미국과 맞짱도 뜨니 남한의 종북주의자들 눈에는 얼마나 쿨 하게 보였을까?
민주통합당은 급변하는 세상을 외면하고, 자신들이 시작했던 일마저 스스로 부정하며 뒤집으려한다. 그러면,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위장된 보수파가 아닌가?
자신들이 주도했던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전면 재협상으로 끌고 가려하고, 제주도 강정마을에 건설하려는 해군 기지도 건설하지 못하게 하니 그들이야말로 ‘수구꼴통’들이다. 북한 소행의 천안함 폭침에는 침묵하니 참 희한한 수구꼴통이다.
통합민주당 대표 한명숙은 노란 점퍼를 입고 선거 운동을 한다. 하지만 오는 19대 총선에 공천 혁명을 이루겠다는 그의 이야기도 벌써 퇴색하여 누런 점퍼가 되고 있다. 민주화 운동으로 힘든 청년기를 보낸 한 대표는 한이 맺혔는지 한풀이 정치를 하려한다. 지난 2월에는 현 정부의 부정부패를 두고 내각 총사퇴와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는 야권연대 경선과정에서 일어난 여론조사 조작 의혹 사태에 대해 차일피일 미루다 급기야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바로 자신의 공천을 결정하는 여론조사였다.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이들이 오히려 여론 조작으로 민주화에 역행하는 일을 저지르면서, 통합 ‘퇴보당’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그 덕분에 주체사상파의 경기 동부 연합이란 정체가 수면에 드러났다. 정부의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해적 기지’라고 했던 김지윤, 평양 원정출산 의혹의 황선 등이 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뼛속까지 새빨간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다.
푸른색의 한나라당은 돈 봉투 논란에 휩쓸려,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당 로고에서 푸른색을 완전히 지우려고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바꾸다, 심한 내부 반발에 밀려 당 로고는 빨간색을, 당명은 푸른색을 썼다.
새누리당의 총선 중앙선거대책 발대식에서 모두 빨간 점퍼를 입은 그들이 청군인지 홍군인지 헷갈린다. 진보파들이 복지를 들고 나오니, 덩달아 그들보다 더한 복지정책을 들고 나온다. 지난 5년 동안 친이와 친박으로 불필요한 소모전을 벌였으니 이제는 기가 꺾인 보수 같아 보인다.
그 옛날 박순천 여사는 치마가 원수라 했었는데, 세 정당 모두 바지들은 어디가고 치마가 판을 치니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한반도에서는 두 종류의 왜곡된 민주주의가 시행되었다. 박정희의 시월 유신을 내세운 한국적 민주주의와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내세운 북조선식 민주주의다. 북한의 주체사상을 공부하면서 남한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것은 결국 북한 이념을 남한에 뿌리내리는 운동이 아닌가?
진정한 민주주의는 무한한 책임이 따른다. 북에서는 주민들의 입이 아예 닫혔고, 입이 활짝 열린 남에서는 ‘제멋대로 주의’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섰다. 이념의 전쟁에다, 부유층들의 무분별한 사치, 재벌들의 사업 싹쓸이, 헌정 질서 파괴, 부정부패, 자살, 왕따 및 각종 범죄 등으로 너무 혼탁해졌다. 약주 한잔 공짜로 얻어 마신 기분으로 한표를 던지지 말고, 앞날을 보며 신중하게 투표해야할 것이다. 조국의 명운이 한국민 각자의 손에 달려있다.
폴 손/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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