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면 가을을 말하지만 아이패드 등 전자기기의 발달로 이제는 남녀노소 어디서나 전자책을 통해 독서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자기기를 통한 독서 인구가 늘어나고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져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하지만 전자기기를 통한 독서라는 좋은 취미가 건강을 해치는 나쁜 습관이 될 수도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일반인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73%가 전자기기를 통한 독서 후에 통증 및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즉 독서 인구 10명 중 7명은 목, 어깨, 허리 등에 뻐근함, 쑤심, 저림 등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독서시간에 따라 통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독서 소요시간이 15분 이하인 응답자 중 57%가 독서 후 통증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반면 15분~1시간가량 독서하는 사람들은 69%, 1~2시간 78%, 2시간 이상 독서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무려 94%가 몸에 통증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즉 독서시간이 길어질수록 통증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독서시간과 통증이 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서시간과 함께 통증에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독서 자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평소 엎드려서 전자책을 읽는 사람의 경우 무려 89%가 통증을 호소하는데 반해 누워서 혹은 기대서 읽을 경우 각각 78%, 67%로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이 조금씩 떨어짐을 알 수 있다. 이는 독서 자세에 있어서 엎드렸을 때 통증이 가장 심하고, 앉아서 책을 읽을 때 가장 덜 통증을 느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자세에 따라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도 약간씩 차이를 보였다.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허리통증(47%)과 목통증(41%)을 비슷하게 겪지만, 소파나 바닥에 누워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목통증(43%)과 어깨통증(30%)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딘가에 기대서 독서하는 사람들은 목보다 허리(59%)와 어깨(33%) 이상을 주로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엎드려 책을 읽을 때는 허리(37%), 어깨(29%), 목(27%) 등 신체 부위 전반에 걸쳐 고루 통증을 호소했다. 전반적으로 독서 후 통증을 느끼는 신체 부위로 허리(41%)가 가장 많았고, 목(31%), 어깨(26%)의 순이었으며, 상대적으로 팔과 엉덩이(2%)는 적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읽을 때 독서시간과 자세에 따라 통증을 다르게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정된 한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게 되면 목 뒤쪽과 등쪽 근육이 긴장하면서 목, 허리 등 척추 전반이 쑤시거나 뻐근함이 나타나게 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목과 어깨에 만성 통증이 생기면서 많은 경우 ‘일자 목’ 또는 ‘역C자 커브’ 진단을 받게 되기도 한다.
푹신한 의자와 소파, 침대문화가 보편화되고 컴퓨터나 기기들의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바른 자세로 앉아 독서하기보다는 기대거나, 눕거나, 엎드리는 등 자신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자세로 독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를 통해 실제로 청소년들의 경우 측만증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단 바닥에 엎드려서 배를 깔고 책을 읽는 자세는 가장 좋지 않다. 우선 허리가 과도하게 뒤로 젖혀지게 돼 허리를 뒤로 젖혀주는 역할을 하는 척추기립근이 장시간 긴장을 하고 피로가 쌓이면서 허리가 뻐근해지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머리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뒷목과 어깨 근육들이 무게를 지탱하려고 더 힘을 들이게 된다. 이로 인해 근육이 뭉치고 통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바닥에 앉아서 독서를 하는 경우는 오랫동안 고개를 아래로 숙이게 되므로 일자 목을 유발할 수 있다. 누워 책을 읽을 때도 장시간 긴장되어 있던 척추 때문에 몸이 영 말을 듣지 않게 되고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또한 기대서 독서를 하면 머리에서 목, 허리를 지나 엉덩이로 내려가는 무게의 중심이 흐트러져 비스듬히 누운 허리에 집중이 돼 척추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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