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덕분에 우리는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도널드 트럼프의 ‘보험 개념(plan concept)’이 무엇인지 마침내 알게 됐다. 유감스럽지만 그의 개념은 미국의 의료 체계를 와해시킬 것이다.
장장 9년 동안, 트럼프는 우리의 의료 시스템에 “무언가 대단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되뇌였다. 그는 늘 2주 후 자신의 비밀 계획을 공표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번번이 빈말로 끝났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오바마 의료개혁법을 폐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던 2017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 밴스가 러닝메이트의 실체없는 약속에 기적적으로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었다.
지난 일요일 ‘언론과의 만남(Meet Press)’에 출연한 밴스는 “전 국민의 보험가입을 보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최상의 방법은 우리의 의료체계 안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촉진하는 것이지 많은 사람을 동일한 보험 풀, 동일한 위험 풀에 집어넣는 일률적인 방식이 되어서 안된다. 기존의 접근법은 소비자들이 가족을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밴스는 이어 자신이 속한 정당의 폭표는 미국인들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보험과 관련한 결정에서 공화당은 ‘선택’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밴스가 선택을 강조한 이유를 찾아내려면 그가 한 말의 속뜻을 해석해 보아야 한다.
밴스는 환자의 기존병력 유무, 혹은 그들의 나이, 건강상태와 성별은 물론 심지어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더 많은 의료관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보험회사가 다양한 가격의 보험 플랜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바마케어처럼 아무런 조건 없이 수많은 가입자를 하나의 큰 그룹 안에 편입시키면 이들이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보험료를 통해 가입자들이 어느 정도 서로를 교차적으로 보조하게 된다. 그러나 밴스는 이처럼 큰 그룹을 중심으로 보험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보다 리스크가 높은 환자들을 그들만의 자체 ‘풀(pool)’에 집어 넣길 원한다. 중증, 고위험, 고비용 환자들은 모두 동일한 하나의 풀로 들어가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더 건강하고 리스크가 적어 보험비가 낮은 사람들은 이들과 다른 또 다른 풀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그는 며칠 후 “이런 방식을 채택하면 비슷한 건강상태를 지닌 사람들이 동일한 리스크 풀에 속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의료 시스템이 더욱 잘 작동될 것이고, 만성질환자와 그 외의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훨씬 좋은 결과를 제공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보험사들이 나이나 기존 질환을 바탕으로 차별을 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오랫동안 정치적 측면에서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정치를 논외로 치더라도 이같은 접근법의 더 큰 문제는 보험시장의 내부폭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은 더 많은 의료 관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치료 비용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들을 자체적인 별도의 풀로 분리하게 되면 보험료가 치솟게 된다. 이 경우 이들과 동일한 그룹에 속한 가입자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경증 환자들은 빠져나가고 중증 환자들만 남게 된다. 결국 보험료는 더 올라가고 보험 가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 보면 보험 시스템은 붕괴되고 만다.
물론 소비자들을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풀로 의도적으로 분리하지 않아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보험사들에게 환자 리스크에 근거를 둔 차별을 허용한 다음 소비자들에게 가격에 바탕해 보험을 고르도록 하면 똑같은 결과를 보게 된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끝난후 남은 보험상품들은 대단히 저렴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보험 커버리지가 거의 없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적용범위가 더 넓은 보다 포괄적인 보험은 엄두를 못낼 만큼 엄청나게 비싸다.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전문용어가 ‘역선택 사망 나선’이다. 이런 침울한 결과는 보험시장, 특히 주정부 보험시장에 대한 규제가 지금보다 적었고 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했던 오바마케어 이전 시기에 이미 대두됐던 문제다.
밴스의 제안이 가져올 시스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정부가 고위험환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액수의 보조금을 물붓듯 퍼부어주고 본인 부담 경비를 한껏 낮추어 리스크 풀에 더 많은 사람이 남아 있도록 하면 된다.
그러나 오바마케어 이전 시대에 고위험 풀을 보유했던 많은 주정부들이 경험했듯 여기엔 어머어마한 경비가 들어간다. 병든 사람들에게 충분한 보조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많은 주들은 고위험 풀에 들어갈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거나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았는 환자들의 수를 제한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접근법은 인기도 없었고, 특별히 인도적이지도 않았다.
어쨌건, 공화당 정치인들은 고위험 풀 아이디어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보조금을 제공할 의사가 전혀 없다. 어떻게 아느냐고?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이를 고위험 풀로 대체하기 위해 마지막 시도를 시도를 펼쳤던 2017년에도 공화당은 여기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은 이미 법으로 정해진 보험료 보조금마저 없애려 한다. 보조금 지급은 보험료를 내리고 중·저소득자들을 보험장터에 잡아두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보험료 보조를 위한 예산 책정을 거부하는 공화당이 밴스가 제안한 훨씬 비싼 시스템에 경비를 대는 것은 상상조하 하기 힘들다.
다음에 밴스나 다른 공화당 정치인들이 의료보험 선택권 확대를 약속한다면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제공하는 선택에는 가입자들이 결코 병들어선 안된다는 단 한가지 옵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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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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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6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은퇴자와 장애인들을 위한 메디케어를 전 미국 저소득층에게 적용한게 오바마 케어임. 그 비용을 전 국민에게 강제로 보험을 들게하고 중산층에게서 빼앗아서 충당하고 있음. 메디케이드만 잘 손보면 될 일이었을지도 모르지만....
트럼프가 그럴 능력이 되는지 않되는지는 그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음...
오바마 케어는 저소득층에겐 축복이지만 중산층에겐 거의 재앙과 같음. 공화당에서 의료보험을 손보려 한다면 중산층 지지자들이 원하는 게 있기 때문일 것임.
질병이 많고 아픈사람과 건강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으로 나누는것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임. 소득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하고 전국민 강제의료보험으로 시스템을 구축하여 나이가 젊은 주로 어린 연령층은 대부분 소득이 적으니 적게 내지만 나이가 들면서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더 부담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함. 언젠가 누구나 나이가 들고 소득이 줄면 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건 당연지사. 많이 아픈 사람은 더 내라고 하곻 안아픈 사람은 보험에 안들어갈려는 것을 미국사회의 자유라고 보는 시각자체가 이런 양당의 보험 관련 헛소리정책 이유임
한국을 비롯 북유럽 선진국들도 훌륭한 국민 보험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간단하다. 국민들이 세금을 더 낸다. 북유럽인들은 내는 세금이 거의 40% 다. 하지만 이 돈으로 국민들 모두를 챙겨준다. 하지만 미국은 정서가 다르다. 세금 1% 만 더 올려도 아우성이고 지는 받을거 다 받으려 하면서도 남에게 베풀어주는거에는 배가 아파 난리다. 왜 이렇게 미국인들은 하나같이 얌체들일까?