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 하느냐보다 흥미 갖고 했느냐가 중요
전공 관련만 고집 땐 선택 폭 좁아질 우려
입시준비를 하면서 과외활동(extracurricular activity)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입학사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합격하게 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맹목적인 이해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부모들이 반드시 이해하고, 알아둬야 할 기본 내용들을 정리했다.
■ 개수와 깊이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과외활동과 관련해 몇 개를 하는 것이 적당하냐는 질문을 하곤 한다. 심지어 어떤 부모는 아이가 몇 개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랑하기도 한다.
여기에 대한 답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자녀가 충분히 해낼 수 있고, 의미 있는 것이라면 할 수 있는 만큼 해도 좋다. 다시 말해 몇 개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학생 자신이 재미를 갖고 임하느냐는 것이 문제란 뜻이다. 개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질과 내용이 수보다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1~2개 정도만 했다면 이를 위해 학생이 투자한 시간이 여러 개에 매달려 활동했던 학생들의 활동별 투자시간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일관성과 지속성, 그리고 열정이 담겨 있다면 매우 가치 있는 것이 되는 것이다.
대신 이런 경우에는 깊이 있게 활동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과 끝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시간만 많이 투자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면 시간만 낭비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나
이 역시 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으로 일부 학부모들은 클럽이나 단체의 회장을 꼭 맡아야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그만큼 열심히 활동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에만 매달리는 것은 옳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녀가 어디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잘하는지를 정확히 꿰뚫고 있어야 제대로 된 과외활동, 입시에서 도움이 되는 과외활동을 선택하고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에스 에듀 컨설팅 양민 박사는 “자녀의 과외활동 때문에 걱정하는 것은 자녀의 목표나 재능, 관심사 등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자녀가 정말 좋아하는 분야에서 즐겁게, 그리고 쉽게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활동을 골라 진행한다면 나중에 내공이 쌓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어린이들을 좋아하는 성격의 자녀인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주말 등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찾아가 함께 지내며 책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한다고 치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니 본인이 더욱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고, 활동과정에서 스스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자연스럽게 표출시킬 수 있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그 활동의 질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리하면 꼭 회장을 맡아 리더십을 보여줄 수 없더라도 뚜렷한 봉사정신과 근면성, 올바른 인간성을 통해 열정 넘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입학 사정관들에게는 상당히 어필할 수 있다는 뜻이다.
■ 희망 전공과의 관계
일반적으로 과외활동 내용이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전공과 연계될 수 있다면 상당히 좋은 활동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꼭 그래야만 한다고 단언하는 것은 오히려 자녀의 과외활동 폭을 좁히는 셈이 된다.
만약 활동 수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적다면 전공과 연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한 우물을 팠다는 집중력과 열정을 한꺼번에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공과 무관한 것이라도 스스로 재미와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면, 이 역시 상당히 훌륭한 활동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 과외활동의 비중
아무래도 학부모와 학생 모두 궁금해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는 자녀가 어느 대학에 지원할 것인지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명문사립에 지원할 계획이라면 과외활동 내용도 상당한 수준을 필요로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명문학교라면 지원자 대부분이 훌륭한 성적과 SAT 점수를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과외활동으로 차별화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혹 일부에서는 공부가 조금 부족해도 우수한 과외활동이 있다면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위험한 판단이 될 수 있다.
명문사립대에 지원서를 제출한 학생들의 면면을 보면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단단한 스펙을 갖추고 있다. 심지어 대학 또는 대학원 수준의 인턴활동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요행을 바라는 대신 학업에서도, 그리고 과외활동에서도 지원한 대학에 맞는 내용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과외활동 전략 세우기
9학년 때 다양한 경험을 한 후
10학년부터 구체화 →집중활동과외활동
요즘은 입시정보에 대해 부모들이 너무 많이 알고 있고, 인식한 탓인지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가지 활동을 시킨다. 하지만 이를 입시와 맞물려 구체화 시키는 것은 결국 자녀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순간부터다.
이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자녀의 열정과 재능, 관심도, 그리고 희망 전공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에 관심이 많고, 재미있어 한다면 사이언스 또는 수학클럽 등 아카데믹 관련 활동 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 결과도 좋을 것이다.
반면 음악 등 재능이나 다른 봉사활동 같은 것에 더욱 큰 흥미와 관심이 있다면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9학년 때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것도 좋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10학년 때는 보다 구체화 시켜야 하는데, 이는 12학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야 11학년에 집중적인 활동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는 “11학년이 된 뒤에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에 미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계획을 세워 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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