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절절히 느낀 경우 중 두 가지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의 첫 직장에서 소유주 집안 장남으로 나중에 회장이 된 인물이 있었다. 당시에는 상무였던 그 사람은 복도에서 부하 직원들이 허리 굽혀 인사를 하면 답으로 목례는커녕 목과 머리가 오히려 더 뒤로 젖혀지던 것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또 10 몇 년 전 어떤 사람이 나에게 전할 것이 있어서 우리 집 드라이브 웨이에 차를 세웠기에 나갔더니 우리로서는 언감생심 욕심도 못 낼 최고급 승용차였다. 그 차 안에 앉아있던 그의 부인이 나를 보는 눈초리가 경멸에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오죽 별 볼일이 없는 변호사이면 고작 이따위 게딱지같은 집에 사는가”라는 표정이었다면 지나친 자격지심의 발로였을까?
물론 부자라고 다 그렇게 안하무인의 교만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부자들, 특히 20대와 30대에 큰 부를 축적한 젊은 사람들은 흔히 하늘이 돈짝 만하게 보이는 것처럼 행동한다.
페이스북(Facebook)을 고안하여 8억 내지 10억 가입자들을 확보함으로써 2010년에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고 영화화까지 되었던 마크 저커버그란 하버드대 중퇴생이 페이스북의 최초의 주식 공모(Initial Public Offering, IPO)를 통한 기업 공개로 기백억만장자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뉴스를 듣고 갖가지 반응이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담벼락 낙서 그림으로 출발했다가 화가로 성장한 한인 청년이 몇 년 전 스탠포드 대학 부근의 멘로 파크에 소재한 페이스북 본사에 벽화를 그려주고 현금 대신 그 회사의 주를 약간 받아두었던 것이 2억달러로 둔갑됐다는 보도이다. 이에 대해 같은 한인으로서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될 일이다. “왜 나는 그처럼 행운아가 아닌가” 또는 “왜 내 자식이 응접실 하얀 벽에 그림 그리는 것을 야단쳐서 그의 천재 화가 잠재성을 방해 했던가”라고 공상의 나래를 편다면 자신만 불행해질 것이 때문이다.
개인 기업이 IPO를 통해 공개 기업이 되는 과정 특히 연방증권거래감독원(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해야 되는 서류 등을 페이스북의 IPO 과정을 통해 조명하려던 것이 부자들에 대한 푸념같이 되어 버렸다.
페이스북의 SEC 서류 제출로 밝혀진 것들을 약술해 보기로 하자. 첫째로 페이스북이 돈을 버는 방법은 회원 가입비가 없는 상황에서 멤버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공개하기 때문에 그들의 필요에 안성맞춤으로 부합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로부터 거두어들이는 광고 수입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페이스북을 나라로 치자면 중국과 인도의 인구 대국 다음으로 큰 숫자이니까 광고주들에게는 금맥이나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또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하루에 2억5,000만장의 사진을 퍼 올린다. 그리고 ‘친구’들이 ‘좋다’라는 것에 클릭하는 숫자는 하루에 무려 27억번이라니까 기가 꽉 막힐 숫자다. 그리고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1천억의 친구들과의 접속이 존재한다니 혼절할 노릇이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I-패드의 앵그리 버드란 게임을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버리는 데 페이스북까지 사용하게 된다면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모자랄 것이다.
SEC에 제출한 서류에 의하면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회사의 주를 3분의 1가량 소유하고 있는데 더해 투표권은 57%를 행사할 수 있다. 그 회사의 가치가 750억달러 내지 1,000억달러로 평가된다니까 그가 하버드대학 기숙사에서 8년 전에 시작한 발명이 그를 미국 최대의 부호들 가운데 안착시킨다.
그러나 작년도 그는 실제 연봉 48만달러에다 상반기의 22만달러 보너스 그리고 비행기 전세와 경호비용으로 78만달러를 더 받았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 비서실장이던 세릴 샌드버그 여사는 페이스북의 최고 경영책임자로 30대 후반이라 그 회사의 유일한 어른이라고 불리는데 그는 작년에 38만달러를 벌었지만 3,000만달러어치의 주를 배당받았기에 미국에서 최고 수입의 여성이 되었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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