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신체적 괴롭힘에 사이버 불링까지
친구 잘 사귀지 못하고 소극적일때 쉽게 표적
피해 발견 즉시 학교·교육구와 접촉·대응
집단 따돌림과 폭행 등으로 피해 학생들이 잇달아 자살하면서 한국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단순히 아이들만의 문제로 규정해 버리는 학교의 무책임하고 소극적인 자세, 가해자에 대한 미미한 처벌 등 모든 것이 한꺼번에 규탄을 받고 있다.
그러면 미국은 어떨까. 이곳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된다. 얼마 전 한 여학생이 친구들의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달려오는 버스에 몸을 던진 사건이 이를 반증한다. 불링(bullying)이라고 불리는 집단 괴롭힘 또는 왕따에서 내 아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 불링이란
쉽게 얘기하면 피해 학생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한 채 의도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학교에서 벌어질 수도 있고, 사이버 공간을 통해 위협이나 허위사실을 올려놓아 피해 학생에게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말로 괴롭히는 것이다. 피해 학생이 싫어하는 별명을 앞에서 계속 부르는 식으로 괴롭히는 것이다. 개인이 하기도 하고, 여러 명의 학생들이 한 학생을 타겟으로 하는 집단적인 행동도 있다.
두 번째는 신체적인 것이 있다. 가장 쉽게 발견되는 것이 폭행이다. 이 유형은 한국에서 더욱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폭행은 경우에 따라 중범으로 다뤄질 정도로 법이 엄한 편이다.
세 번째는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이다. 인터넷, 셀폰 등을 이용해 특정 학생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거나, 여러 형태의 위협적인 글을 올리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 위험사인이 있다자칫 한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것이 불링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는 한 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장기간에 걸쳐 괴롭히고, 괴롭힘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관찰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부모에게 얘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반대로 부모도 단순히 아이들끼리의 마찰로 커가는 과정의 한 부분으로 단정해 버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이런 일에서는 여러 가지 경고등이 켜지게 마련이다. 문제는 부모가 이를 제대로 발견하느냐는 여부다.
▲ 피해자인 경우
•옷이나 가방, 책 등이 인위적으로 훼손됐거나 분실된다.
•몸에 의문스러운 상처가 있다.
•자주 두통과 소화불량 등을 호소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악몽을 자주 꾼다.
•밥 먹는 습관이 변한다.
•스스로를 자꾸 학대한다.
•학교에서 점심을 먹지 못해 배고파 하는 모습이 자주 발견된다.
•친구 사귀는 일에 소극적으로 변한다.
•학교 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한다.
•학교 일에 관심 또는 흥미를 잃어버린다.
•집에 왔을 때 감정의 변화가 심하다.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거나 자살에 대해 얘기한다.
•어떤 특정장소를 피하려 한다.
▲ 가해자인 경우
•다른 사람에게 폭력적이다.
•다른 학생들과의 마찰에 끼어든다.
•교장실에 자주 불려가거나 처벌을 받는다.
•부모가 주지 않은 물건이나 돈을 가지고 있다.
•남을 괴롭히는 친구가 있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이 없다.
•매사 자신이 이기거나, 최고가 돼야 한다.
■ 어떤 학생이 피해자가 되나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가장 다루기 쉬운 사람을 대상으로 삼는다. 예를 들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인 때가 많거나, 친구가 없는 학생들, 그리고 제대로 자신의 입장을 말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다. 또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학생들 역시 타겟이 될 가능성이 있다.
■ 내 아이가 피해자라면
어느 날 아이 본인의 입을 통하거나 친구를 통해 집단 괴롭힘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곧바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학교와 접촉하는 것이다.
그동안 벌어진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학교의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학교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교육구 또는 주 교육부에 접촉해 문제를 알리고 도움을 받도록 한다.
만약 인종이나, 신체적인 장애로 인한 괴롭힘을 받는다면 연방 교육부에 연락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연방 교육부는 이를 인권차원에 다루고 있다.
하지만 너무 심한 정신적인 불안증세로 자살 가능성이 우려된다면 지체 없이 (800)273-8255로 연락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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