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라는게 계속 나쁠 수는 없어요``
▶ 새크라멘토 지역에 대형 샤핑몰 추진, 온갖 장사해본 사람만이 가진 안목과 관찰력으로 시작, “새로운 출발 하려면 경기 회복전에 하는 것이 현명”
유병주 코리아나 플라자 대표가 ‘때아닌 사업확장’을 하고 있다. 그것도 캘리포니아 중에서도 주택차압률 등 대부분 경제지수가 모두 악몽과 같은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일을 벌였다.
그러나 그는 그같은 불경기를 십분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오클랜드 코리아나 플라자에 이어 2003년 새크라멘토 인근 란초 코도바의 주류 슈퍼마켓 체인점이 망하면서 나간 자리에 ‘새크라멘토 코리아나 플라자’를 세웠고, 이제 8년 만에 주류 언론과 정치가 주목할 정도로 큰 대형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그는 실내 면적을 3만 평방 피트에서 7만8,000 피트로 늘리고 2만 2,000평방피트 대형 찜질방과 푸드코트 및 리테일 스토어 등 ‘초대형 마켓화’를 추진하고 요즘 입주자를 찾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의 이같은 계획은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불경기에 더구나 집값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히는 새크라멘토에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무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7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이민 와서 벼룩시장 등에서 “안 팔아 본 게 거의 없을 정도로 온갖 잡상”을 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안목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착안해 낸, 그러나 알고 보면 단순한 철학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라는 게 계속 나쁠 수 없어요. 불가능하거든요. 세계 어디나 그렇지만 미국이 계속 지금처럼 가는 게 불가능해요. 저는 미국의 저력이 있다고 믿어요. 이상한 사람도 많고 미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의 콘셉트를 믿고 있어요. 어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활성화시킨다고요”.
그는 나름대로 경제전망도 내놓았다. “제가 보기에 2012년 하반기 안으로 미국 경기가 백 업(재기)돼요. 내년 말까지 그렇게 안 되더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2013년에 반드시 회복될 거예요”.
유 대표는 8년 전 새크라멘토에 마켓을 열게 된 이유에 대해 “새크라멘토 지역에 갑자기 한인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에 7,000명 정도였다가 2002년과 2003년 베이지역 집값이 치솟으면서 베이지역에 있는 집을 팔고 반값으로 새크라멘토에서 더 큰 집에서 살 수 있었거든요. 분명한 수요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랜초 코도바 알벗슨스 체인점 하나가 망하면서 건물주가 살 의향이 있냐고 연락한 거예요. 보아하니 란초 코도바는 오클랜드 텔레그라프 지역과 마찬가지로 저소득 지역으로 땅값이 낮은데 다른 저소득 지역과 달리 범죄율이 낮은 거예요. 코리아나 플라자가 있는 동네는 주민소득이 매우 낮지만 잘 사는 동네에 둘러싸여 있어 안전하거든요.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주류체인이 망한 것은 미국 마켓을 찾는 손님들이 자기가 바로 거주하는 동네에서 장을 보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한인들은 어차피 한국 장을 본다고 하면 주차하기 편하고 내부가 쾌적한 공간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조금 드라이브를 하려고 해서 새크라멘토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서도 할 만 하겠더라고요”.
지금 진행 중인 사업확장은 “새크라멘토에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지금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나름대로의 판단에서 출발했다. “새크라멘토에서 마켓을 먼저 차리니까 일단 반응이 좋았고 그 곳에 찜질방 같이 놀러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지역이라는 생각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수요가 있었고 시기적으로 적기”라는 것이다. “불과 몇년 전 만 해도 건축회사들이 일이 많아 작은 내부 공사를 하려도 기다려야 했지만 지금은 공사비가 적고 정부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스몰비즈니스대출과 같은 부양책들을 쓰고 있어 연방중소기업청(SBA) 504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550만 달러 대출을 받을 수 있었어요. 저도 그렇지만 누구든 새로운 출발을 하려면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뷰가 이루어진 오클랜드 코리아나 플라자 사무실에서 마켓 내부를 내다보이는 창문을 가리키면서 “매일 손님들 패턴을 보고 있어요. 그리고 컴퓨터로 손님들이 무엇을 사 가시는지, 얼마나 사 가시는지 그 바구니를 계속적으로 분석하고 있어요. 경기가 갑자기 나빠졌을 때 정말 매출이 많이 하락했고 경제가 한참 좋을 때인 2005년, 2006년 수준이 되려면 아주 멀었지만 손님들을 계속 보면서 느낀 것은 주머니가 바닥난 것 보다도 마음들이 불안하신 거였더라고요. 처음에 연이은 악재가 터지면서 일단 심리적으로 너무 불안해서 돈을 안 쓰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아, 내게는 별 일이 안 일어나는 거구나’ 하고 이제 조금씩 긴장을 풀기 시작한 것이라고 봐요”.
그에 따르면 손님들이 여전히 제일 싼 가격을 찾고 비싼 상품을 안 사지만 “바구니에 담은 양만 보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또, 손님들이 외식을 다시 하기 시작 하면서 바구니 양이 적어지고 대신 가격이 조금 더 나가는 물건을 찾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2년 전에 비해 손님 상태가 좋아졌고 계속 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서반석 기자> seobs@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